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골방을 나와, 세상과 마주하기까지
아트페어와 전시회를 준비하며, 저는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저는 조용한 골방에서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리고 싶어서.
그림은 제게 마음을 정돈하는 수단이자,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단지 취미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SNS에 그림을 올리는 일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8,000명을 넘어서면서, 많은 분들이 제 그림을 보고 응원해 주고 계세요.
그 자체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운 마음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팔로워수 3만 명을 목표로 꾸준히 작업해오고 있었거든요.
벌써 수년이 지났는데, 생각보다 더디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성장이 눈에 띄게 빠르지는 않았다는 점이 가끔은 제 자신을 작게 만들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번 아트페어와 전시회는 제게 단순한 참여가 아니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느껴집니다.
지금까지는 온라인 속에서만 머물렀다면,
이제는 오프라인에서도 제 작업을 소개하고, 사람들과 직접 마주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전시회를 열거나 아트페어에 나가는 일은 제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비용도 부담되고, 무엇보다
‘내가 그런 걸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의 벽이 높았거든요.
그래서 늘 생각만 하고, 실제로 실천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 제게 변화가 찾아온 건, 바로 사람들과의 연결 덕분이었습니다.
제가 참여하고 있는 그림 모임 '경진집그림모임'은 물론, 그 외에도 다양한 그림 모임에 참여해 왔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며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고 소중했습니다.
서로의 작업을 응원하고, 각자의 속도로 그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 순간들이 저에게는 일종의 치유이자 자극이 되었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트페어는 경진집 모임장의 권유로 함께 하게 되었고,
전시회는 지금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중한 사람의 추천과 응원 덕분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혼자였다면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일들이, 함께하는 누군가가 곁에 있었기에 가능해졌어요.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은 여전히 많습니다.
작품을 고르고, 출력하고, 포장하고, 가격표를 붙이고, 부스 구성을 고민하는 일들…
익숙하지 않은 일들 앞에서 당황하고 지치는 날도 많지만, 그 과정 속에서 저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예전에는 ‘나는 그냥 조용히 그림만 그리고 싶어’라는 마음으로 골방 안에 스스로를 가두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용기를 내어 세상과 연결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서툴지만,
지금 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도전하고 있는 작가”라고요.
아직 3만 명이라는 목표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저도 조금 더 담대해지고,
작가로서 또 한 단계 올라설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도,
조용히 혼자 그림을 그리며 ‘과연 내가 이 길을 계속 가도 될까?’ 고민하는 분이 계시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누군가와의 연결은, 생각보다 더 큰 힘이 됩니다.
그림은 혼자 그리지만, 작가로 살아가는 길은 결코 혼자만의 일이 아니더라고요.
지금은 작고 떨리는 발걸음일지 몰라도,
그 걸음이 분명히 당신을 성장하게 만들 거예요.
제가 지금 그러하듯이요.
아트페어와 전시회에 올릴 그림입니다. 동양적인 민화 스타일을 제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그려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