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이기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가’라는 책은 현 ‘조세민의 풋볼레슨’ 대표님이신 조세민 감독님께서 약 10여 년간의 스페인 축구 유학을 마치시고 집필한 책이다.
여러 가지 내용이 있겠지만 책의 제목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진정한 승리’란 노력, 우정, 동료애, 겸손 등에 집중해 더 나은 축구선수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을 육성’하는 것이 스페인 축구 지도방식이라는 요지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
축구 지도자란, ‘선수’를 육성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람’을 육성해야 한다. 그래서 자신이 지도하는 유소년-청소년들이 ‘진정한 승리’를 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코치’란 길을 끝까지 함께하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이들이 좋은 인격체로 잘 성장할 수 있게 옆에서 든든히 조력해 주는 사람‘이 바로 축구코치이다.
사실, 책의 제목을 보고는 스페인축구는 왜 이기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지?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런데, 조세민 대표님의 책 마무리를 통해 위 내용과 같은 그 제목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한편, 내가 느낀 스페인축구는 어느 누구보다 '승리'를 갈망하는 축구였다. 사실, 축구를 ‘승리’ 하지 않기 위해 하는 팀이나 선수, 감독이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Las Rozas Benjamin 팀의 리치감독님을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승리를 위해 선수들의 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훈련 중에 'VAMOS'를 끊임없이 그것도 큰소리로 외친다. 스페인의 어린이들도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그렇게 하다가 리치 감독님에게 혼쭐이 난 선수도 있다. 평소에는 젠틀하고 스마트한 이미지의 리치 감독님이지만, 경기와 훈련 때는 돌변한다. 목소리도 어찌나 큰지 운동장 저 멀리서도 리치감독님이 훈련 중인지 알 정도다. 그런 리치감독님의 열정과 선수들이 마음이 맞아떨어져서였을까? Las Rozas Benjamin팀은 이날 경기로 다음 시즌 승격을 확정 지었다.
한편, Juvenile B팀의 아드리 감독님은 과묵하지만 필요한 말을 할 때는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승리'를 위해 말한다. 또한, 아드리감독님은 '승리'를 위해 팀을 매니징하는 유형의 감독님이기도 하다. 승리하는 선수단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약속을 제안하기도 한다. Las Rozas Juvenil B팀은 이상하게도 전반전에 골을 먹히고 후반전에 기어코 동점을 만들거나 역전하는 경기를 많이 펼쳐왔다. 경기내용은 짜릿할 수 있지만 한 시즌이라는 긴 기간 동안 이런 양상이면 곤란할 수 있다. 왜냐하면, 축구에서는 선제골이 무척 중요한데, 한골을 넣은 팀은 리드를 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경기를 이끌 수 있다. 실점한 상대방은 동점을 만들기 위해 라인을 올려 공격을 퍼부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해서 라인을 내려놓고 카운터 어택을 한다던가 하는 등 상대의 예상가능한 선택에 대해 다양한 카드를 낼 수 있달까?
아무튼 Juvenile B팀은 리드하는 경기를 많이 펼치지 못했다. 그래서 아드리감독님은 남은 기간 동안 3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그 경기를 승리하면 자신의 사비로 회식을 쏘겠다고 말했다. 사실, 선수단의 벌금을 모아 연말에 회식을 하는데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변화'를 '보상'으로 제시한 셈이다. 또한, 아드리감독님은 냉정하게 선수를 내치기도 한다. 팀의 코치님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아드리감독님은 '한다면 한다'라고 전해줬다. 즉, 팀을 위해 내쳐야 할 선수는 과감하게 내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드리감독님도 승리를 위해 이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참, 그러고 보니 상대에 대한 전술 분석을 통해 훈련을 준비하는 모든 것들이 ‘승리’를 위함이 아니고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