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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에부는바람 Aug 30. 2024

고양이(용이)의 유품

고양이가 내게 남긴, 새벽의 중간에 날 바라보는 시간...


  고양이 용이는 우리의 첫 번째 고양이다, 고양이였다. 아마 지금도 고양이겠지만 여기에는 없다. 멀리멀리 우리를 떠났다. 이미 오년 여의 시간이 흘렀다.    

 

  고양이 용이가 떠나고 새벽 한 시에서 네 시 사이, 그 시간이 가장 힘들었다.      


  고양이 용이는, 아내가 침대로 들어가고 고양이 들녘이 그 뒤를 따르는 새벽 한 시, 거실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는 나만의 시간이 시작되고 그 얼마 후, 그제야 자신의 은둔처인 서재 방에서 나와 내게로 오곤 했다.     

 

  새벽 한 시에서 네 시 사이의 시간은 그렇게 나와 용이에게 특별했다. 고양이는 편애의 동물이고, 사실 새로울 것도 없는 사실이다. 고양이 용이는 나를 편애하였고, 그 편애가 낳은 새벽의 거듭되는 세 시간이 내게 유품처럼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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