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만난 그림 및 조각상
교과서나 도록에서만 봤던 예술품을 실제로 본다는 건 꽤나 신나고 설레는 일이었다. 평면의 사진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입체적인 면을 다각도로 볼 수 있다는 점도 한국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 2016년 여름에 떠났던 유럽여행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보고 싶었던 작품 포함) 예술품들을 12점 소개한다.
1) 제일 먼저 본 고흐의 해바라기
★실제로 보면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한 해바라기 꽃잎 한 장 한 장의 입체감이 실제 해바라기 꽃보다 더 정열적으로 느껴진다.
2)역시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밀밭
★먼저 유럽여행을 다녀온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이 그림 엽서가 있었는데 고흐 그림치고 너무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아니었다. 생생한 붓의 터치감이, 밀밭과 사이프러스나무의 모습을 생동력있게 화폭에 담아내고 있었다.
3)고흐의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고갱과의 격렬한 논쟁 끝에 자신의 귓불을 면도칼로 잘라낸 고흐. 그의 끝없는 고독과 소용돌이치는 내면을 잘 묘사한 그림이 아닌가 싶다. 그의 불안정성을 사랑한다.
4)삼엄한 감시 속에 보게 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정작 가까이에서는 볼 수 없는 그림. 엄청난 인파 속 에워싼 울타리 너머 유리 보호막을 투사하여 간신히 보게 된 모나리자 그림. 꽤나 고생해서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얼굴 표정은 정말 온화하고 신비롭다. 눈썹이 없는데도 왜 이상하지가 않을까?
5)아름다운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밀로의 비너스상
★실제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꽤나 감동적이었던 밀로의 비너스상. 아름답고 고혹한 자태, 더불어 약간 살찐 모습이 지금의 내 몸매에도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무튼 아름답다. 세밀한 옷의 묘사가 일품이다. 어마어마한 8등신의 황금비율.
6)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로댕의 지옥의 문
★실제로 보면 더 크며 생생하게 살아있는 수많은 군상들의 세밀한 묘사가 놀라움을 자아낸다. 가운데 상부에 위치한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이 인상적이다.
7)starry starry night,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제일 좋아하는 그림은 뉴욕 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별이 빛나는 밤에이지만, 그 대신으로 본 이 그림 또한 감동 그 자체였다. 밤, 별, 강이 조화를 이루며 빛나고 있는 아름다움. 마치 아를의 강변에 직접 와있는 느낌을 선사해준다.
8)아름다운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비너스가 탄생하는 순간이라니 경이롭다. 조가비 위에 서 있는 모습이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다. 정말로 아름답다는 말밖에 감탄사가 나오질 않는다.
9)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
★솔직히 이 그림은 유명하다고해서 찾아가 봤지만 잘 모르겠다. 감히 내가 평할 입장이 아니다.
그 밖에 고흐의 정오의 휴식, 밀레의 이삭줍기, 만종 등이 기억에 남는다. (예술의 전당 오르세 미술관 전에서 다시 만난 정오의 휴식과 이삭줍기)
그리고
샤를 드 투른느민의 아프리카의 코끼리Elephants d'Afrique도 인상적이었다. 이것은 순전히 내가 동물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노을 진 풍경 또한 눈물겨울 정도로 아름다운데 지구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아프리카 사막에서 물을 찾아 떠나는 코끼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정말 아름답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
또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L'Origine du monde도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한국의 TV프로그램 어디에선가 우연히 본 기억이 얼핏 났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충격. 몇 번째 룸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입구 문쪽에서 바라보면 바로 정면에 위치하고 있다. 상당히 외설적인 데 작가 본인은 이상화 된 누드작품에 대한 반감으로 이 작품을 제작하였다고 한다. 역시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작품,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바티칸 내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 벽화라고 하는데 짧은 반바지 차림으로 가 들어갈 수가 없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또 해야할 이유가 생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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