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경쟁적인 분위기, 성차별적인 조직 문화, 공정하지 못한 평가 시스템 등. 또한, 여성이 뛰어나면, 운이나 다른 불공정한 혜택이 있었을 거라고 깎아내리는 문화가 만연하다. 성과를 내도 인정받기 어렵고, 때로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것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열심히 했지만, 내 공이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기도 했고, 때로는 무능한 상사 아래에서 억울함을 참아야 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치료를 받으며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첫째, 성과급 평가에서 S등급을 받고, 영재학급 강사가 되었다. 직장 상사한테 좋은 평가를 받으면 꼭 질투하고 업무와는 상관없는 사적인 문제로 본질을 흘리며 헛소문을 퍼뜨리고 괴롭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일련의 경험들로 나는 직장에서는 친밀한 관계를 맺지 않기로 결심하게 됐다. 직장에서도 친한 사람들을 만나고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는 조금만 틈을 보이면 바로 공격의 대상이 되어서 공적인 관계만 유지하니깐 평가가 좋아졌다. 집단주의 문화가 심한 환경에서 의사 선생님의 지지가 도움이 되었다. 건강한 개인주의는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둘째, 브런치 글이 인기 글이 되었다. 현재 브런치 총 조회수가 272,000회가량 된다. 브런치글이 핫글에 여러 차례 올라서 매일 수천 명씩 방문하기도 했다. 작가로 성장하는데 의사 선생님의 다정한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직접 내가 쓴 글을 보여드리기도 했다. 내 글을 평가절하하고 무시한 사람들 틈에서 의사 선생님의 칭찬이 큰 자신감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셋째, 상처를 치유하고, 시인, 동화 작가가 되었다. 의사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한창 계절제 대학원을 수강하고 있었다. 공부하느라 힘들었지만, 의사 선생님의 지지와 격려 덕분에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우연히 출판사와 연이 닿아서 오디오북 동화도 출간했다. 그리고 마음 치유하기 위해 꾸준히 썼던 시를 통해 등단해서 시인이 되기도 했다. 내가 망설이고 주저할 때 용기와 격려를 불어넣어 주신 의사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넷째, 외국인 친구를 다시 사귀게 되었다. 오래전에 펜팔이 끊겨서 아쉬워만 하고 있었는데, 의사 선생님의 얼마든지 지금도 다시 해볼 수 있다는 말씀에 용기를 내어 슬로울리 앱을 설치하고 다시 펜팔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가끔씩 부정적인 충고로 일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의사 선생님은 긍정적인 조언을 잘해주셔서 힘이 난다.
다섯째, 의사 선생님처럼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의사 선생님은 정말 단단하시고 커다란 나무 같으시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살면서 좋은 일들만 있진 않았겠지만, 겉으로 보기엔 단단해 보이는 의사 선생님이 대단해 보인다.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안식처 같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병원에 다닌 지 햇수로 오래되어서 내가 병원에 안 가고 잘 살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내가 너무 의존적인 건 아닌가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내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아무도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때 구명보트가 되어주셨다. 덕분에 이만큼 버티고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앞으로도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 더 많이 건강해져서 의사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와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