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혼밥, 집밥,백종원 레시피,슬세권의 부동산 알고리즘

-소비의 이동_4, 백종원 효과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혼밥은 ‘혼자 하는 식사’를 의미한다. 혼밥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최근 코로나 사태와 무관하지 않지만 1인 가구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5.5%에서 2010년에는 23.9%, 2015년 27.2%, 2019년에는 30%를 넘어섰다. 1인 가구가 600만 수준이다. 그야말로 ‘혼족 시대’다.    

 

혼족, 혼밥 시대에 백종원 씨의 음식 레시피가 인터넷상에 유행하는 이유는 혼자 (해) 먹는 밥이지만 어머니가 해주시는 집밥처럼 맛나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만들어 먹고 싶은 욕구가 작동한 것이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생활하는 것을 두고 이코노미(경제)에 빗대 ‘1코노미’라고도 한다. ‘1세권’은 바로 ‘1인 가구 세력권’이다. 1인 가구의 경우 필요한 물건이나 패스트푸드 등을 사거나 먹을 때 편의점 이용이 많다. 그래서 편의점이 집 가까운 곳에 있는 ‘편세권(편의점 세력권)’을 선호한다. 집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나 스타벅스와 같은 프리미엄 커피숍(스벅권, 스타벅스 세력권)을 이용할 때 슬리퍼 등의 편한 복장으로 갈 수 있으니 ‘슬세권(슬리퍼 세력권)’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얼핏 보면 서로 다른 단어들의 나열인 듯 하지만 관통하는 시대적 트렌드는 바로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사회적 현상’과 연관된다. 부동산도 예외 아니다. 1인 가구는 기본적으로 직주 근접할 수 있는 역세권(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반경 400~500 이내 지역)을 선호한다. 차가 있더라도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선호하는 탓이다. 역세권과 더불어 편의점이 가까운 곳을 선호한다. 일하고 들어가다 간단히 먹거리 등을 사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말에 사람들을 만나거나 노트북 들고 가서 간단히 일할 스타벅스 등과 같은 프리미엄 커피숍이 있다면 최고다. 오랜 시간 머물러도 나가란 말 없으니 시간 보내기 적당하다. 여기에 혼밥 할 수 있는 맛스타그램에 소개되는 음식점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1인 가구가 누리기에는 최상의 입지 조건이다.  

   

따라서 1인 가구 소비자들에게 선호될 수 있는 부동산 상품을 개발할 경우라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하면 좋다. 입지는 역세권 가까운데 위치하면서 주변에 편의점, 커피숍,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 음식점 등이 있는 곳이 좋다. 물론 이런 입지일 경우 용도가 상업지역이거나 준주거지역일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토지 가격이 높다는 점에서 개발 상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쌀 수 있다. 주택규모는 혼자이기도 하지만 높은 토지 가격을 감안하더라고 소형일 수밖에 없다. 소형이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는 강소주택이다. 상품의 형태는 신규 분양하는 분양형 주거복합(오피스텔)이거나 주상복합아파트 일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 일변도에서 벗어나 역세권과 가까운 곳의 노후화된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을 리모델링할 수도 있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 정형화된 아파트 형태보다는 공간적으로 재미있는 스킵플로어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형태의 비정형 공간도 선호한다. 또한, 젊은 층에게 선호되는 코워킹(co-working), 코리빙(co-living) 커뮤니티 형태의 셰어하우스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로서의 변주(variation)가 가능하다.   

 

이러한 1인 가구 맞춤형 부동산 알고리즘은 사용자 본인이 직접 거주할 수도 있지만,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도 다른 유형의 상품에 비해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소위 ‘지속가능(sustainable)한 부동산 상품’ 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실수요자로서의 소비자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선호될 수 있다. 결국,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지방 소멸, 인구 소멸 시대 그리고 도심 공동화에 따라 도심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축소지향의 압축성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1인 가구를 도심에 머물게 할 수는 없을까? 이들이 선호하는 부동산 상품을 개발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의 영속성까지 확보할 수는 없을까? 답은 정해져 있다. 정부는 일자리를 만들고 부동산개발업체는 사회적 변화를 어떻게 부동산 상품 개발의 필요성으로 읽어 내느냐 그리고 변화되고 있는 사회적 트렌드와 개인 감성의 변화를 개발 상품에 어떻게 투영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정해져 있는 답을 어떻게 실행시킬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copyright. 서정렬) 석양 속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과 함께 국내 기업의 모 백화점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그야말로 역세권이면서 슬세권인 곳이다.



(일러두기)

1. 윗글은 '양산신문'에 연재되는 부동산칼럼 임을 밝힙니다.

2. 아래 블로그를 클릭하시면 원고 본문 내용과 별도의 사진 설명 등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dpos7532/222089186317

이전 08화 ‘미스터트롯’, ‘펭수’ 신드롬과 부동산 시장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