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안의 작은 프랑스 식당

쁘띠 빠리

by 루비

쁘띠쁘띠 쁘띠쁘띠 피노키오♬


프랑스에 가보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샹송. 파리 바게트 광고 음악으로 쓰여서 유명해졌다. 쁘띠는 프랑스어로 ‘작은’이란 뜻이다. 오늘은 바로 가평 안의 작은 프랑스, <쁘띠 빠리>를 다녀왔다. 쁘띠 빠리는 프랑스식 레스토랑으로 버스를 타고 경춘선을 타러 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간판이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와 시간 날 때 꼭 가봐야지 한 게 엊그제였다. 그리고 오늘 퇴근하자마자 차를 몰고 <쁘띠 빠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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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발견한 쁘띠빠리 간판(왼), 쁘띠빠리 건물 정면(오)

음식점 안에 들어가니 카운터에는 프랑스인 아저씨 한 분이 계셨다. 한국어를 하지 못하시는 게 아쉬웠지만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5년 전 프랑스 파리 여행을 떠올리게 했다. 파리 여행 당시 몽마르트르 언덕 위 샤크레쾨르 성당으로 가는 도중에 한 카페에 들려서 커피를 마셨는데 마치 다시 그곳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식탁의 모양과 색깔도 제각각이고 한쪽에 자리한 철제 에펠탑 모형과 와인 거치대가 바토무슈를 타고 세느강을 유람했던 추억으로도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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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

메뉴판을 보니 프랑스 여행 당시에도 맛보지 못한 에스카르고(프랑스 전통 달팽이 요리)가 있었다. 하지만 달팽이를 먹는다는 건 나에게 뭔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감바스는 얼마 전에 먹기도 했고 토마토소스 볼로네즈 파스타도 먹고 싶었지만 결국 나는 시그니처 메뉴, 쁘띠 파리 수제버거를 골랐다. 100% 소등심에 수제 번, 아메리칸&스위스 치즈, 캐러멜 라이즈 어니언이 재료로 들어간다고 적혀 있었다. 스프라이트 음료와 함께 감자튀김이 한 세트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참 생경하게도 음악을 안 틀어주는 음식점은 오랜만이란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식 레스토랑에 왔으니 프랑스 음악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멜론 앱을 켜고 샹송을 검색했다. 자동 검색어에 샹송 베스트 100 모음집이 떠서 선택하고 음악들을 차례차례 들어봤지만 귀에 꽂히는 노래는 없었다. 그래서 다시 샹송 키워드로 검색하니 피노키오라는 제목의 노래가 보였다. 제목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서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자동으로 재생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노래를 재생시키니 내가 생각한 바로 그 노래였다. 다만 피아노 연주곡이어서 다시 유튜브 앱을 켜고 Daniele Vidal의 Pinocchio를 검색했다. 문득 가수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다니엘 비달은 프랑스 식민지였던 모로코 출생으로 프랑스에서 모델과 가수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한 일본 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일본으로 가서 활동하고 일본 음악가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고 한다. 또 어떤 유튜브 영상에서는 정작 한국에 사는 젊은 프랑스인들은 이 노래를 잘 모른다고 하여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노래가 1970년에 발표된 곡이라 더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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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빠리 수제버거 세트(사진을 근사하게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음악을 듣고 주변을 관찰하며 생각에 골몰해있으니 어느덧 쁘띠 빠리 수제버거가 나왔다. 모양은 메뉴판에 있는 사진 그대로였다. 한 입 베어 먹으니 양파 드레싱 소스의 상큼한 맛이 느껴져 좋았다. 100% 소등심이라는 잘게 다져진 패티의 씹히는 맛과 상추와 치즈의 조화도 달콤했다. 이 즐거움을 혼자서만 누린다는 게 아쉬웠다. 내 마음을 아는지 창틀 주위 앵두 전구들이 더욱더 환하게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감자튀김과 스프라이트까지 다 없어지자 잠시 분위기를 즐기고 자리를 일어섰다. 프랑스 전통 음식이 많진 않았지만 한껏 프랑스에 온 것 마냥 취할 수 있어서 잠시 잠깐이나마 파리지앵이 된 기분이었다. 해가 막 지고 있을 때 왔는데 어느새 주위는 어둑어둑했다. 들어올 때는 몰랐는데 밖에 테라스와 바비큐 가든도 있었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요즈음이지만 어서 위드 코로나가 되어 밖의 테이블들이 다시 왁자지껄 웃음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



https://youtu.be/_s0DHwhNxak 멜로디와 가사가 매칭이 안되는 사랑스러운 샹송, 피노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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