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는 심부자궁내막증과 자궁내막증의 비교를 통해, 두 질병의 정의와 증상, 차이, 종류, 검사, 임신 가능성, 재발이유, 발병원인 및 요인
그리고 심부자궁내막증의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와 어려움 등, 핵심적인 질문들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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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감히, 폐경의 여성은 더 이상 여성이 아니라고 했나
지난 연재에서는 자궁내막증 치료 방법으로써 에스트로겐을 말리기 위한 폐경 유도 주사인 GnRH 작용제 주사에 대해서 얘기했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에스트로겐만을 말리는 것은 아니지요. 약물로 인한 뇌 시상부에 과도한 신호를 주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일시적으로 과잉생성 후, 과도한 교란 신호에
혼란을 느낀 뇌 시상부가, (여성) 호르몬 생성 신호를 일시적으로 강력히 차단하는 주사입니다.
그 주사가 자궁내막증 환자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는지 상세히 알아봤었습니다.
또한 약물로 인한 폐경 증상으로 인하여 제가 느꼈던 다양한 신체적 정서적 어려움과 고통도 함께 얘기했었습니다.
지금까지 연재에서는, 방치하면 자궁내막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생리통을 중심으로 하여 그 원인을 알고 건강한 생리기간을 위해 다양한 주제를 가지처럼 뻗어가며 다뤘었다면, 이번 14화부터는 본격적으로 심부자궁내막증(DIE)과 치료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다룹니다.
오늘은, 제가 이 연재를 시작한 이유이지요. 심부자궁내막증 (DIE)의 정의, 증상, 검사 등을 자궁내막증과의 비교를 통해 설명하겠습니다. 또한 심부자궁내막증의 진단까지 평균 수년이 걸리는 이유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겠습니다.
심부자궁내막증은 1) 생리혈의 자궁이 아닌 신체 2) 다른 기관이나 장기로 역류, 이동하여, 지속적 염증반응으로 섬유화 및 결절을 형성하고, 형성된 결절이 자궁 외 기간에서 보통 5mm 이상의 3) 침윤과 4) 유착과 염증반응을 일으켜, 여성의 월경 때마다 자궁 외 자리 잡은 곳에서 증식하며 여러 다양하고 고통스러운 증상과 통증들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생리혈의 역류 및 이동에 관해서는 04화 생리혈, 살아 움직이는 액체괴물을 클릭하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정확히 말하면 생리혈이라기보단 자궁내막조직세포이지요.
우리가 '생리' 또는 '생리혈'이라고 부르는 것은 의학적으로 매달 두텁게 형성되는 자궁내막조직세포가
혈액 및 기타 다양한 물질과 함께 질밖으로 탈락, 배출되는 일을 말하는 거니까요.
2) 주된 침범 부위는 자궁과 직장 사이 공간과 자궁천골인대, 직장과 대장벽, 질의 후벽, 방광, 요관 등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침윤, 유착 부위가 직장입니다만, 심장, 폐, 비강 등에 자궁내막조직세포가 이동, 빌병을 하여 수술을 받고 회복한 환자분들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3) 침윤이란, 염증과 종양 등이 세포 및 조직에 파고드는 일을 말합니다.
4) 유착이란, 서로 분리되어 있어야 할 조직면이 섬유조직 따위가 서로 경계의 구분이 무너지며 들러붙어 버리는 일을 말하며, 대개 염증의 치료 과정이 잘못되어 생깁니다.
이미 제 연재를 통해 아시다시피 심한 염증과 침윤과 유착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과 고통이 24시간 1달 내내 이어 지기도 하는, 여성의 삶의 질을 무너트리는 무서운 병입니다.
저처럼 병증이 심한 4기 정도의 환자는 전체 한국여성의 3~7% 정도라고 합니다..
대표적 증상은, 계속해서 강조해 온 부분이지요, 진통제로도 잡히지 않는 극심한 생리통입니다.
처음에는 월경기간에 종전보다 단순히 몸이 더 무겁고, 아랫배가 더 많이 아프고, 진통제를 찾는 횟수가 잦아지고, 간격이 짧아지며 월경기간에 소, 대변을 편하게 보는 일이 조금씩 불편해지는 정도입니다만,
그 증상들이 DIE가 점진적으로 심화되는 초기 증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그 신호들을 무시하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됩니다.
심부자궁내막증이 통증을 일으키는 원리
생리혈의 역류(이동)를 통해 자궁이 아닌 다른 곳에 자리 잡은 자궁내막조식세포는 월경 때마다 자궁환경에서 일어나는 것과 똑같은 현상을 통해 증식을 하며, 증식된 자궁내막조직세포가 '생리혈'로 배출은 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과정의 반복을 통해 병증(염증, 침윤, 유착 등)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며 환자의 고통 역시 악화됩니다.
장기 주변의 근육층이나 신경 주위까지 병변이 깊이 침투하므로, 대부분 구조와 기능적 장애를 동반하며, 증상도 매우 다양하고 격렬하게 나타납니다.
아래 증상은 제 개인의 증상을 바탕으로 기술하였으며, 모든 증상이 생리기간을 포함하여 생리기간이 아닌
일상에서도 24시간 이어졌었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던 증상들만을 모아 기술하였습니다. 대부분이 심부자궁내막증의 특징적 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잔뇨감
배뇨 곤란
치골 통증
안색의 변화
극심한 배변통
극심한 항문통
극심한 허리 통증
양쪽 난소부위 통증
비정상적인 변비양상
고관절 주변 통증 (방사통)
엉덩이 부위의 통증 (방사통)
강하게 반복되는 극심한 항문절박감 (변의)
배변 시 동반되는 오심과 심한 경련, 식은땀, 오한, 혼절, 과호흡
위 증상들 중, 변비와 항문의 절박감과 배변통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통해, 심부자궁내막증이란 질병을 우리가 왜 알아야 하며, 왜 무서운 병이며, 어떻게 환자의 삶을 무너트리는지 말하겠습니다.
비정상적인 변비 양상이란, (DIE 4기 환자였던 저의 경험입니다.) 대장내시경 검사 준비릉 위해 복용하는 장정결제 또는 장세척제를 밤새 다 먹어도 대변은 나오지 않고 까무러칠 고통만이 격렬하게 이어질 정도입니다. 이유는, 침윤과 유착된 부위의 구조적, 기능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항문절박감이란, 마치 당장이라도 많은 변이 꽉 차서 바로 나올 것 같은, 우리가 평소에 자연스럽게 느끼는 그 변의와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절박감과 그로 인한 고통이 24시간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환자는 심리적, 정서적으로 점점 무너져 갑니다.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심리적인 불안과 우울, 절망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배변통은 마치 직장을 날카로운 칼로 자르는듯합니다. 배변 시도 시, 자율신경계, 특히 교감신경계의 항진으로 자의로는 조절이 불가능한 심한 경련, 오심, 오한 등을 동반하며 환자가 고통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위에 다다라 의식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제 연재에서 종종 DIE 리는 질병을 설명할 때,
한 사람의 영혼과 인격이 무너지고 잃는 병이라고 말해왔습니다.
그것이 제가 DIE를 이렇게 까지 알리려는 이유입니다.
제가 종종 표현해 온 “DIE는 삶의 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라는 말은 단순한 제 개인의 경험과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여러 국제 논문과 학술지의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DIE는 삶의 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상태로 간주됩니다.
심부자궁내막증은 단순히 ‘심한 생리통’ 이상의 질환이며, 이 병은 여성의 일상생활, 사회적 활동, 성생활, 출산 계획, 심지어 정신건강까지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질병으로, 환자의 인식과 주변의 이해 그리고 전문적인 접근이 꼭 필요합니다.
자궁내막증(Endometriosis)이란
자궁내막조직세포가, *자궁강 밖 복막이나 난소에 자리 잡아 다양한 형태로 병변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하며, 일반적인 자궁내막증은 자궁강 복막 표면 또는 난소, 난관 등에 자궁내막 조직이 얕게 부착하면서 염증과 유착을 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쉽게 말해 자궁이 아닌, 자궁 밖을 말합니다.
복막 표면에 작은 병변(자궁내막조직세포)이 흩어져 있는 형태로, 1) 복막 표면에 직경 수㎜ 내외의 흑갈색·백색·붉은 병변이 다발성으로 부착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육안 소견으로는 ‘반점’ , ‘삼출성 병변’ 등으로 불리며, 주로 골반 내측, 난관 주변, 자궁천골인대 부위에 흔하다고 합니다.
1) 골반 내 자궁천골인대와 난관주위는 모두 복막이 덮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위 발병 부위들은 “복막 표면”에 포함됩니다.
증상은, 경미한 정도에서 중등도의 월경통, 만성 골반통, 허리통증, 아랫배 난소부의 통증등을 수반한다고 합니다.
'벽지에 생긴 작은 반점'이란 비유는, 마치 벽지에 튄 작은 점들인 자궁내막 조직이 1~2㎜ 크기로 아주 얕게 흩어져 붙어 있으면서, 월경 때마다 호르몬 변화를 통해 주기적인 자을 받으면 주변에 염증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스티커를 붙인 자국'이라는 비유는, 마치 벽에 작고 얇은 스티커를 여기저기 붙이고 뗐을 때 남는 끈적한 잔여물과 흔적처럼, '표재성 병변'이란, 복막 표면에 붙었다 떨어진 이 잔여물과 흔적들이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여성의 월경 때마다 호르몬 변화를 통해 반복적인 자극과 통증을 유발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명 '초콜릿 낭종'이라고 불립니다.
난소 자궁내막종(초콜릿 낭종)은 단순히 난소 표면에 붙는 병변이 아니라, 난소 내부(난소 겉질)로 자궁내막 조직세포가 침투되어 생기는 낭종입니다.
월경혈 역류로 난소 표면으로 이동한 자궁내막조직세포가 난소 껍질을 뚫고 들어가 이식된다고 합니다.
이식된 조직은 자궁의 내막처럼 호르몬 변화(월경주기)에 따라 매달 똑같이 출혈을 일으키지만, 문제는 난소 안의 낭종내부는 질과 같은 배출구가 없기 때문에 계속 증식되어 고이는 혈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어 여러 통증과 문제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고인 혈액이 배출되지 못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오래될수록 난소 낭종 속 적혈구 분해물(헤모시데린 등)이 쌓이며 진한갈색을 띠게 되며, 이 때문에 ‘초콜릿 낭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증상으로는 심한 월경통, 성교통, 아랫배 난소 쪽의 통증, 골반통, 허리통증, 난소 기능 저하 및 불임 등이 있습니다.
복강경을 이용해 병변 부위를 직접 관찰한 뒤, 조직을 ‘절제(excision)’ 즉, 수술을 통하거나 고주파·레이저·전기소작기 등을 이용해 ‘소작(ablation)’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절제는 병변을 경계면까지 최대한 깔끔히 잘라내는 방법으로 통증 완화에 더 효과적이며, 소작은 표면을 태워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완전히 절제 후에도 1–2년 내 약 20–30%에서 재발 소견이 관찰되며, 5년 이내 약 50%가 재발 또는 지속적 통증을 호소해 추가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 중 약 20%는 재수술을 받는다고 합니다.
자궁내막증은 DIE와 달리 환자가 호소하는 고통이 중증이 아니라면, 호르몬 억제 치료만으로도 통증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킬 수 있으며, 수술과 병행 시 장기적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복강경 수술을 통한 절제와 소작은 자궁내막증의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지만, 재발 위험이 있어 수술 후에도 호르몬 요법과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수적입니다.
심부자궁내막증은 약물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큰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의 통증의 크지 않거나 아주 초기의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호르몬제나 진통제와 같은 약으로 치료할 수 없고, 수술이 유일한 치료처럼 현재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수술 전, 호르몬제 (폐경 유도 주사, 피임약, 생리양의 인위적 조절약, 폐경상태를 만드는 약물 등) 치료를 시행하여 일시적으로 병변 활동을 줄이고 늦추는데 초점을 둡니다.
물론 저는 심부자궁내막증 4기에 해당했던 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하지 않고 호르몬제로도 치료관리가 가능할 정도의 상태로까지 나아진 희귀한 케이스입니다.
대부분은 수술을 한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환자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호르몬제를 처방받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수술이라는 과정은 없었지만, 폐경을 유도하는 주사인 GnRH 작용제를 두 차례 맞은 후, 합성 프로게스틴 계열 호르몬약인 '비잔'을 복용하며 관리 중입니다.
비잔의 성분은 합성 프로게스테론인 디에노게스트(Dienogest)로 에스트로겐 억제에 특화된 물질힙니다. (비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13화 강제 폐경, 대체 네가 무엇이간데 날 울리나 와 12화 호르몬(치료)제, Only 에스트로겐? NO! 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연재 본문에 가시어 Ctri + F 를 눌러 '비잔'을 검색하세요.)
아시다시피 심부자궁내막증 수술은 난이도도 높고 재발률도 높고 수술 후의 경과 또한 환자마다 다르고 수술의 부담과 위험도 큰 이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유일한 치료가 수술인 것처럼 얘기되는 이유는 아마도 환자의 고통이 당장의 일상생활을 도저히 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고, 통증의 원인인 유착과 침윤을 복강경 수술을 통해 해결하지 않으면 병변부위와 그로 인한 주변 문제들이 계속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부분 독한 진통제가 아니면 통증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네, 제가 만났던 전문의들은 가능하다고 답합니다.
자궁내막증과 심부자궁내막증이 난임의 원인이 됨으로, 초기~중기의 자궁내막증 환자와 DIE 환자의 경우 수술예후와 관리가 좋으면 (자연) 임심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으며, 임신 확률 또한 낮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침윤과 유착이 심하고 수술 예후가 좋지 않다면 그 확률은 20~30% 정도로 떨어지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중증 환자를 포함 전체 환자의 치료 후의 임신가능 확률은 50~70% 정도라고 합니다.
저는 처음 '심부자궁내막증'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자궁내막증이 더 심화된 양상을 뜻하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자궁내막증과 심부자궁내막증은 병리학적으로 뚜렷이 다른 질병의 형태로 봅니다.
자궁내막증이 시간이 흐르면 DIE로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심부자궁내막증(DIE)을 검색하면, 일반적 설명으로 '복막 하부 조직으로 5mm 이상 침윤하여 장기 조직 내부까지 파고드는 형태'라고 나옵니다.
때문에 자궁 외 복막 표면에 얕게 부착되거나 난소 내부에 발생하는 일반적 자궁내막증과는 그 병변의 침윤 깊이와 침습성, 유착의 정도 및 환자의 고통이 월등히 강하다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제가 언젠가 한 번 제 연재에서 언급했던 적이 있었지요.
안타깝게도 의학계에서는 아직까지 자궁내막증, 심부자궁내막증의 발병 원인을 '이것 때문이다'라고 정확히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의사도 학계에서도 대표적 가설로써 꼽는 몇 가지 원인 및 요인이 있습니다.
생리혈의 역류(이동)
유전적 요인
생활환경적 요인
위 내용을 바탕으로 08화 생리통을 만드는 원인 '열 가지'에서 발병 원인과 요인들을 항목별 정리해 드린 바 있습니다.
위 연재에서 언급했던 발병 원인과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원활한 자궁내막조직세포의 탈락과 배출을 방해하는 일상 요인들
일상 속 환경호르몬과 유해화학물질 (미세플라스틱 포함) 요인들
아직까지 의학계에서는, 여성의 역류월경이 왜 발생하는지, 유전적 요인이 자궁내막증 발병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생활·환경적 요인이 역류월경 및 호르몬 교란에 어떤 영향을 주어 자궁내막증의 위험을 높이는지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가장 먼저 "왜 아플까?" 하고 아픈 원인을 찾게 됩니다. 그러나 '사고' 또는 '유전병'이 아니라면 의학적으로 질병의 원인을 '단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몸은
'어떤 한 가지' 때문에 망가지지 않습니다.
수많은 '단 한 번'의 선택이 생활습관으로 쌓이고
각기 다른 '단 한 번의 순간'들이 모이고 만나
우리 몸의 결과물을 만듭니다.
그러니 아프면 가장 먼저 자신의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먼저 들여다보고 관찰해 보면 어떨까요? 저는 그 일이 매일매일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궁 밖 다른 곳으로 역류, 이동, 침투한 '자궁내막조직세포'라는 말 자체가 그 답이 됩니다.
살아있는 아이들입니다.
말 그대로 조직세포이기에 한 번 침투하여 자리를 잡은 조직세포는, 매우 단순하게 비유하자면 우리가 손으로 우리 몸 아무 곳의 살점을 잡아본다고 하여 그 살점과 살점끼리의 경계를 알 수 없는 것처럼, 그 시작점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쉽게 생각하기로는
수술로 그 병변부위를 다 제거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지만
아무리 잘, 완벽히 제거하여도 유관으로 다 보이지 않는 조직세포가 살아남아, 시간이 경과 후 환자의 유전적 요인, 후천적 생활요인 등과 만나 다시 재발하는 것입니다.
이 원리는 DIE 뿐만이 아니라 자궁내막증도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심부자궁내막증과 자궁내막증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통해 두 질병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본문 초반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심부자궁내막증 환자는 전체 한국여성의 3~7%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면 과연 제가 겪는 DIE라는 질병은 우리 여성들이 걸리기에는
희박한
흔하지 않은 여성 질병인 걸까요?
대답은, 아닙니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 '심부자궁내막증'이란 이름이 생소하게 들릴까요?
그 이유는, 대부분의 DIE 환자들이 진단을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 균 수년이 걸리는 이유와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병명도 생소하고, 숫자상으로도 흔치 않아 보이는 DIE는, 막상 상급 병원의 저명한 의사를 만나 검사와 수술을 하려면, 병원에서 밤샘 줄을 서고, 진료 한 번을 받기 위해 몇 달의 예약을 기다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DIE는 우리에게 왜 생소할까요?
첫 번째 이유는, 심한 '생리통'을 질병이라고 의식하지 않는 저와 같은 대다수의 여성들의 인식 때문입니다. 생리통의 다른 여타 질병처럼 '관리' , '케어'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생리에 관한 보편적인 문화이지요.
두 번째 이유는, 한국사회에서의 성교육을 통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즘의 성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모르겠으나, 우리가 어릴 적 받았던 성교육을 떠올려 보면, 생리통은 단지 여성의 2차 성징의 사건이고, 임신이 가능하게 되는 시작이며,
'생리통'이라는 것은 여성의 불편한 전유물로써, 진통제와 생리휴가 정도로 위안을 삼으며 참고 생활하는 것이 당연한 듯한 인식과 분위기를 만드는데 그쳤던 게 사실입니다.
시대는 달나라로 우주여행도 가는 시대이지만
'생리통'에 관해서는 여전히 폐쇄적입니다. 여성들 스스로도 별로 나아진 부분이 없다는 점이 놀랍기까지 합니다.
일부 여성들에게서조차 '생리통'을 출산을 하거나 나이가 먹으면 저절로 살라질 것이라 여기며, 유난 떨기에도 뭣하고 하찮은 것쯤으로 터부시되고 있으니까요.
때문에 환자들이 스스로 병원문을 두드리고 적극적으로 의심하고 고민하고 찾아 나서기까지의 시간이 평균 3년~8년이라고 합니다.
적절한 치료를 위한 진단시기를 놓쳐, 대부분의 환자가 중증 이상의 상태로 심화되어 상당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합니다.
여러분
사실 제가 말한
이 많은 정보와 설명은
여러분께 이 한 가지를 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만약, 진통제로 가라앉지 않는 극심한 생리통이 이어진다면 그리고 일반 산부인과에서 그 원인을 의심하고 찾지 못한다면, 의사가 상급 병원의 검사를 권하지 않더라도, 부디 망설이지 말고 상급병원의 검사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생리통을 돌보지 않으면서 외적인 여성성만을 누리고 가꾼다는 것은 저에게는 이제 모순처럼 들릴 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