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
'수건을 직접 사 본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지금껏 수건을 산 기억이 거의 없다. 주로 기념 타월을 챙겨 쓰거나 부모님 댁에 남는 수건을 가져와 교체하곤 했다. 내 돈으로 수건을 사는 건 왠지 아깝게 느껴졌던 거 같다. 그렇다고 기념 타월이 마음에 들었던 것도 아니다. 대부분 기념 타월은 행사 날짜와 이름이 크게 박힌 그다지 예쁘지 않은 디자인이었으니, 그저 물기를 닦는 기능적 물건에 불과했다.
그러다 어느 날, 자취하는 친구의 생일 선물로 새 수건 세트를 선물한 적 있다. 디어리얼 브랜드의 갈색 체크무늬가 포인트인 수건으로, 귀여운 걸 좋아하는 친구 집에 포인트가 될 거 같았다.
선물 받은 친구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궁금해진 나는 동일 브랜드의 수건을 10장 구매해 오래 써 까칠해진 우리 집 수건을 싹 바꿨다. 이 작은 변화는 생각보다 큰 변화를 가져왔는데 매일 디자인을 골라 사용하는 재미가 생겼다. 하얗기만 하던 욕실은 알록달록한 디자인 수건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냈고, 물기가 폭신하게 흡수되는 느낌이 좋았다.
매일 사용하는 물건인 만큼, 이제는 집들이 선물로 종종 '수건'을 떠올리게 된다.
왜 수건 선물이 좋을까?
수건은 생각보다 세균과 곰팡이가 쉽게 번식하는 물건이다. 자주 세탁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올이 풀리거나 섬유가 손상되어, 먼지와 각질 같은 불순물이 남아 위생적이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수건은 보통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그런데도, 우리는 수건을 자주 사는 물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매일 사용하는 물건임에도, 막상 내 돈을 들여 사기엔 아까운 물품이라 그렇다. 그래서 수건은 실용적인 동시에 센스 있는 선물이라 생각한다. 자주 사용하지만 쉽게 사지 않게 되는, 오래 써도 그럭저럭 쓸만한 그런 물건이기 때문이다.
수건 고르는 팁
수건을 선물할 때는 다음의 요소를 고려해 보자:
1. 넉넉한 크기: 긴 머리도 충분히 감쌀 수 있는 크기의 수건이 좋다. 머리나 몸을 감싸고 닦기 편리하도록 여유 있는 크기를 선택해 보자. (나는 세로가 조금 더 긴 40x90 사이즈의 수건을 사용하고 있다)
2. 개성 있는 디자인: 욕실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세련된 컬러나 위트 있는 디자인이 더해보자. 취향을 타지 않는 무지 디자인도 좋지만, 포인트가 되는 색감/디자인을 고른다면 더 즐거운 변화를 선물할 수 있다.
3. 100% 순면, 40수 원사: '수'는 실의 굵기를 나타내는 단위다. 40수 원사는 부드러운 촉감과 흡수력을 보유해 민감한 피부에도 자극 없이 닿는다. 품질을 고려한 고급 수건을 선물하고 싶다면 40수 제품을 추천.
누구에게 선물할까?
- 혼자 자취하는 친구에게 : 자취하는 친구는 자신을 위한 고급 타월을 직접 구매할 가능성이 낮다. 대부분 부모님 집에서 남는 수건을 가져와 쓰거나, 오래된 수건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친구에게 부드럽고 예쁜 수건은 자취 생활의 품질을 높여주는 실용적인 선물이 될 것이다.
-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 : 신혼집을 꾸리는 친구라면 수건을 이미 샀을 수도 있지만, 아직 구매하지 않았다면 수건은 실용적이면서도 센스 있는 선물이다. 매일 사용하는 물건인 만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실용성과 의미를 모두 갖춘 선물로 추천한다.
- 가족이나 부모님에게 : 부모님 집의 수건은 보송한 경우가 드물다. 행사용으로 받은 수건을 주로 사용하거나, 삶아서 까칠해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래써 까칠하다 못해 얇아져 버린 수건 말고, 보송한 수건을 새로 마련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