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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시카 Feb 21. 2023

워홀 비자 신청에도 순서가 있다.

워홀을 가기로 결정했다면 제대로 준비해 봅시다.

비자 신청에도 순서가 있는지 몰랐다. 


1년 전에 비행기 티켓을 사면 좀 싸다고 어디서 주워 들어서 칼을 빼 들었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하는 심정으로 환불도 못하는 비행기 표를 덜컥 사버렸고, 혹여나 하다가 또 포기해버릴까 봐 일단 주위 사람들에게 널리 널리 알려서 빼도 박도 못하게 스스로 옥죄었다. 


그 누구도 비자 인터뷰 날짜 잡기 어렵다고 말해 주지 않았다. 표를 먼저 사버리고 대충 나중에 하면 되겠지 성수기쯤까지 미뤄뒀다가 인터뷰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1년을 기다렸다. 


학생 비자로 구하는 이탈리아 보험은 상대적으로 싸더니만, 나는 제대로 된 보험사를 도저히 찾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한인 보험사를 통해 굉장히 비싸게 보험을 들었다.


이탈리아 거주 허가증 및 기타 등등 새로운 곳에 적응할 기간도 생각 안 하고, 쉬러 간다고만 생각해 버리는 바람에 산 꼭대기에 구했다. 졸지에 차도 구해야 되게 생겼다. 


다른 요구 사항은 비자 사무소에 1년 내내 집요하게 물어봐서 잘도 캐치했더니만, 제일 중요한 은행 잔고 증명서를 대충 인터넷으로 뽑아버리는 바람에 인터뷰 막바지에 불합격받을 뻔했다. 


악천후나 전쟁 뭐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비행이 취소될 수 있는지도 몰랐다. 좋은 자리 뺏기기 싫어서 좌석도 미리 예약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통의 메일이 왔다. '100프로는 못할 수도 있고 일부라도 환불받을래?' 아님 '같은 날 다른 비행으로 예약할래?' 협박 아닌 협박 메일에 혹여나 기회도 주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으로 바로 다른 비행으로 선택했다. 좌석이 날아간지도 모르고. 


우리 할아버지는 살아생전 항상 말씀하셨다. "다~ 도적넘들이다." 

그렇게 멍청 비용으로 또 날렸다. 



만약 나와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에게 추천해 줄 수 있다면, 비자 신청의 순서를 다음과 같이 알려줄 것이다. 


0. ID 카드와 캐나다 여권을 준비한다. 

1. Prenot@mi에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 인터뷰 날짜를 잡는다.

2. 환불 가능하거나 최소 비행 날짜를 바꿀 수 있는 편도 비행표를 구한다.

3. 이탈리아에서 1년 동안 주로 살 동네의 집을 구한다. 

4. 이탈리아 여권 또는 솅겐 비자 사진 규격에 맞게 증명사진을 찍는다.

5. 증명사진 1장과 함께 워킹 홀리데이 비자 신청서를 다운로드해서 작성한다.

6. 캐나다 스타일의 이력서 (resume)를 준비한다. 

7. 캐나다 스타일의 자기소개서 (cover letter)를 준비한다.

8. 만약 금액을 맞추기 위해 큰돈을 옮겨야 한다면 증명서 띄우기 3개월 전에 미리 해두자. 인터뷰하기 대략 일주일 전에 은행에 직접 가서 도장까지 찍힌 재정 증명서를 발급받는다.

9. 인터뷰하기 10일 전에 이메일로 정말로 그 날짜에 인터뷰하러 올 수 있는지 컨펌하라고 이메일 온다. 잊지 말고 Prenot@mi에 접속 한 뒤 컨펌을 하고 컨펌 펌이 된 인터뷰 Appointment Detail을 인쇄한다.

9. 모든 문서는 미리 한 부씩 복사한다.

10. 비자 인터뷰 값 160을 현금 또는 체크로 준비한다. (카드 안 받는다.)

11. 준비한 문서를 토대로 미리 인터뷰 질문을 뽑아본 뒤, 바로 대답할 수 있도록 답변을 준비한다. 


공식 사이트에 누락된 사항이 은근히 많다. 그래서 이 순서를 토대로 내가 직접 겪어 본 이탈리아 워킹 홀리데이 비자 요구 사항에 대해 개인적 의견 및 견해를 첨부해 봤다. 


지원 자격 및 요구 사항

모든 자료는 합법적인 본인 이름 (Legal Name)을 포함한 공식 자료 및 서류를 제출함을 의미한다. 비자 인터뷰 동안 한 번 제출한 서류는 다시 돌려주지 않는다. 원본이 아닌 복사본 제출을 원칙으로 하며, 나중에 입국 심사와 거주 허가증 신청을 위해 한 부씩 더 복사해서 소지하길 추천한다. 


1) 지원 날짜를 기준으로 18세에서 35세 사이여야 한다.

본인 인증 및 나이 확인을 위해서 Driver License(운전 면허증)을 앞 뒤 모두 실물과 같은 크기로 복사해서 제출해야 한다. 


2) 캐나다 시민권자이고 캐나다에 거주하며 이탈리아에서 출발하려는 날짜보다 최소 3개월 이상 유효한 캐나다 여권을 소지해야 한다.

당시 비자 팀에서는 중요한 페이지 (인적 사항이 적혀 있는) 페이지만 복사하면 된다고 했지만, 혹시 몰라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복사해서 제출했다. 


3) 충분한 재정 증빙 자료 제출해야 한다. 체류 기간 동안 최소 EUR 200, 대략 CAD 3,500에 해당하는 총 EUR 2,400 (실제 EUR-CAD 전환은 다를 수 있음). 이러한 자금의 일관된 가용성은 다음을 제공하여 표시되어야 한다. 

    1. 가장 최근 3개월 동안의 개인화된 은행 명세서

    2. 가장 최근 3개월 동안의 개인화된 신용 카드 명세서

인터넷에서 대충 인쇄해서 제출하면 절대 안 된다. 해당 은행에서 직접 발급받아서 각 페이지마다 은행이 승인했다는 도장이 반드시 찍혀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냐면, 해당 은행에 가서 최근 3개월 동안의 도장 찍힌 Debit & Credit Bank statement를 발급받으러 왔다고 얘기하면 무료로 텔러가 인쇄해서 도장도 찍어준다. 


4) 왕복 비행 일정, 예약/예약 또는 실제 티켓 제출해야 한다. 최소 11개월 이상 체류하는 경우 특별 발권 제한이 적용될 수 있다. 

11개월 이상 체류하는 경우 왕복 비행기표를 살 수 없다. 비자 사무소에 문의한 결과, 왕복 비행표를 나중에라도 살 수 있다는 의미로 대략 CAD 1,000달러 정도의 자금이 더 있다고 증명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재정 증빙 자료 제출 시 최소 단위는 CAD 3,500에서 CAD 1,000를 더 한 CAD 4,500이 된다. 


5) 호텔, 거주지, 아파트, 홈스테이 등 이탈리아 내 숙박 증명을 (적어도 체류 첫 부분, 즉 처음 2~4주 동안 유효) 해야 한다.

에어엔비에서 숙박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꼭 Cancellation Policy 카테고리에서 비자 목적을 위한 PDF 파일(Get a PDF file for visa purpose)을 다운로드해서 인쇄 한 뒤 제출하자. 숙박하는 사람이 본인 이름(Legal Name)으로 적혀 있는지, 사는 곳의 주소가 비자 신청서와 일치하는지, 언제 얼마동안 살 것인지 (최소 처음 2-4주는 채워야 한다) 그리고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지 써져 있어야 하며 동시에 이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에어엔비 Receipt에는 이런 자세한 사항이 적혀있지 않다.


6) 전체 체류 기간(91~365일) 동안 입원 및 송환을 포함한 응급 의료 상담을 위한 최소 보장 범위가 EUR 30,000 또는 이에 상응하는 건강 보험 정책을 제출해야 한다.

다른 한국 블로거들 보면 다들 WAI 보험을 들더라. 그렇지만 나는 학생 비자가 아니므로 신청 못했다. 인터뷰 중 보험 제출 시에 내 이름이 적혀 있는지, 얼마나 커버가 되는지 그리고 어떤 보험을 들었는지 확인했는데, 입원 및 송환을 포함한 응급 의료도 된다고 증명하기 위해서 아예 서른몇 장 되는 두꺼운 규칙 설명서를 인쇄해서 같이 첨부했다. 따로 하이라이트는 하지 않았지만 추가로 같이 제출하기만 해도 비자 팀에서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고 때 아닌 칭찬을 받았다.


7)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캐나다 시민권자는 관련 신청서(이탈리아 대사관 및 영사관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를 작성하여 캐나다의 해당 이탈리아 외교 사무소에 직접 제출해야 한다. 지원 양식은 원본으로 서명하고 이력서를 첨부해야 한다. 지원 양식에서 지원자는 다음을 수행해야 한다.  

고용주가 요청하는 경우 호스트 국가에서 민사 책임 및/또는 추가 작업 보험을 포함하는 사설 작업 보험에 가입할 의사가 있음을 선언한다.

체류사유가 장기휴가, 개인재원확보를 위하여 임시취업의 기회가 있는 경우(필요한 세금을 납부하여야 함), 부양가족을 동반하지 아니함을 신고한다.


캐나다용 이탈리아 워킹 홀리데이 비자 신청서는 한국 신청서와 아예 다르다. 이전 글에서 보여드렸던 밴쿠버 주재 이탈리아 총영사관 홈페이지에서 비자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필요한 비자 신청서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페이지가 나온다. 


이탈리아어와 한국어가 섞인 복잡한 "Application form for National Visa (D) – Long stay (more than 90 days)" 이 아니고 오로지 영어로만 써져 있는 "Application form for Working Holiday Visa"이다.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는 다음 글에서 더 자세하게 써 볼 예정이다.


이탈리아 여권 사진 규격과 솅겐 비자 증명사진 규격이 4.5 cm x 3.5 cm로 같다. 어떤 곳은 페이퍼 클립으로 신청서에 껴놓으라고 하고 어떤 곳은 풀로 완벽히 붙여야 된다고 그래서 일단 둘 다 가져갔다. 페이퍼 클립으로 껴놨어도 아무 언급 없었다. 아마도 괜찮은 듯하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공식 사이트에서는 motivational letter라고 지칭했다.) 템플렛 따위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어서 결국에는 캐나다 스타일의 이력서와 커버레터로 작성했다. 이력서는 최대한 깔끔하게 개인 정보 및 업무 경력을 가장 강조한 뒤 학력 및 봉사활동을 적었다. 커버레터에는 왜 이탈리아로 워킹 홀리데이를 가고 싶은지, 내가 비자 요구 사항에 얼마나 잘 맞는지, 어떤 서류들을 준비했는지 순서대로 적었다. 


특히 신청서에서 다음 사항을 꼭 지켜야 된다고 쓰여있길래 아예 자기소개서에도 포함했다.

declare his/her intention to purchase, once in the host country, a private work insurance policy covering civil responsibilities and/or extra work insurance, if requested by the employer;

declare that the reason for the stay is an extended holiday, with the opportunity of being employed temporarily in order to increase personal financial resources (required taxes must be paid), and that he/she is not accompanied by dependants.




개인적으로 너무 헷갈렸으나 어디에서도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사실들:

하나. 워킹 홀리데이 비자 신청 시에 이탈리아 언어 능력 또는 증명서는 필요 없다. 

둘. 이민자여도 캐나다 시민권자인 이상 한국 출생증명서(또는 기본 증명서)는 필요 없다. 그러나 인터뷰 동안 어디서 태어났냐고 물어볼 수는 있다.

셋. 범죄수사조회회보서 필요 없다.

넷. 위에 언급했듯이 캐나다 시민권자는 장기 체류용 비자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는다. 워킹 홀리데이 비자 신청서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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