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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이 May 29. 2024

돈이 정말 많으면 뭘 하고 싶나요?

한 조사에서 “당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17개 국가 중 14개 국가는 가족(Family)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스페인은 건강(Health)을 대만은 사회(Society)를 꼽았다. 대한민국은 유일하게 물질적인 풍요(Material well-being)를 1순위로 택했다. 우리 사회에서는 물질이,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택한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오면서 재테크나 부자 되는 것에 더 큰 사회적 관심이 생긴 것 같다. 자연스럽게 그런 콘텐츠들도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유튜브를 비롯해 어떤 소셜 계정을 들어가도 재테크, 부업, 부자를 키워드로 하는 콘텐츠들이 넘쳐났다. 경제 구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왜 돈의 흐름에 관심을 갖아야 하는지 등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알아야 하는 정보들도 있지만 어떤 콘텐츠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불안감을 조장하는 자극적인 콘텐츠들도 많았다.


그런 콘텐츠들에 노출되어 있으니 내 상황이나 내가 가진 것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는데 갑자기 불행해진 기분이 들었다. 남들은 저렇게 돈을 많이 벌고 똑똑하게 불려 나가는데 나는 여태껏 뭘 했지, 10년 동안 사회생활을 했는데 벌어놓은 게 이것밖에 없네(주룩), 왜 우리 부모님은..(읍) 창피하지만 정말 그땐 그랬다. 다들 똑 부러지게 돈을 벌고 더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자산을 키워나가는데 나는 왜 그렇지 못할까. 크게 돈을 잃거나 투자에 실패한 것도 아닌,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음에도 남들과 비교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하니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정말 부자가 되고 싶은가?”


좀 웃긴 질문인 것 같지만 나는 정말로 부자가 되고 싶은 걸까 자문해 본다. 한강뷰를 보면서 아침을 맞을 수 있는 집이 있다면, 억 소리 나는 외제차를 끌고 다닐 수 있다면 순간 부럽기야 하겠지만 내가 정말로 그런 삶을 갈망하냐는 것이다.


”돈이 정말 많다면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돈이 정말 많다면 원하는 것은 물질적인 소유보다 시간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삶이다. 느긋하게 일어나 그날그날의 날씨를 살펴볼 수 있는 여유, 내가 좋아하는 차를 천천히 음미하며 내려 마실 수 있는 시간, 요가나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깨울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그때그때 제철에 맞는 재료들로 요리해 끼니를 챙겨 먹을 수 있고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면서 빈둥거리다가 잠드는 것, 가끔은 국내든 해외든 자연이 멋진 곳으로 떠나 한 달 정도 살아볼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여기까지 떠올려보니 이런 것들이 과연 돈을 많이 모아 부자가 돼야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인가 싶다.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는 없지만 일상에서 지금도 충분히 해볼 수 있을만한 것들이다. 쫓기는 마음 없이 내가 나를

위해 기꺼이 해주려는 마음과 아주 약간의 시간을 낼 수 있다면.


돈이 없어도 된다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행복한 삶을 살고 지속하려면 당연히 물질적인 필요가 채워져야 한다. 하지만 내가 꿈꾸고 원하는 행복이 뭔지도 모른 채 돈만 좇다가 정작 소중한 것들을 놓치며 살고 싶지는 않다. 그러려면 내가 ‘내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지금, 여기서 야금야금 찾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미루지 말고 오늘은 오늘의 행복을 찾아 마음껏 음미해 보기로 한다.


당신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돈이 정말 많으면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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