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출 축구지도자 디에고의 UEFA B 취득기
24년 초부터 고민을 해오다가 2월 말 다니던 축구클럽에서 퇴사하기로 결정했다. 정규반(최미반) 지도자로서 계속 근무하고 연봉도 조금씩 올라가고 회사에서 직급도 올라가고 사람들도 좋았다. 하지만, 지금보다는 더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에 지도자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고 2년 정도 없는 시간을 쪼개서 내며 연습과 공부를 병행했으나 물리적으로 시간의 부족함을 느끼고 내린 결론이다.
내가 생각하는 ‘더 좋은 지도자’란 무엇일까? 아무래도 더 품성적으로 좋고 더 실력적으로 전문적인 느낌의 지도자를 표현한 것이리라.
그러기 위해서 먼저 C급 지도자 자격 연수를 신청했다. 그러나, 가장 빠른 3월 초 순번으로 신청했는데 대기 55번으로 광탈하고 말았다.
25년 2월 퇴사 후 계획이 꼬일 대로 꼬였다. FS스포츠에이전시 대표님과 친분이 있던 터라 3월에 선수들의 경기 모니터링과 멘털코칭 그리고 독일 유소년 축구팀 훈련 참관 등의 계획을 대체해서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아내와 나는 깊은 이야기를 했고 어쨌든 이력서에 넣을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자격증’이라도 나오니까 스페인레벨 1 자격에 지원해 보라고 했다.
다행히 스페인레벨 1 이론교육은 한국에서 수강을 했던 터라, 현지 실습만 가면 됐다. 아펜코리아의 민성훈 대표님과 빠르게 연락을 주고받고 하면서 몇 주간의 시간이 흘렀다.
고민이 참 많이 됐다. 비용도 많이 들고 한 달 정도는 스페인에 체류하면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경제적 활동도 한 달간 하지 못하고 또, 스페인 레벨 1 (UEFA B) 자격증을 딴다고 해서 내 축구지도 실력이 월등히 좋아질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이왕 시간도 됐고 조금 도전적으로 지출을 한다면, 충분히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올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두렵기도 했다. 그냥 돈만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말 오만가지 생각도 들었고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무척 컸다. 그러나, 여러 긍정적인 방향을 가질 수 있겠다는 최종결론을 내렸고 스페인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