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을 만나다: 스틸얼라이브, 포스코 스틸갤러리, F1963
철은 차갑고 날카로워 친숙하지 않다. 때론 베일 것 같이 위험하기도 하다. 그러나 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철의 장점을 살려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철을 만지고 느끼다:
스틸얼라이브
장한평역에서
5분 거리에
레어로우와 심플라인의
서울 본사
스틸얼라이브가
2018년 5월 30일
오픈했다.
산업용, 자동차, 선박용, 건축용 재료로서의 철이 아닌 일상의 철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1층은 레스토랑과 전시장, 2층은 자재 라이브러리와 메이킹스페이스, 3층은 공유 오피스다. 차별화된 각각의 공간이지만 레어로우의 제품과 설계 능력을 보여주는 일종의 쇼룸이다.
3층 공유 오피스에 들어서면 회의실의 타공강판과 갈바륨으로 된 파티션이 눈에 띈다. 양윤선 대표는 “기본 모듈은 알루미늄, 갈바륨, 유리 등 모두 다른 재료지만 톤앤매너가 같다”라고 설명한다. 3층은 냉연철판을, 2층은 열연 제품을 기본으로 썼다. 그는 “마감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며 “냉연과 열연을 노출해서 쓰는 것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라고 말한다.
2층엔 라이브러리와 메이킹스페이스가 있다. 그는 “디자이너들은 소규모의 샘플을 작업하기가 어렵다. 공장은 설비를 돌리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힘들다”라고 말한다. 작은 목업이나 샘플을 만들고 입주자나 디자이너 그리고 레어로우의 제품 개발을 위해서 사용하는 공간이다.
메이킹스페이스에는 3D 프린터, CNC 조각기, 절곡기, 드릴 프레스와 같은 기본적인 철 가공 장비부터 폰트 크기나 투명도 모두 조정이 가능한 레이저 마킹 및 커팅기와 파이프 밴딩기까지 갖추고 있다.
장안동이라는
사이트의 특성상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어
1층에는 레스토랑을 두었다.
디자이너나 작가들이 오면
회의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는 “향후 철재를 다루는 것을 친숙하게 만들고 싶다”며 캘리그래피 디자인, 스틸럽과 조명 제작 등의 철제 가공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수업은 7월 중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스틸얼라이브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천호대로83길 31
사이트: steelalive.co.kr
운영시간: 월요일~금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철건축의 미래 트렌드를 엿보다:
포스코 스틸갤러리
포스코는
2018년 4월 2일
1995년부터 운영해오던
포스코센터의 스틸갤러리를
리모델링해서
종합전시장으로
개관했다.
1층 생활전시관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철에 관한 전시 공간이다. 또한 신제품인 기가스틸에 관한 VR 체험이 가능하다.
2층 월드 프리미엄관에선 새로 개발했거나 개발 예정인 철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 벽면에 둘러져 있는 4개의 반투명 디스플레이엔 네 가지 미래 트렌드를 중심으로 제품에 적용한 실물이나 모형을 볼 수 있다. 이 중에 ‘메가시티’ 섹션이 건축용 철강재다. 또한 이곳에서는 철 조각이 흩어졌다 모였다를 반복하며 철이 적용된 다양한 형상을 연출하는 키네틱스틸 작품과 관람객의 움직임을 감지해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작품을 볼 수 있다.
초고층 건물에 사용되는 내진용 철강재(HAS, High Performance Steel for Architecture)뿐 아니라 다이아그리드 시스템(Diagrid System), 내진댐퍼 시스템, 메가 기둥 등 구조나 기술에 관한 정보와 BIM과 3D, 가상현실 같은 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 건설기술에 관한 국내 사례와 영상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70% 이상을 공장에서
미리 생산하고
현장에서 블록 쌓기처럼
조립해 완성하는
모듈러 시스템에 관한
기술도 엿볼 수 있다.
두께 1㎜의 내외장 강재를 사용한 스틸하우스는 고내식강재인 포스맥과 성형가공된 컬러강판을 내외장용 패널로 활용하는 개념이다. 자재 낭비를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고 단열 성능과 방음성이 우수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외장재는 내식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크롬과 몰리브덴(Mo)을 많이 함유한 페라이트(ferrite)계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하는데, 열팽창계수가 크지 않아 지붕재와 같이 온도 변화가 큰 곳에 사용할 수 있다.
포스코 스틸갤러리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440 포스코센터 1, 2층
사이트: www.posco.co.kr
운영시간: 월요일~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오래된 미래의 철 공간:
F1963
철에 관해
영감과 상상을
얻을 수 있는
F1963.
중고서점 안쪽엔
3층 높이의
구조물을 만들어
철과 책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고려제강 수영공장은 10만㎡의 넓은 부지로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간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던 곳이었다. 2016년 키스와이어 본사와 센터를 만들고 8년간 버려졌던 2만 5천㎡ 부지의 폐산업시설을 복합 문화공간 F1963으로 기획했다. ‘F’는 철의 원소 기호인 ‘Fe’와 공장의 영문 표기 ‘Factory’에서 차용했다. 이름 그대로 철에 관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상상의 공장이다.
공장의 형태와 골조는 거의 그대로 두고 넓은 평면의 중간을 잘라내고 약 880㎡ 규모의 중정을 만들어 채광과 환기를 확보했다. 과거 공장의 전면 벽체를 제거하고 유리와 파란색의 확장철망을 설치해 공간을 확장하고, 공장의 이미지를 벗고 복합 문화공간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었다. 낡은 공장의 바닥은 외부 조경 공간인 소리길에 디딤돌로 재활용했고, 지붕을 받치던 목재 트러스는 벤치로 용도를 바꿨다.
F1963의 내부는
크게 전시와 공연 같은
문화 공간과
교육, 상업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테라로사, 복순도가, 프라하993 등의 상업시설과 중고서점 그리고 6,000㎡ 면적의 전시실과 공연장(석천홀 2,046㎡)이 있다. 오는 10월엔 F1963 라이브러리를 개관할 예정이고 앞으로 저층부에 남아 있던 과거 건물을 헐고 교육 아카데미 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다.
F1963의
안과 밖에는
여전히
과거 공장의
분위기가 살아있다.
내후성강판과 타공철판, 확장철망 그리고 와이어가 건축에 적용된 다양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철과 관련된 전시물뿐 아니라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한 공간까지 볼 수 있다.
F1963
주소: 부산광역시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사이트: www.f1963.org
연락처: 051-756-1963
운영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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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매거진 시즌3. 도시를 만드는 외장재: 감07 철재, 감08 유리, 감09 석재
*그동안 감 매거진의 브런치 위클리 매거진 연재에 많은 관심과 사랑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 매거진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저희의 다음 발걸음에 계속해서 귀 기울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