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패딩턴처럼 살아도 될까?

by 주영

우연히 TV를 보다가 패딩턴2라는 영화를 보았다. 곰돌이가 나오는 귀여운 영화라 조금 유치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마지막 엔딩이 끝나고 폭풍눈물이 쏟아졌다. 이렇게 따뜻해도 되는건가. 이런 따뜻한 마음을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다.


우리도 처음 세상을 만난 아기 때는 때묻지 않는 순수한 마음을 갖고 세상을 바라본다. 착한 행동을 하고, 나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배운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어른이 되기 전에는 그렇게만 하면 칭찬받을 수 있고, 그렇게만 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어린시절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쫓다가는 실망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헷갈린다. 내가 그동안 옳다고 여기던 것들이 옳은 것이 아닌 건가. 그럼 나는 그동안 뭘 배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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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패딩턴에 나오는 곰돌이 패딩턴은 부모와도 같은 루시이모의 올바른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며 살아간다. 패딩턴의 이런 선한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봐주는 주변사람들 덕분에 패딩턴은 자신이 가진 장점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패딩턴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삶의 영향력을 받는다. 물론 패딩턴이 좋은 마음을 가지고 했어도 결과가 좋지 않거나, 엉뚱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패딩턴은 어떤 일이든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고, 배려하고, 존중하고, 사람들의 좋은 면을 바라볼 수는 있는 순수한 시야를 가졌다.


가끔 이런 긍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실수도 잘하는 캐릭터를 보면 사람들이 이런말을 한다. 현실에서 저러면 민폐캐릭터라고. 맞다. 현실에서 영화처럼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는 없다. 사회속에서 하는 업무란 실수가 없어야 모두가 편하게 일할 수 있고, 실수를 했더라도 모든 실수가 영화처럼 잘 해결되리란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무 각박해진 사회의 분위기가 안타깝다. 착한 마음을 무시해도 된다는 것으로 여기는 사회풍토가 답답하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는 속담이 있는데 치열한 현대사회 속에서 과연 이말이 잘 통하는지는 의문이다. 곱게 말해도 배로 거칠게 되받아치는 경우가 있고, 자신의 이익을 위할때만 곱게 받아치는 부류도 있다. 친절하면 오지랖이 넓다고 판단하기도 하고, 내가 베푼 호의가 타인의 시선에 의해 평가받고 오해를 받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사회속에서는 긍정적인 면을 보기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혹시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 건네는 호의를 뒷통수 맞을지도 모르니 항상 경계하고, 관계속에서 이것저것 상황을 조합해 잘 판단해야 하고, 업무속에서 아무리 옳은 말이나 방향이라도 조직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면 눈치껏 잘 풀어가야 하고, 호구처럼 보이지 않게 적당히 관리도 해야 하고, 너무 스스로를 다 내보이지 말고 포장도 잘해야 하고......

현대 사회를 살다보면 너무 신경 쓸 게 많다. 어릴 때 배우던 단순한 도덕적 지혜만으로는 현실을 편하게 살기란 어렵거니와 상처를 받기도 쉽다.


영화속 패딩턴처럼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아무것도 재지 않고 그냥 계산없이 진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라면 얼마나 좋을까. 영화 속처럼 현실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선한 사람들이 훨씬 많은 사회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서로의 긍정적인 영향에 힘입어 많은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훨씬 높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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