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갈등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
오은영 리포트를 보면서 부부갈등을 겪고 있는 여러 케이스들을 지켜보았다. 유심히 관찰하면서 든 나만의 생각은 오은영 박사님의 것과 좀 다른 것. 첫 번째는 갈등을 겪고 있는 커플들은 '노는 방식'에 대해 서로 이해를 하고 있는 가라는 질문이었다. '노는 방식'에 대해 부가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예를 들어 커플이 연애를 시작하고 서로에게 잘해주었던 기간에 했던 데이트 방식을 빼고 말하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 커플이 되기 전 싱글일 때 어떤 식으로 놀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 질문은 굉장히 중요한데, 부부갈등이 심해질 때 대개는 자신이 싱글일 때 놀았던 방식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 커플에게도 일종의 브레이크 타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브레이크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관계가 유지되거나 파탄날 수도 있다.
브레이크 기간 동안은
서로를 방해하지 말 것.
타임 브레이크는 서로가 서먹하고 싫어서
헤어지는 것과는 다르다. 친한 사이도
가끔 떨어져 보는 게 오히려 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편이다 너무 자주는 곤란하지만
떨어져 있는 것과 관계가 멀어지는 건 서로
다른 것이다 연락이 있으면 좋은 거지만
없어도 어느 정도는 유지된다 하지만
거짓말은 안되고 중요한 행사에는 동의가
꼭 있어야 한다
결혼을 하기 전, 그는 싱글일 때 집에서 게임을 했거나 친구를 만났거나 술을 마셨거나 차를 운전했거나 영화를 보고 여행을 했겠지. 그는 그 시절 모든 것을 여자 친구 없이 했던 사람이고 실제로 연애기간보다 더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던 사람인 것 그것을 인정해야 했다. 예전의 싱글 라이프 스타일이 연애 시절 끓어오르는 기간이 식고 난 뒤에는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 그것이 매력이 꺼지고 감소하는 시기라고들 말들을 하지만 그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브레이크를 가질 형편이 안될 때 온다. 그럴 때는 잠깐 쉴게 하고 방문을 닫고 개인 시간이라도 가져야 한다
이건 생각보다 어떻게 살아도 자기 자신일 수밖에는 개인의 근본적인 문제다
연애보다도 너무나 긴 결혼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 나는 같이 어울리는 시간만큼이나 그 기간 동안 혼자 노는 방식을 서로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결국은 부부갈등의 중요한 측면이 있기 때문. 무엇을 함께 해야 할지 혼자 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하기 전이나 하고 난 뒤 어떤 사안을 상대한테 이야기해야 하는지 서로 정할 필요가 있다.
양보할 수 없는 것과 있는 것에 대해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자, 관계를 유지하는 기술이기도 하기 때문.
한 가지 예를 들자. 남편은 게임을 좋아한다. 그러나 아내인 나는 게임을 잘 모른다. 특히 남편이 하는 게임은 잘 모른다. 어쨌든 남편이 하는 게임은 커플끼리는 할 수 없는 놀이다. 남편은 몇 시간이고 거기에 몰입해 있는 것을 좋아한다. 게임이 워낙 길고 복잡해서 폰 게임처럼 잠깐씩 하거나 중단이 잘 안 된다. 그런데 이것이 남편의 중요한 놀이다. 남편은 이렇게 놀 때 제일 즐거워 보이니까. 하지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놀아야 하나
어쨌든 중요한 포인트 1번은 '혼자 노는 것' 자체를 인정하느냐에 대한 질문부터 해보자. 나는 거기에 동의한다. 혼자 노는 것도 동의한다. 원한다면 혼자 밖에 나가서 친구를 만나든 여행을 하든 술을 마시든 운전을 하건 뭐라 하지 않는다. 물론 이것은 신뢰를 전제로 한 것이긴 하다만. 주말에 자기 방식대로 노는 것에 대해 뭐라 하지 않는다. 사실 이 질문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은 연애시절과 달리 부부가 되었다는 것은 집안일하고 경제적 책임을 지는 공동의 역할이 있기 때문. 그것 때문에 상대방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차라리 순번제로 규칙을 주는 편이 더 났다. 그리고 그 약속은 서로 지켜야 한다.
가지각색으로 밀리는 일상이라니..(사실 부모님 세대는 '쉬는 것'과 '놀이' 자체가 인정이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야근과 밤샘 철야 이런 것들이 보편적이던 시대에 누군가는 독박 육아를 하고 시부모를 모시고 경제활동을 하는 쉴 틈 없는 인생을 살았던 것. 시대적 배경이야 어쩔 수 없지만 그 후유증은 제대로 놀거나 쉬는 법을 모르는 경우를 많이 나았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쉰다는 것은 일에서 손을 완전히 떼고 천천히 자기 생각을 자기 스스로 익히는 것. 그리고 바빠서 쏟았냈던 말들. 감정에 치우쳤던 말들을 되짚어보고 주변을 정리하는 것. 생각도 공간도 사람 관계도)
남편이 쉬는 방식이 사실 마음에 안들 수도 있다. 나도 그것이 제일 힘들었다. 저 사람은 왜 주말에 저렇게 하루 종일 저 세계에서만 살까.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결혼생활을 할 수가 없다. 마음이 어차피 그 세계라면 차라리 눈치 보고 있느니 그냥 다녀오는 편이 더 났다. 남편이 게임을 해야 스트레스가 풀리고 행복하다는데 그것을 어떻게 반대만 하겠는가. 그리고 어른인데 게임시간을 정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스스로 더 좋은 취미를 찾아 바꾼다면 뭐 좋은 일이겠지만 그건 내가 잔소리해서 바뀔 영역이 아니다. 내가 만약 스트레스를 주기 시작한다면,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상대 배우자에게 숨기기 시작한다는 것. 죄책감을 갖기 시작한다는 것. 눈치를 보게 되는 것. 그런 부작용들. 나 같은 경우 충분히 시간을 준다. 하지만 너무 길어진다 싶었을 때 여러 번이 아니라 한번 '오늘은 그만 하자' 말을 한다. '아이고 내가 못살아'가 아니다. 반대로 남편이 내게 말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 말을 들어야 한다. 남편은 이야기를 듣는다.
세상은 내가 쉰다고 망하지 않는다. 에너지 충전법을 찾아보자.
하지만 막상 내가 잔소리만 하던 입장에서 벗어나 경험을 해보는 것도 중요했다. 한동안은 아이들이 하는 게임도 해보고 1000피스짜리 퍼즐도 맞춰보고 드라마도 최종회까지 다 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이런 것들이 조절하는 것이 되게 어렵다는 것이었다. 꼭 사람 탓 만은 아니었다. 그런 놀이가 구조상 빠져나오기가 어렵게 만들어 놓았던 것.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 안에서 현실적인 시간을 모른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누군가가 밖에서 꺼내 줘야 한다. 일단 경험을 해보니 어느 정도는 이해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방식이라도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휴식과 일의 중간지점을 찾아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놀이가 중요한 것은 이것이 주는
몰입의 힘 때문이다.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건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새롭게 다시 하게 되었다. 어떻게 놀아야 하지?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화두다. 부부에게도. 아이들과도.
정리하자면 1. 커플에게도 브레이크 타임이 필요하다. 2. 혼자 노는 방식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3. 일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로 한번 쉬어봐야 한다. 세상은 내가 쉰다고 망하지 않는다. 나만의 휴식과 놀이 방법을 찾자.
관계가 좋아지려면 떨어져 있을 때도 잘 쉬고 잘 놀아야 한다는 것. 떠난 사람이 안 돌아올 거라고 믿지 말자 집이 좋으면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