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용이)를 추억
자신이 사랑했던 고양이는 잊을 수 있어도 자신을 사랑해준 고양이는 못잊어
때때로 고양이 용이는 출근 준비를 하는 내 바지 가랑이에 한참 부비부비를 하다가 아예 드러누워 즐겁게 바동거렸다. 어느 날은 양말에 발톱까지 꽂아가며 아양을 부리기도 했다. 원래 고양이 용이는 그런 타입의 고양이는 아니었다. 나나 아내에게 안겨서 삼십 초를 견디지 못했다. 안으려고 다가가면 도망가기 바쁜 고양이였다. 그러다 느닷없이 자신을 잊지 말기를 바라는 애처로운 고양이라도 된 것처럼 굴었다.
‘사람은 자신이 사랑했던 고양이는 잊을 수 있어도 자신을 사랑해준 고양이는 잊지 못하는 법이다.’
사실 위의 문장은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에서 발견한 ‘사람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은 잊을 수 있어도 자신을 사랑해준 사람은 잊지 못하는 법이다.’라는 문장을 마음대로 바꾼 것이다.
원래 이 문장을 읽고 처음 든 생각은 ‘여자는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잊지 못하고, 남자는 자신을 사랑해준 사람을 잊지 못하는 법이다.’ 와 같은 문장을 어딘가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 였지만 곧 고양이 용이에게로 생각이 옮겨 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