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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Sep 09. 2019

내가 정말 그곳을 여행했었나?

아직도 꿈만 같은 여행의 순간들

런던의 명물, 빅벤과 빨간색 이층버스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로 이어진 16박 17일간의 여행.


너무나 행복했던 시간들.


영국에서는,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수많은 공원에 감탄감탄하며 계획 일정보다 하루 더 있었다. 처음 런던에 도착했을 때는 9박 10일째 여행중인 여행자에게 '런던에 볼 게 그리 많나요?'라고 묻던 나였다. 그런데 정작 나는 3박 4일 일정이 모자라서 하루 늘려 4박 5일을 머물렀는데 그 시간이 어찌나 짧게 느껴지던지. 리젠트 파크, 그린 파크,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다녀왔지만 하이드 파크와 리치몬드 파크를 못간 것이 못내 아쉽다. 여행 중 길을 잃어 당황하기도 하고 갑자기 배가 너무 고파 울음이 터질 것만 같은 순간을 겨우 참기도 했었지만, 그럼에도 잘 견디고 지나서 그 다음 여행지 파리로 도착한 그 순간이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밤을 달려 다음날 새벽에 도착한 프랑스 파리에서는 첫날, 숙소를 찾아 헤매던 나에게 다가온 따뜻하고 친절했던 한 프랑스 남자를 잊을 수가 없다. 내가 민박집 사장님과 연락이 안되어서 당황하며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꺼내놓자 황급히 소매치기 당한다고 얼른 집어넣으라고 친절히 알려주신 카페 사장님에게선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세느강변에서 만난 키스하는 연인들, 로댕 미술관에서의 한적하고 유유자적했던 시간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내려다 본 파리시내의 풍경들 하나하나가 각별한 순간으로 남아 기억에서 지워지지가 않는다.

베네치아에서 만난 가면들

스위스에서는 청록빛 수면이 연신 감탄을 자아냈고, 군데군데 상점에서 마주친 알프스 소녀 하이디, 뻐꾸기 시계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나 평온하고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여기가 바로 지상천국이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이탈리아에서는 베로나,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로 이어지는 기차로 이동하는 여정에 즐거우면서도 출국날이 가까워온다는 생각에 아쉬움은 늘어만 갔다. 베네치아에서 만난 화려하고 아름다운 가면들,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서 봤던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로마의 콜로세움과 바티칸 시국 등 볼거리도 많고 배울 것도 많은, 다시 또 오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아, 또가고 싶다.

여행이 이렇게 행복한 것인줄을 그전에는 이렇게까지 못느꼈던 것 같다.

유럽이기에 가능했던 설렘과 행복과 휴식의 시간들, 순간들.


조만간 다시 느껴보고 싶다. 그 때는 훨씬 더 긴 일정으로.

모네가 살았던 지베르니, 오랑주리 미술관도 가보고 싶고,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의 흔적들도 찾아 헤매고 싶다. 피렌체에서 미처 다 보지 못한 두오모 성당도 올라가보고 싶고 신곡을 쓴 단테의 생가도 꼭 가보고 싶다. 밤에 잠깐 들르고 온 로마의 콜로세움도 제대로 둘러보고 싶고, 다음번엔 연인과 함께 여행가서 스페인 계단에서 로마의 휴일 영화 속 장면도 흉내내보고 싶다. 아직도 경험해보지 못한 게 너무나 많다. 


그러기 위해선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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