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과 애도 1-3.
상실의 현장으로부터 멀리 떠나는 행위는 도피지만 그것은 진전된 애도방식이기도 하다. 그것은 상실한 대상에게로 향하던 마음이 방향을 바꾸어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멀리 떠나면 마음을 새로운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고 나아가 새로운 시작을 위해 투자할 수도 있다.
애도의 마지막 단계는 상실한 대상을 마음에서 떠나보내는 일이다. 상실에 매몰되지 않고 잃어버린 대상과 그 대상과 함께한 나 자신까지도 떠나보내야만 한다. 과거의 대상과 나 자신을 보내는 것은 애도의 작업인 동시에 변화와 성장의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야만 미래로부터 온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 <좋은 이별> 김형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