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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02: 진짜 시작 해볼까

디에고가 배정받은 팀은 어디일까?

by 디에고

스페인 생활 2일 차에 드디어 첫 실습훈련을 시작했다.

내가 배정받은 팀은 스페인-마드리드-LasRozas에 있는 LasRozas Juvenile B 팀이다. 역시, 오늘도 나는 한 번에 훈련장에 찾아오지 못했다. 중간에 길을 잃어 대표님께서 날 데리러 오셨다. 내일 즈음에는 똑바로 찾아갈 수 있으려나.


미어캣처럼 대표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5분 정도 기다렸는데 대표님께서 오셨다. 대표님과는 전날 한번 뵙고 간단하게 미팅을 진행했다. 우리는 축구 이야기를 2-3시간 동안 계속했다. <> 부분은 어제 대표님과의 이야기.

마드리드의 몽클로아 역 부근에서 대표님과 차 한잔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 화두는 '비선출 축구지도자'에 대한 고찰이었다. 비선수출신 축구지도자가 스페인에서는 문제가 전혀 안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스페인과 사정이 다르다 보니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 문제 중에 가장 큰 것이 역시 '시범동작'이다. 이로 인해, 많은 비선수출신 축구 지도자들이 한국에서 비판을 받는다. 스페인에서는 문제가 될 게 없는데 말이다. 하지만, 나도 한국에서 지도를 해야 하기에 새겨듣게 됐다. 결국, 대표님과 내린 결론은 스페인의 축구를 배우되 한국에서 지도자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최소한의 시범동작'은 나와야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표님께서는 많은 비선수출신 지도자분들과 함께 1주일에 1회 정도 씩 축구를 한다고 말씀해 주셨고 유럽 한인 축구대회에도 참가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런 것들을 계기로 비선수출신 지도자들도 자기의 몸을 만들고 연습도 해야 나중에 직접 코칭할 때 시범동작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내 설명을 듣고도 잘 따라 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또, 자격증은 '기본'이라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자격증은 정말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격이다. 기본이다. 태권도로 치면 UEFA B 자격증은 초록색 띠 정도 멘 것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곧 '그냥 시작단계'라는 의미이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게 되는 말씀이시다. '스페인에 와서 스페인 축구를 단기간이지만 정말 취해서 배우고 가자. 돌아갈 때는 많이 성장해서 돌아가자'라고 다시 한번 굳은 결심을 하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대표님께서는 스페인에 서 교육을 받되 한국에서 똑같이 할 수는 없을 거다. 다만, 그 접점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접목해서 훈련을 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다시 실습 첫날 대표님을 만난 후 차 안으로 돌아오자면, 버스를 오래 타서 그런지 머리가 띵했다. 그렇지만, 스페인에서 첫 실습훈련이 너무나 기대됐다. 배정받은 팀에는 구단 사무실도 있었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시설에 감탄했다.

드디어, 함께 하게 될 코칭스테프를 만나게 됐다. 감독은 아드릭이었고 수석코치는 에두였다. 에두가 ‘안녕’이라고 어설픈 한국어로 인사하면서 날 맞아줬다. 어설픈 말이라도 인사해 주니 참 감사했다.


<처음 받은 훈련지>

스페인팀은 모든 훈련 전 반드시 훈련지를 작성하고 전 코칭스테프가 이를 공유한다.

대표님께서 내게 종이 하나를 건네셨다. 훈련지다. 오늘 훈련할 내용이 적혀있는 훈련지. 뭔가 간지 났다.

‘간지’에 취해있는 것도 잠시. ‘아참, 나 훈련하러 온 거잖아! 집중해야지!’ 스스로 대뇌이면서 훈련지를 살폈다.

스페인어로 훈련이 설명돼 있었는데, 대표님께서 잘 설명해 주셨다. 오늘은 주말경기를 대비해서 ‘방향전환’에 대한 훈련을 한다고 했다.

상대가 주로 1-5-3-2를 사용하는데, 상대의 중앙미드필더 3명을 한 곳에 몰아넣고 다른 방향으로 공격을 전개시킨 뒤, 승부를 보려는 전술훈련이었다. 훈련의 처음 세션에서는 가볍게 몸을 풀었고 두 번째 세션에서는 피지컬 훈련을 했다. 5가지 파티션으로 나눠서 훈련을 진행했고 일정시간 동안 선수들이 수행하게 한 후 로테이션으로 돌렸다.

3번째 프로그램에서는 론도인데, 움직이면서 진행하는 론도형태를 진행했다. 그리고 조커 4명을 두고 진행됐다. 이 훈련의 중심은 방향전환에 대해 인지시키고 좁은 공간에서 빠져나와 방향전환을 할 수 있도록 집중된 훈련이었다. 마지막, 경기 상황에서는 훈련한 대로(방향전환) 진행하 돼, 골키퍼를 두고 했고 실제 경기상황처럼 방향전환이 돼도 다음 상황을 이어갈 수 있도록 플레이했다. 그리고 훈련은 마쳤다. 1시간 45분. 훈련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그리고 한 명씩 차례로 선수들이고 코칭스테프고 나에게 와서 ‘하이파이브’를 해주었다. 참 기분이 좋았다 ‘이게 스페인 식인가?ㅎㅎ’


2. 피지컬 세션

5가지 파트로 나눠서 동시에 진행한다.


1. 선수 2-선수 3 구역 수행: 뒤에서 파트너가 선수를 손으로 잡아주고 손을 가슴에 크로스해서 떨어지면서 손으로 짚는다. 그리고 일정 수의 풋쉬업 후 제자리 점프를 해준다

�햄스트링 강화 + 상체근력강화 + 하체근력강화 트레이닝



2. 선수 4-5 구역 수행: 한 선수가 공격-한 선수가 수비이다. 수비는 공격 선수가 일정시간동안 하는 모든 수행에 대해 빠르게 반응해서 따라 해야 한다.

� 민첩성 향상 및 수비반응 향상


3. 선수 3 구역 수행: 빠르게 대시하고 방향전환해서 달린다

� 스프린트 + 방향전환에 대한 피지컬 향상 트레이닝


4. 선수 6-8 구역 수행: 뒤쪽의 선수가 앞쪽의 선수의 전진을 방해한다. 앞쪽의 선수는 뒤쪽 선수가 잡아내든 뭘 하든 뿌리치고 앞으로 스프린트 해야 한다

�저항력 향상 피지컬 트레이닝


5. 선수 7, 10 구역 수행: 각각의 바벨을 일정 횟수동안 들어준다

�신체밸런스 + 상체 근력향상 트레이닝


*일정시간 동안 이 5가지 프로그램을 로테이션 돌린다.

2. 전술훈련(방향전환)


1. 구성: 파랑 7 vs 하얀 7 + 조커 4


2. 방법: 양 팀은 패스를 5번 동안 연결시키면 반대편에 있는 조커에게 패스를 연결할 수 있다.


3. 그리드: 페널티 에어라인-하프라인을 사이드라인으로 구성.


4. 훈련하는 이유: 이번 주 상대하게 될 팀은 Atletico Madrid C팀이다. 상대는 1-5-3-2 대형을 주로 사용하는데 미드필더 수가 많지 않고 이 3명의 미드필더를 한쪽으로 치우치게 한 후, 방향전환을 통해 공격기회를 창출하고자 훈련을 계획하게 됐다.


5. 코칭포인트

*1 패스 5번이라는 규칙에 매몰돼 5번만 채우면 바로 반대방향으로 패스하려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침착하게 패스길과 방법을 모색해 전개해 나가고 5번을 채우더라도 반대로 전환할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곁에 있는 동료와 협력하며 방향을 찾아나가도록 코칭


*2 비록, 빌드업과정에서의 방향전환 훈련이지만 방향전환 및 빌드업이 끊겼을 때, 즉각 압박하도록 코칭

* 3 방향전환 훈련이 목적이지만, 방향전환만 하고 끝이 아니다. 방향전환됐을 때 빠르게 동료에게 접근해 주는 것을 코칭

3. 경기상황


1. 구성: 10 vs10


2. 방법: 2번의 훈련을 실제 경기상황에 도입한 훈련이다. 2번 훈련은 방향전환이 집중적으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면, 이제 실전에서 방향전환이 되고 나서 슈팅 및 그 이후의 공격과정을 연결해서 훈련하도록 구성했다. 패스 4회를 하면 방향전환을 할 수 있다.


3. 그리드: 한쪽 엔드라인-하프라인까지


4. 코칭포인트

*1 방향전환이 잘 될 수 있게 숏패스를 주고받더라도 반대방향으로 전환되기 용이하도록 터치를 줄이기

*2 방향전환 후 세세한 상황을 말해주기보다 선수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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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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