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e
내가 작아지고 작아지다 먼지만큼 작아져서 아무도 나를 보지 못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어느 월요일 아침 임원회의가 마쳐갈 무렵 머릿속에서 댕 댕 종소리와 함께 '충분해, 더 애쓰지 마' 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 길로 조용히 가방을 챙겨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난 아무의 연락도 받지 않고 꼬박 2주를 보냈다.
그즈음에 알게 된 한국의 상담사 분과 통화하면서 텅 비어버린 나를 어째야 할지 물었더니
"원숙 씨, 지금 어디예요?"
"집이요"
"그럼 한번 둘러보세요. 지금 원숙 씨가 있는 그곳, 그 공간, 그곳에 있는 모든 것들. 다 원숙 씨가 이루어낸 것들이에요."
그 말에 안도감인지 서러움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와서 그대로 주저앉아 한참 동안 엉엉 울었다.
오늘 이보람 작가의 웹툰 "퀴퀴한 일기"를 넘겨보다, 문득 그때가 떠올랐다.
5월 1일부터 새로운 직책으로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다음 주 월요일 회사 내 공지가 나가면 많은 분들의 연락을 받게 되겠지.
축하해 주시는 분들께 담백하게 고맙습니다라고만 말하고 싶다. 다른 이들의 덕분이라든지, 운이 좋았다든지 하는 말들은 마음속에 놓아두고.
고생했다, 나. 겁내지 말고 지금까지 처럼 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