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정말 돌을 사랑한 게 맞나요? 연인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고요? 돌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돌은 언제 편히 잠드는지, 돌은 언제 행복해하는지 모르세요?”
“그런 건 관심 없어요. 저는 그저 돌이 제 옆에 있어 주기만 하면 돼요.”
“그래서 돌이 떠난 건 아닐까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에게로요.”
“저는 진정으로 돌을 사랑했어요. 매일같이 제 곁에 두었다고요.”
“정말 사랑한다면 돌이 언제 행복한지 어떻게 해주면 좋아할지를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요? 사랑은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거예요. 어쩌면 이전 여자 친구들이 떠난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요? 소유하려 들기보다 상대방에 대해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말을 들은 선호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알아간다고요? 왜 그래야 하죠?”
“네? 사랑한다면서요. 사랑한다면서 상대방에 대해 모르면 어떻게 맞춰갈 수 있죠?”
“무엇을 맞춰가나요?”
“사람은, 그러니깐 돌도 마찬가지죠. 각기 다르잖아요. 서로 다른 두 분이 만나 사랑을 하려면 맞춰가는 게 필요하죠. 예를 들어 한 사람은 매우 감성적인데 한 사람은 반대로 매우 이성적이라면... 서로 이해하기 힘들 테니깐요.”
“하지만... 제가 어릴 적 배운 바로는... 부모님은 제게 사랑은 딴소리하지 않는 거라고 했어요.”
“네? 그게 무슨 뜻이죠?”
“저는 순종해야 한다고만 배웠어요. 그러니깐... 내 여자친구, 내 돌도 나한테 순종하는 게 맞지 않나요?”
“아니요. 그건 존중이 없는 거죠. 사랑은 배려와 존중이 필요해요. 그러기 위해선 상대를 잘 알아야 하고요.”
“흐흐흑.”
갑자기 선호는 또다시 펑펑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돌은… 이전 여자 친구들은… 지금 다른 사람 곁에서 행복할까요?”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났다면요. 이런 질문을 한 것 자체가 한 뼘 성장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에 또다시 인연을 만난다면 존재 자체를 귀하게 여겨주세요.”
선호는 골똘히 생각했다. 존재 자체를 귀하게 여겨라는 말에 목이 메어 마음이 아팠다. 자신은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귀한 존재가 되어본 적 없는 거 같았다. 이런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있을까. 나는 정말 사랑을 해본 적이 없을까. 나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뺨에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