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이유를 고민했다

by 희량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나니 원인이 궁금해졌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기저기서 들리는 게 많아서 모르는 게 더 이상했지만, 제대로 정리해본 적은 없었다.




기후변화는 지구의 온도 상승을 축으로 한다. 온도가 오르면서 열과 바람, 바다의 흐름이 달라지고 기후에 변동이 생긴다. 화석연료를 열심히 사용해온 우리는 이미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의 온도를 1도 정도 높인 상태다. 그럼 기온 상승의 원인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원인은 바로 온실가스다.


온실가스란 지구의 열과 태양열을 잡아두는 역할을 하는 대기물질이다. 즉, 지구의 온도가 따뜻하게 유지되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물질이다. 온실가스가 너무 부족하면 지구는 추워지고, 너무 많아지게 되면 뜨거워진다. 후자가 바로 현재 상황이다.


온실가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이 있다. 기후정보포털에 따르면,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가 91.4%로 가장 많고, 이어서 메탄(3.8%), 아산화질소(2.0%), 수소불화탄소(1.3%), 육불화항(1.2%), 과불화탄소(0.4%)가 차지한다*. 메탄을 비롯한 나머지 온실가스들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배출 비율은 낮지만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즉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정도가 이산화탄소의 수백 배, 수천 배, 수만 배에 이른다. 무시하기 힘든 영향력이다.


1) 이산화탄소
온실가스 배출량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주로 석탄, 석유, 가스 등의 화석연료 사용, 에너지 사용, 산림 벌목 활동으로부터 나온다. 현재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떠다니고 있는지 보면, 산업화 이전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280ppm이었고, 현재는 416.9ppm이라고 한다(2021년 9월 16일 기준).* 코로나19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소폭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상승세를 띠고 있다.

2) 메탄
메탄은 온실가스 배출량 중 3.8% 정도만 차지하지만 무시할 게 못 된다. 이산화탄소의 23배에 달하는 온실효과를 일으키고, 대기 중에도 100년 동안 잔류한다. 전세계 메탄 배출량 중 약 30%는 가축산업에서, 약 30%는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한다.*

3) 아산화질소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300배에 이르는 온실효과를 발생시킨다. 대기 중에 머무르는 기간도 100년이 넘는다. 배출량의 60%는 농업에서 사용되는 비료에서 발생한다. 최근 배출량이 늘고 있다고 한다.*

4) 수소불화탄소
냉장고 및 에어컨 냉매, 스프레이 제품 분사제 등이 발생 원인이다.

5) 육불화황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만 배가 넘고, 한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 3200년 동안 체류한다.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다량 사용된다.

6) 과불화탄소
도금산업, 전자제품, 반도체 세정제, 소화기 등에 사용된다.*




여기까지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온실가스가 이렇게나 많이 배출된 이유는 뭘까? 사람이 온실가스가 세상에 넘치도록 내버려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자연과 자연이 주는 자원에 대한 인간의 태도 때문이다.


아낌 없이 주는 나무

경제학적 관점에서 성장을 위해 자원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했다. 어느 생명체든 자연에서 먹을거리를 얻고, 집을 짓고 살아간다. 자연이 끊임없이 재생산하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나무는 자라고, 동물은 번식하고, 폐기물은 썩어 양분이 된다. 이렇게 재생산되는 자원을 먹고 사용하며 살아가는 것이 지구의 시스템이다. 다만, 사람의 차이점은 그 수가 너무 많다는 것과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수준 이상으로 자원을 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의 수요는 지구의 재생산 시스템을 넘어섰다.


환경학술지 <Nature Sustainability>에 게재된 한 논문은 자연의 재생산 능력에 비해 인간이 얼마나 생물자원을 남용하고 있는지 지적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2017년 인간은 자연 재생력의 173%를 사용했고,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156%로 감소했다.* 100%가 넘어간다는 것은 자연이 충분히 재생산할 수 있는 범위(100%)를 벗어나 과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많이 자원을 뽑아먹고 있고, 이로 인해 환경오염은 악화되며 생물자원은 고갈되어간다.


<연애의 참견>과 같은 연애 상담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연애 유형이 있다. 후회와 고통은 사랑과 이해를 당연하게 여겼던 사람의 몫이고, 노력하며 아낌없이 주었던 사람은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 남은 사람은 후회와 아쉬움을 떠안고 지난 날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뒤늦게 고민한다.


우리는 지구를 아낌 없이 주는 나무로 취급했다. 무엇이든 요구해도 내어줄 것만 같았던 지구가 이제는 등을 돌리려 한다. 아쉬운 건 우리다. 당연하게 여긴 보금자리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늦은 반성을 시작했다.


당연한 쓰레기통

요즘 버스엔 TV가 달려있다. 나는 버스 바깥의 스치는 풍경을 사랑하는 편이라 시시각각 화려하게 이목을 잡아끄는 TV 화면을 애써 무시다. 그러다 어느 날, 언뜻 시선을 둔 화면에 한 문장이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임박...
스가 "미룰 수 없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정확하게 뇌에 입력되었다. 착잡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오염수'라면서, 왜 방류해? 방사능 물질이 완전히 걸러지는 것도 아니라는데, 어떻게 방류한다는 말을 입에 담을 수 있을까. 오염수와 함께 책임까지 놓아버리는 듯한 말이었다. 어떤 대단한 이유로 '미룰 수 없다'고 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경건하디 경건한 이유다. "후쿠시마 부흥을 위해"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어떤 영화가 떠올랐다. 악당은 핵폭탄을 터뜨리려 하고, 우리의 영웅은 세계를 지킨다. 그 방법은 핵폭탄을 바다에서 폭발시키는 거였다. 그걸 정말 해피엔딩이라고 쓴 거야? 말도 안 돼. 방사능은 돌고 돌아 우리에게 돌아올 텐데, 바다에서 터트리는 게 완전한 해결책인 것처럼 그려놓은 게 무지하게 불만이었다. 그렇게 쉽게 바다를 우리가 싼 똥을 치우는 곳으로 취급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

그런데 예전부터 바다는 랬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찬 바다를 보여주는 책,『플라스틱 바다』엔 이런 구절이 있다.

고대로부터 인류는 바다나 물길의 존재 이유가 우리가 버린 폐기물을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믿어왔다. 집요한 믿음이었다. 우리는 바다의 수용 한도가 무한하다고 믿었다. (79)

한 영어단어 책*에서는 'sewer(하수도)'가 'seaward(바다 쪽으로, 바다 방향)'이라는 단어에서 생겨났다고 소개한다. 바다가 있는 곳은 우리의 모든 오폐수가 흘러가는 방향이다. 어는 사고방식을 담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바다를 당연한 쓰레기통으로 여겨온 것이다.

이미 바다엔 플라스틱을 비롯한 각종 쓰레기가 가득하고, 각종 선박과 시추선에서 유출된 기름과 화학물질도 끊임없이 둥둥 떠다닌다. 10년 끔찍한 후쿠시마 사고로 전세계 바다에 방사능 물질이 퍼졌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그건 우리가 다 먹어치울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부흥을 위해 오염수 방류 소리를 하고 있다니.

바다뿐일까? 지구를 이루는 자연을 두 가지로 나눈다면 땅과 바다로 나뉠 것이다. 땅은 원래부터 우리가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이었다. 대표적인 폐기물 처리방식은 바로 매립이다.




물론 우리가 지구에서 살아가는 이상, 땅 혹은 바다 적어도 둘 중 한 곳에서는 쓰레기를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쓰레기를 우주에 갖다버리자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자원을 두서 없이 뽑아쓰고, 내키는 대로 버려도 되는 것처럼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자연은 이런 존재였다. 그리고 자연의 베풂과 포용을 아주 당연하게 여긴 결과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다. 우리도 결국 자연의 일부로, 그 대가는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지구의 긴 역사 속에서 인류는 아주 빠르게 거대한 번영을 이뤘다.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는 이것이 기적적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인류의 번영은 안정된 기후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는데, 지구의 역사에서 이렇게 안정된 기후는 아주 드문 경우라는 것이다. 이것은 지구의 공전궤도가 특이할 정도로 원형을 띠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광활한 우주에서 생명체가 살기 좋은 행성과 시대를 아주 운 좋게 만난 것이다. 값어치는 희소할수록 높아지지 않는가?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주 귀했다. 그에 걸맞는 대우가 필요하다.





기후정보포털 - http://www.climate.go.kr/home/09_monitoring/ghg/gas_exhaust

e-나라지표 국가 온실가스 배출현황 - https://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464

국내 온실가스별 연간 배출량은 기후정보포털, 종합기후변화감시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e-나라지표"에서도 국가 온실가스 배출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e-나라지표"의 경우, 2021년 데이터가 업데이트될 예정이라고 한다.

NASA: climate change and global warming

"초강력 온실가스 메탄 급증...'배출 60%가 인간활동 탓'", 한경. 2020.07.15

이정호, "비료 속 아산화질소, 초강력 온실효과...오존층 파괴할 새로운 복병" 경향신문, 2020.10.11

「기후변화감시용어집」 2.2 온실가스

Mathis Wackernagel et al.(2021)「The importance of resource security for poverty eradication」, Nature Sustainability, pp.731-738

우슬초, 『영어단어가 자동으로 기억된다 제3권』 이페이지. 2020년

케이트 레이워스, 『도넛경제학』 학고재. 61쪽

커버 이미지는 veeterzy,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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