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5 어짜피 대한민국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이 다가올 무렵이다. 이제는 한국에서의 계획들을 생각해야 한다. 나는 과연 한국으로 돌아가 스페인에서 배운 철학을 제대로 연결 시킬 수 있을까?

그런데, 사실 조금의 기간으로 스페인축구 전체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말이 안되는 일이다. 그래서 우선, 한국으로 돌아가서는 '스페인 축구'에 대한 연결을 끊임없지 지속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장 내가 접하기 쉬운 라리가 경기를 챙겨보닌 일부터 스페인의 축구 교육철학과 훈련프로그램 등 필요한 많은 것들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야겠다.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스페인에서 느낀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교육해야한다는 것이다. 축구 능력 중 '보이지 않는 능력'이라면 구체적으로 '판단력'이 있다(물론 판단의 결과는 보인다). 유소년시기부터도 '판단력'을 성장케 하는 교육이 이뤄져야한다. 스페인은 이를 위해 힘쓰는 듯 하다. 반면, 한국은 눈에 띄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우선, 한국에서는 '진학'이라는 보이는 성과를 내야한다. 그도 그럴것이, 진학을 잘해서 좋은 팀에 가야 그 다음도 좋은 팀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넓어지기 때문이리라. 또한, 기술적으로도 눈에 보이는 화려한 스킬을 갖춘 선수들이 요즘 많다. 이는 눈을 즐겁게 하기 충분하다. 그런데, 화려함을 뒤로 하고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느냐고 물을 때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분명, 화려한 스킬을 익히는데도 상당한 공을 들였을 터, 그러나 실전에서 나올 수 없는 기술이라면...유소년 시절에 배운 '화려한 스킬'은 모두 소용이 없어지는 것일텐데...이는 '시간낭비'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든다.

유투브 방송 중 김신욱 선수가 이강인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장면을 본 기억이 있다. "강인이 재는 어린 나이에 프로에서 통할만한 기술들을 가지고 있지?"

화려함보단 실제적으로 프로에서 통할만한 기술들을 연습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눈에 보이는 기술은 이렇게 '프로에서 통하는'을 전제로 익혀야 한다. 결론은 '본질'을 잊지 않는 기술교육이 이뤄져야 할테다.

시스템의 차이?

한국에서 엘리트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 여기에 대회참여로 인한 합숙과 겨울 동계 합숙 등에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 엘리트 선수들이 처음 축구를 시작하기 시작하는 '선수반' 3-4학년 나이의 경우도 일주일 내내 훈련을 하기 때문에 한달에 적지않은 비용이 든다.

반면, 스페인은 1년 내내 일주일 4회 훈련을 하고 주1회 리그경기를 치르더라도 1년 내 축구로 인한 교육비용이 100만원이 채 들지 않는다.

한번 깊이 생각을 해보라.

축구에 대한 재능이 있지만 '엘리트'의 교육을 받기 위한 '경제적 가정 형편'이 안되는 선수가 있다고 가정을 해본다면 한국에서는 엘리트 축구교육을 시작조차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당장에 축구를 시작할 수 있다.

이렇게 한국의 축구교육에서는 이미 '재능'이 아닌 '경제적'인 이유로 축구 선수로 성공할 수 있는 '인재'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는 다 한국인인데...

위에 적은 글에 한국축구에 대한 현실과 비판의 감정이 담겨져 있다. 그렇지만, 비판을 위한 비판은 아니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축구지도자로 살아가야 하고 어짜피 한국의 축구계에 몸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스페인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지만 안타까운 것들이 있다.

이미 한국에도 좋은 지도자들이 나오고 있고 변화하려는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스페인에 있는 한국 지도자 선생님들은 이를 모르는 듯 하다.

한국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솔직하게 말하면 '장점'은 없고 '단점'만 듣곤한다.

근데,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어짜피 우리 다 한국인 아닌가...'하는 생각이든다.

우리는 스페인 사람이 아니고 대한민국 사람 아닌가. 그렇다면, 함께 한국 축구 현실에 대해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도 선진축구시스템과 교육 등을 어떻게 한국에 맞게 변형 및 재가공할 수 있을지를 함꼐 연구하고 나아가야하지않겠는가.

어짜피 대한민국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