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했다.
같은 달 희귀병 판정을 받았다.
나에게 이혼은 죽지 않고 내일을 살기 위한 선택이자 몸부림이었다.
하루하루가 지옥같고, 인간다운 삶을 사는 것이,
불가능한 고통스러운 결혼 생활을 억지로 유지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일까.
결국 관계를 끊어냈는데 돌아오는 것은 죄책감이었다.
크리스천이면 그래선 안된다는 잣대와 함께 비수가 날아들었다.
이혼, 희귀병 진단과 두 번의 수술, 그리고 권고사직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슬프고 처절하지만 해내야만 했던 내 안의 질문들과 생각들을 끝끝내 해냈고 나는 나를 받아들였다.
'크리스천 이혼녀'의 꼬리표에 더 의연해져야 하고
때때로 찾아오는 병치레와 수술 후유증 또한 견뎌내야 하며
딸아이를 위해서 잃은 직장을 향해 신세 한탄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내 인생에서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것들이 고난과 시련을 통해 찾아왔기에
지금의 시기가 내게 주는 의미를 찾는 중이다.
나와 같은 이별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그 과정에서 자신을 한없이 미워했던 이들에게,
더이상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이고 싶었다.
좋은 기회에 책을 쓰게 됐고, 그 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면서...
2024년 1월 말. <이혼 후. 다시 웃다>는 제목으로 책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우연찮은 기회에 이혼과 투병의 고통을 글쓰기로 견디고 이겨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용감한 선택을 한 누군가에게 응원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