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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tsbie Sep 07. 2018

"I am swamped with work!"

일의 늪에 빠져버렸을 때

난 정말 욕심도 많고, 하고싶은 것도 많아서 큰일이다.

세상에는 왜 이렇게 재밌는 일들이 많을까? 놀고도 싶고, 공부는 해야 하고, 문화생활도 즐겨야 하고!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내 머리가 팡 터져버릴 것 같다.

아마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쉬엄쉬엄 살아~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


옛날에 심심풀이로 에고그램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다. 결과를 보고 소름돋았다..! 너무 내얘기 아닌가..?!

맺고 끊을 줄 모르는 다재다능 타입 BAAAA

팔방미인형으로 무슨 일에든 참견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이에 어느새 인생의 종착역을 맞이하게 되는 사람입니다. 즉 자신의 힘이나 재능을 분산시켜버려 대단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일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타입이죠. 어느 한 방면에 집중할 수 있다면 상당한 부분까지 오를 수 있을 가능성이 넘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목적을 이루려는 심리보다 타협, 조화의 심리가 너무 강하다보니 꾸준한 추진력이 부족합니다.


"힘이나 재능을 분산시켜 대단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일생을 마감"

굉장히 충격적이었다!ㅋㅋㅋ친구들한테 이 결과를 공유했더니 다들 정말 너 이렇게 될 수도 있다면서 내 이름을 '맺고 끊을 줄 모르는 000' 이라고 바꾸더라...


재미로 봤던 성향 테스트였지만 나에게 다가오는 무게감은 조금 컸다.

진짜 이렇게 여러 우물만 파다가 일생을 마감할 것 같은 느낌??!!(⑉꒦ິ^꒦ິ⑉)


으악!




일이 너무 많을 때, 우리나라 말로는 "일이 몰아닥친다"라고 한다. 폭풍이 상륙할 때와 같은 표현이다.



영어로는 "I am swamped with work" 라고 한다. 일이 마치 늪과 같아서 늪에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표현이다.






태풍과 늪, 뭐가 됐든 일에 빠지게 되면 중심을 잃고 흔들리게 된다.

스케줄을 소화하는 데에 급급하게 되고, 이게 진짜 내가 원했던 것이었나?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다시는 일에 치여 나를 놓치는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고민 끝에 내가 꼭 지키자고 다짐한 규칙들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이라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방에 혼자 있는 시간이다. 나는 혼자 있는 동안 이렇게 글을 쓰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한다. 방에 혼자 있을 때 만큼은 휴대폰을 아예 보지 않는다. 휴대폰을 여는 순간 다시 쏟아지는 일과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꼭 30분씩이라도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어 나를 정리하고 재충전하고 잠시 쉬어갈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나의 첫 번째 우선순위이다. 그렇기에 나는 내 개인시간 30분을 항상 하루에 정해두고 남은 일정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둘째, 내가 모든 일을 맡아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듯이 팀장의 역할은 팀원의 이야기를 수합하고 본인이 추진한 바를 팀원들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팀장의 역량은 '팀원들에게 일을 잘 뿌려야 한다' 로도 판단 된다고 생각한다. 팀장이라 해서 모든 일에 굳이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장은 팀원들이 할 일을 명확히 전달하고, 팀원들이 본인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지 점검하고, 또 도움이 필요할 때에만 도와 주는 것이 팀 전체에 있어서 좋다고 느꼈다.


만약 내가 팀원이라면, 정말 내가 맡은 일만 최선을 다해서 내는 것이 best라고 생각한다. 내가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아예 신경을 꺼버리자!라고 생각하니 한결 부담이 덜어져서 좋았다.


셋째, 무리하다고 생각되는 스케줄은 취소할 줄도 알아야 한다.


11시에는 학교에서 동아리 연습

15시에는 잠실역에서 대외활동 회의

17시에는 신사역에서 강연들으러

20시에는 과외


 하루에 스케줄이 4개, 5개씩 잡혀있는 날. 하루 종일 시계만 들여다 보며 아 나 이제 다음 스케줄로 가야해 라는 강박관념에 휘둘리게 된다. 정말 하루종일 기가 빨리고 정신이 없다. 이럴 때는 약속을 과감하게 취소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외와 대외활동 회의는 정기적으로 날짜를 정해둔 것이라서 빠질 수 없다.

그 대신 동아리 연습은 다른 요일로 대체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연습횟수를 채울 수도 있기 때문에 다음으로 미룰 수도 있고, 강연도 분명 다음에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내가 모든 스케줄을 소화할 수 없으리란 걸 알기에 하루 스케줄의 우선순위를 정해두고 몇 개는 취소를 한다.




 나름대로 세워본 3가지 규칙들을 지키려고 하니, 내 손에 쥐어진 것들을 잘 챙기고 그 외의 것들은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용기도 생겼다. 옛날에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 이것 저것 손에 쥐다보니 다 떨구게 되었었는데 말이다!


 태풍과 늪 속에서 빠져나오고, 중심을 잡는 법은 내가 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부환경이 느슨해지기를 기다리는 것 보다, 나를 더 단단히 해야한다. 너무 많은 스케줄에 지칠 때면 과감하게 스케줄을 취소하고 나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며 재충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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