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의 기쁨을 아이들에게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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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죽기보다 공부가 싫었던 시절이 있었다. 바로 고등학생 때였다. 수능 공부는 지겹고 숨 막혔다. 새벽같이 등교해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돌아오고, 또다시 영어 듣기를 들으며 잠드는 날들의 반복. 그렇게 겨우 대학에 합격했지만, 그 뒤로도 끝없는 공부의 굴레는 이어졌다.


그때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공부라는 게 왜 이토록 강압적이고, 획일적이며, 생각할 틈도 숨 쉴 틈도 주지 않는 건지. 그래서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다시는 공부 따위 하지 않겠다!


하지만 인생은 참 묘하다. 진짜 공부의 재미를 알게 된 건, 오히려 그 이후였다. 내가 공부 방법을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구나— 그렇게 깨달았다.


그래서인지, 한때의 나처럼 "공부 열심히 했다"는 것을 일종의 훈장처럼 여기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이제 나는 안다. 공부는 훈장이 아니다. 그 자체로 앎을 알아가는 희열이다. 기쁨이고, 행복이다.


공부는 억지로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즐겁고 빠져들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는 일이다. 좋아서 하는 공부는 절대 힘들지 않다. ‘하기 싫은 공부’는 있어도 ‘즐거운 공부’는 애써 버틸 필요조차 없다. 결국 공부란, 내가 알고 싶고,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기는 것을 탐구하는 과정이니까.


요즘 내가 푹 빠져 있는 분야는 문학과 영어다. 시, 동화, 소설 등 모든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문예창작 영재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영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 해외 펜팔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온라인 강의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실력을 확인하고 피드백 받는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있다. 역사, 예술, 만화 등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얻고 글에 녹여내고 있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힘들다기보다는, 노력할수록 내가 성장하는 걸 느끼기 때문에 더 즐겁다. 배우면 배울수록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알게 된다. 정말 그렇다. 많이 알수록 겸손해진다. 아무것도 모를 땐 내가 제법 아는 줄 착각하고 오만해지기 쉽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처럼, 나는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다.


나는 아이들에게도 “공부가 내 취미야”라고 말한다. 그럼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선생님 거짓말이죠?” 하며 웃는다. 공부가 그만큼 아이들에게는 멀게 느껴지는 단어다.


하지만 바란다. 나와 함께한 1년 동안 아이들 마음속에도 언젠가는 ‘공부가 재미있는 것’이라는 감정이 뿌리내릴 수 있기를.


공부는 성적을 잘 받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궁금한 것, 호기심이 생긴 것, 세상과 부딪히며 알아가는 모든 과정이 공부다.

그리고 교사는, 바로 그 과정을 함께 보여주는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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