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있는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것일까?
마치 시간이 손으로 잡히지 않는 노란 나비처럼 날아가는 것 같아.
시간은 잡히지 않지만 순간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
너랑 있으면.
가끔 문득 어떤 이미지가 머리에 떠오르곤 해.
그건 추억도, 기억도 아닌 순간이야.
얼마 전에는 우리가 같이 파주로 멀리 드라이브를 떠났을 때 있잖아.
가는 길은 멀었고, 날씨는 더웠지.
다행히 평일이라 사람은 많지 않았어.
우리는 멀찍이 차를 세워놓고 한 카페에 들어갔지.
바깥과 다른 시원한 공기와 맛있는 빵 냄새가 나는 카페에서 우리는 마주 보고 앉아 말없이 커피를 마셨어.
너는 노트북을 꺼내 일을 하고 있었고,
나는 몇 년째 묵혀두었던 책을 읽었어.
그 순간이 떠올랐어.
마주 보고 앉아 조용히 커피를 마시던 그 찰나 같은 순간 말이야.
분명 우리는 각자 할 일을 하고 있었는데 왜 그 순간이 나는 생각이 났을까?
참 그때 너와 함께 있는 시간이 좋았구나.
지금은 노란 나비처럼 날아간 그 시간, 그 순간이 참 따듯했구나 싶어.
그 순간이 너무 아름다워서 살짝 마음이 아리기도 해.
그런 순간들을 두 손 넘치게 만들어줘서 너무 고마워.
힘든 시간을 지날 때마다 그 순간들을 떠올릴게.
그러면 어떤 힘든 일도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아.
너에게도 그런 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날아가버리는 함께한 시간들이 많은 순간을 남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