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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가 ‘쓱’ 그리고 싶은 야구장의 모습

-소비의 이동_2, '용진이 형'이 생각하는 인천 문학구장의 모습-

‘쓱(SSG)’야구단의 이름이 오늘(3월 5일) 정해졌다. 신세계그룹 야구단은 팀 이름을 ‘SSG 랜더스(LANDERS)’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지역 연고가 인천이고 우리나라 관문공항인 인천공항이 있으니 ‘쓱(SSG) 내민(Landing)’ 셈이다.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비즈니스적인 연관성이 적어 보이는 야구단을 샀으니 이마트가 만드는 야구장은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것은 경쟁업체뿐 아니라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야구만 하는 야구장이 아닐 것은 정용진 부회장의 스타일로 봐서도 어느 정도는 예견된다. 대관령 고랭지 배추를 이마트에서 농협보다 싸게 팔면서 찍은 동영상 속에서 ‘배추’로 지은 이행시는 그 일면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배’, “배고파”, ‘추’, “추워”. 2021년 초 정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금은 망원경이 아닌 만화경으로 미래를 봐야 할 시기”라고 표현한 바 있다. 만화경은 ‘거울을 이용해 갖가지 색채 무늬를 볼 수 있도록 고안된 시각적인 완구’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단순히 ‘멀리 볼’ 수 있는 망원경보다는 다양하게 볼 것을 강조한 언급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시도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와 ‘이마트 트레이더스’다. 다양한 시도 가운데 하나였지만 실패한 사례도 있다. 삐에로쑈핑이 그것이다.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다.    


야구장도 이러한 다양한 시도 가운데 하나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야구장은 기존 야구장이 아닌 복합구장 형태로 꾸며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국내에는 없지만 외국 야구단을 통한 벤치마킹 대상도 이미 존재한다. 일본의 온라인 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소유하고 있는 ‘라쿠텐 골든 이글스’가 그곳이다. 라쿠텐 생명 파크 미야기 홈구장 외야 좌측 전광판 펜스 뒤에는 대관람차와 어린이 놀이 시설 등이 있는 대규모 놀이동산 '스마일 클리코 파크'가 있다. 2020년에는 놀이 공간 내에 '라쿠텐 스테이 X 이글스'라는 숙박시설을 야구장으로서는 일본 최초 만들어 개장하기도 했다. 이곳은 라쿠텐 그룹 산하 민박회사가 운영하며 규모는 객실 4개를 갖춘 2층 규모다. 객실에는 바비큐 그릴이 있는 전용 정원 또는 옥상이 있어 고기를 구워 먹으며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놀이동산과 마찬가지로 경기가 없는 날에도 언제든 이용이 가능하다.     


미국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 신세계 그룹과 같은 유통기업은 아니지만 미국 대형 미디어그룹인 리버티 미디어그룹이 구단주로 있는 미국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홈구장의 사례 또한 일본 라쿠텐 놀이시설과 유사하다. 미국 애틀랜타 야구팀인 브레이브스의 홈구장 ‘트루이스트 파크’ 인근에는 복합 문화 공간 ‘배터리 애틀랜타’가 있다. 이곳에는 주거시설을 비롯해 대형 쇼핑단지와 레스토랑, 실외수영장 등 각종 문화시설이 입점해 있다. 경기가 있는 날 야구장을 찾아오면 쇼핑과 식사 등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SSG 랜더스’를 소유한 신세계그룹은 야구장을 어떻게 만들고 싶어 할까? 그 작은 일면을 기존의 문학구장에서 살펴볼 수 있다. SK와이번스의 홈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이미 이마트와의 협업을 진행해 왔다. 2019년 구장 내 ‘스카이박스’ 2곳을 이마트 브랜드룸으로 만들어 야구장에서 바비큐를 구워 먹으며 야구를 볼 수 있게 만든 ‘이마트 바비큐존’이 존재한다. 신세계그룹은 기 조성한 이와 같은 체험형 공간을 통해 가능성을 엿보았을지 모른다. 물론 ‘용진이 형’으로 불리고 싶은 정용진 부회장의 개인적 욕구도 자리할 수 있다.     


경기 중 홈런을 날린 추신수선수가 홈을 밝은 후 동료 선수가 권한 스타벅스 커피를 먹는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이외에 또 다른 승부수가 있다면 무엇일까? 어쩌면 여기에 답이 있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야구장에 온 고객은 ‘SSG 랜더스’의 경기를 보러 왔기 때문에 경기장에 왔던 고객이 집에 가면서 이마트에 들릴 가능성은 이마트에 갔다가 이마트 소유 야구장에 올 경우보다 확률이 줄 것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패턴은 고객들의 ‘시간을 점유하라’는 정 부회장 본인의 주장과도 배치된다.    

 

답은 이렇다. 온라인 구매다. 프로야구 관중 800만 명 시대는 이미 ‘열혈관중’으로서의 야구팬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구장에 가려고 마음먹은 사람을 대형 마트로 불러올 수 없다. 그렇다면 야구장에 가서 즐기고 필요한 것을 온라인으로 ‘쓱(SSG)’ 구매할 수 있으면 된다. 이겨서 기분 좋아 ‘쓱’, 경기에 졌다면 응원하는 기분으로 ‘쓱’. 중요한 포인트는 코로나 전부터 온라인 구매가 젊은 층들에게는 일상이며, 일상이 즐거워야 하는 MZ세대와 같이 젊거나 젊으려는 세대에게 온라인 구매는 ‘쓱(SSG)’ 자연스럽다는 사실이다. 이 실험의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신세계그룹의 몫이다. 그러나 도전의 결과는 '자본의 이동'과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 할것이다. 그 시사점은 기업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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