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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tsbie Jul 08. 2020

나는 돈을 동경한다

돈 많은 어른이 되고싶다

요즘 주변 친구들이 부쩍 복권을 많이 산다.

하나 사두면 복권 번호 나오는 날까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나.


친구들이랑 가끔씩 10년 뒤의 우리 모습을 그려보면 대부분의 상상은 다 돈으로 귀결된다.

그때쯤이면 나는 서울 몇 평짜리 집에서 어떤 차를 몰고다닐까. 나에게 10억이 뚝 떨어진다면 뭐부터 할지 행복한 상상도 가끔 해본다. 80프로는 내 집 마련에 쓰고 남은 20프로는 저축한채, 아무도 내가 로또 당첨이 된 지 모르게 조용히 살아가는 행복한 삶을 그려본다.


과거 황희정승이 말하길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했는데, 요즈음 사람들은 금테크를 하면서 황금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지 않나. (물론 나도 금ETF를 매수한 금 러버다.) 돈에 대한 나의 감정을 정리해보면 좋겠다 싶어, 나름대로 생각도 끄적여봤다.


웹툰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1. 돈을 많이 벌고 싶다

2. 돈만 생각하면 의욕이 불타오른다

3. 돈은 많을 수록 좋을 거 같다

4.  돈을 미친듯이 많이 벌어보고 싶다

5. 돈은 돈을 부른다고 생각한다




정리를 하고 나니 명확해졌다. 나는 돈을 동경하고 있었다.

내가 돈에 대해 동경을 가진 이유는 돈을 손에 쥐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다.

번쩍이는 집, 내가 좋아하는 옷들, 맛있는 쉐프들의 음식 의식주를 풍요롭게 영위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내가 돈을 갖고자 하는 건 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인 생존, 자기 영위의 욕구를 보다 풍요롭게 누리고 싶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이러니 하다. 항상 교과서에서 가장 하위 욕구라고 배웠던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충족이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라니.


늘 교과서에 나오는 매슬로우 욕구 이론




매슬로우는 자아실현의 욕구, 존경의 욕구, 사회적 욕구는 안전의 욕구와 생리적 욕구가 충족 되었을 때만 이룰 수 있다고 한다. 그니까, 일단 돈이 있어야 여유가 찾아오고 내 자아실현을 찾거나 결혼을 하거나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거다!







세상에는 불변의 진리가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지배적인 진리는 '돈이 여유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돈은 사람의 태도를 바꾸고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바꿔 결국에는 나의 생각과 자존감, 자아까지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 이 세상에서는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너무 많고 돈이 돈을 부르는 사회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매일 숨쉴때마다 돈을 생각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조금 두려워진다.

돈이 동경의 대상인가 싶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돈에 대해 예민해져야 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돈이 이 세상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많음을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고, 돈을 불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또 돈만 있으면 행복해지는 건 아니지만 행복해지려면 돈이 필요하다.


근데, 행복해지려면 얼만큼의 돈이 필요한데,,?

내가 얼만큼의 돈을 손에 쥐어야 만족할까. 계속 돈만 쫓다가 오히려 여유를 놓쳐버리는 건 아닐까.

(제대로 돈을 벌어본적도 없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웃기긴 하지만, 상상은 해볼 수 있는 거 아닌가)

이 세상에서 돈 많고 싶다고 염불 외워봤자 돈이 알아서 벌려질 리가 없기 때문에 내가 돈을 많이 벌겠다고 결심한 이상 엄청난 노력을 들이고 돈을 위해, 돈만 바라본 채 달려가야 한다. 그러다보면 분명 놓치게 되는 많은 것들이 있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tmpTEB4Q-ZM


이 유튜브 영상에서는 피부과 의사 '오가나'가 돈이 많아서 행복한 점과 돈이 많아서 불행한 점을 말하고 있다. 영상 중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무감각해 진다는 것' 

돈이 많아지면 내가 일상 속 느끼던 소소한 자극들이 무감각해진다는 것. 더 큰 자극만을 원하게 된다는 것.


돈이 맛있는 음식, 좋은 집, 좋은 옷을 위해 쓰이면 정말 끝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원했던 삶이지만 정말 끝이 없다. 더 자극적인 감각을 위해 천청부지로 욕구가 오를 거 같다.

돈 더 벌어서 다음 단계, 더 벌어서 그 다음 단계.


난 끝이 보이지 않는 롤러코스터를 타길 원했던 거 같다. 돈을 벌어서 이 정도 레벨의 의식주를 해결할 수준이 되면 내가 더 성공하고 유명해져서 그 다음 레벨의 의식주를 해결할 수준이 되게끔 노력하는 삶. 다음, 다음을 바라다 보면 끝이 보이지 않게 올라가길 바라는 삶. 근데 생각해보니 처음에 내가 돈을 벌어야겠다 다짐했던 건 남들 부럽지 않게 자유롭게 의식주를 해결해나가면서 여유를 찾고 싶어서 였는데 돈을 위해서만 살다보면 여유 찾을 틈이나 생길까 싶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냐구? 내가 내린 나름의 결론은 이거다.


소박하게 살자


돈에서 여유를 찾으려고 하되, 내 그릇 이상의 분수를 찾진 말자.

돈을 불리기 위해 노력하되, 돈을 나와 분리시키자. 불어나는 건 내 돈이지 내 삶의 템포가 아님을 명심하며  뛰어들고 싶다. 이렇게 오늘도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 어른 백과사전 한줄을 추가해본다.

내가 되고 싶은 어른은 소박하게 살아가는 어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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