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회사에서 멀리 호주로 출장을 다녀오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남자는 불안해졌다. 자신이 일주일 동안 출장에 다녀오는 사이 집에 강도라도 들이닥친다면 그래서 사랑하는 돌멩이를 훔쳐 간다면 자신은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일주일이나 돌멩이를 보지 못한다는 것도 견딜 수가 없었다. 매일 곁에 있어야만 살아 숨 쉬는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돌멩이를 출장에 데려가기로 결심했다. 부드러운 자색 보자기로 돌멩이를 감싸고 자신의 캐리어에 넣었다. 비행기 안에서는 무릎 위에 올리고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함께 호주에 간다니 너무나 행복했다.
인천을 출발한 비행기는 부드럽게 창공을 날아올라 10시간 10분 뒤 호주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다.
“돌멩아, 너와 함께 호주까지 오다니 감격스러워. 오느라 많이 피곤했지?”
선호는 돌멩이를 감싸던 자색 보자기를 끄르고 연신 뽀뽀를 해댔다. 이 모습을 공항에 있는 여행객들이 이상한 모습으로 쳐다보았지만 이내 제 갈 길을 떠났다.
선호는 택시를 잡아타고 미팅 장소로 향했다. 돌멩이는 캐리어 안에 잘 넣어서 이동했다. 미팅 장소인 호텔에 도착한 후, 돌멩이를 꺼내 뽀뽀한 후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는 호주인 바이어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프레젠테이션은 성공적이었다. 이제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되었다. 그렇게 문을 나와서 돌멩이에게 성공의 기쁨을 알리려던 찰나였다. 돌멩이가 사라지고 없었다. 흐느적거리는 자색 보자기만 나뒹굴 뿐이었다. 선호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소리쳤다.
“혹시 제 돌멩이 보지 못했나요?”
“네? 무슨 돌멩이 말씀이죠?”
“여기, 제가 사랑하는 돌멩이를 잠시 기다리라고 두었는데요.”
“사랑하는 돌멩이라고요? 돌멩이를 사랑한다고요?”
그때 청소부가 다가와서 말했다.
“아, 여기 웬 돌멩이가 걸리적거리기에 바깥에 공원에 내다 버리고 왔어요.”
선호는 허둥지둥 공원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하트 모양 돌멩이를 찾을 수 없었다. 그저 발에 채이는 그저 그런 모양의 돌멩이들뿐이었다. 선호는 하늘을 향해 우악스럽게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흘렸다. 이 모습을 호주의 바이어들이 모두 지켜봤다. 결국 정신나간 사람 취급받은 선호의 기행에 협상은 결렬됐다. 회사에서도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