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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의진 Feb 01. 2021

양궁 #1 활의 나라에 딱 맞는 체육 수업

과정중심평가 맥락의 체육 교과 양궁 수업 설계하기

 양궁(洋弓, Archery)

  대한민국이 가장 잘 하는 스포츠 종목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서 우수한 역량을 보여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축구하면 브라질, 탁구하면 중국이 떠오르는 것처럼 특정 국가가 특정한 종목에서 압도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는 사례가 있다. 이것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다양한 문화적 요인들이 축적되어 만들어지는 역사다. 우리나라에게 이런 종목이 있는데, 바로 양궁이다. 대한민국하면 '신궁의 나라'라고 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양궁을 경험해 본 사람의 비율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른 종목에 비하여 학교체육이나 생활체육을 통하여 양궁을 경험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궁 수업을 연구하고 실천해 본 교사들은 하나같이 양궁 수업의 교육적 효과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양궁 수업의 사례가 적극적으로 공유되고 양궁 수업을 위한 다양한 장비들이 대중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코로나 국면의 블렌디드 수업, 과정중심평가의 맥락, 정적인 스포츠를 통한 집중력 향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 양궁 수업이 확산되고 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양궁 수업의 확산을 기대하며 양궁 수업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글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이 글은 '좋은체육수업나눔연구회 제13회 갈라쇼(2019.4.13.)'의 발표를 위해 제출했던 원고를 바탕으로 다시 작성한 내용입니다.



과정중심평가의 개념: 수행평가와 과정중심평가


과정중심평가 -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기반한 평가계획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교육부, 2017).


과정중심평가와 수행평가의 개념 (출처: 교육부, 2017. 과정을 중시하는 수행평가 어떻게 할까요)


  교육부의 설명에 따르면 수행평가를 말 그대로 제대로 하기만 하면, 그것이 바로 과정중심평가이다. 기존에 단순한 실기평가만을 고집했던 체육 교사가 아니라면, 과정중심평가의 맥락을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수행 과정의 기록 (출처: 교육부, 2017. 과정을 중시하는 수행평가 어떻게 할까요)


  과정중심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행 과정의 기록이라고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의 학습을 관찰하고 기록하여 학생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를 하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교과에서는 종이 학습지, 개인별 학습노트 등의 형태로 자연스럽게 학습기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체육 교과에서는 학생들의 학습 기록을 수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체육 교사들의 고민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체육 교과의 평가에 대한 외부의 인식


  학교에서 다른 교과 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체육 교과의 평가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비슷하다. 한 학기에 한 두 차례 수 십명의 학생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 순서대로 엄격한 통제상황 하의 실기평가를 하고, 학기말에는 지필고사를 통해 경기규칙 등의 지식을 암기하고 있는지를 평가했다고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데 원래부터 운동을 잘 하는 친구들이 연습도 안 하다가 마지막 평가에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을 보며 좌절했던 경험, 농구 골대의 높이를 왜 센티미터 단위로 외워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던 경험 등 좋은 기억은 많지 않은 듯 이야기하기도 한다. 다양하고 수준 높은 현재의 체육 수업을 경험해보지 못한 아쉬운 세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적어도 평가에 있어서만큼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교과 교사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현재의 체육 교과처럼 다양한 평가가 적용되고 있는 교과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체육 교과는 말 그대로 체.덕.지. 모두를 다루고 있고, 현대사회의 가장 대중적인 문화인 스포츠를 다루고 있기에 내용도 다양하고 평가도 다양해지고 있다. 경기력을 평가하는 방법, 경기기능을 평가하는 방법, 기록을 비교하여 향상도를 평가하는 방법, 스포츠 종목의 이해도를 평가하는 방법, 창의력을 평가하는 방법 등 너무나도 다양한 주제의 평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체육 교과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과정중심평가는 새로운 개념이 아닐 것이다. 과정중심평가의 맥락에서 체육과 평가방식을 재해석하여 체육 교사들이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안내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맥락에서 2018~2019년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는 과정중심평가 연수를 모든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체육 교과의 평가: 체육 교과의 학습기록


  지금까지 대부분의 체육 교과 수업에서 학습의 기록은 상징적인 숫자 또는 기호로 남겨졌다. 학생들이 신체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 또는 공 등의 물체와 소통하는 매우 복잡한 수행의 결과의 기록이었다고 하기에는 압축적이고 상징성이 너무 큰 기록이었다. 예를 들면, 높이 뛰기 수업의 결과는 학생이 넘는데 성공한 높이의 숫자 단위로 기록되었는데 이 숫자에는 이 학생이 어떤 동작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구사하였는지, 몇 번의 시도 끝에 넘었는지 등의 내용은 포함되지 못하였다. 열정적인 교사들은 보다 실제성 높은 기록, 학생의 진정한 성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세분화된 체크리스트, 동료평가 등을 활용하려고 노력해 왔다. 하지만, 학생의 순간적인 퍼포먼스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전문성과 관찰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누구나 쉽게 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체육 교과에서 문자 기록보다 실제성 높은 영상 기록이 손쉽게 가능해진 것이다. 대부분의 교사와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손 안의 컴퓨터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너무나도 쉽게 영상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영상 기록은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을 돕는 역할을 수행할 정도로 체육 교과에서 중요한 형태의 기록으로 인정받고 있다. 교사들이 영상 형태의 학습기록을 활용하는 방법을 잘 설계하여 평가에 적용할 수 있다면 보다 타당하고 실제성 높은 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과 원격수업의 전면 도입으로 영상기록을 활용한 평가방법은 공식적으로 인정되었다. (출처: 교육부)




기록 도전과 과정중심평가 : 양궁


  2015개정 체육 교육과정에서는 ‘기록 도전’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기록 도전은 속도나 거리의 한계에 도전하여 최상의 운동 수행 능력을 발휘하는 활동으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한 노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과 타인의 기록을 극복하기 위한 과학적인 연습과정과 기록비교를 통해 자신의 기량을 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활동이 되도록 한다.”


기록도전 영역의 성취기준 및 성취수준 (출처: 2015개정교육과정 체육과)


  2015 개정 체육 교육과정에서 ‘도전-(나)기록 도전’ 영역 신체활동의 예시로 트랙경기, 필드경기, 경영, 스피드스케이팅, 알파인스키, 사격, 궁도, 볼링, 게이트골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스포츠 종목들의 공통점은 명확한 단위로 정의되는 기록을 바탕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해 나간다는 것이다. ‘보다 아름다운 동작을 만들어낸다.’와 같은 추상적인 목표가 아닌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록을 사용하기 때문에, 학생의 입장에서 자기주도적인 목표설정과 학습계획 수립이 용이한 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학습의 과정과 기록을 중시하는 과정중심평가를 체육과 기록도전 영역의 교수학습방법과 평가에 적합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과정중심평가를 실천하기 가장 용이한 영역이 바로 기록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양궁 수업은 학교의 체육 학습환경으로 인하여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양궁은 국가교육과정의 신체활동 예시로 언제나 포함되어 왔다. 궁도 또는 양궁이라는 이름으로 사격과 함께 거의 대부분의 교과서에 포함되어 있었다. 양궁 수업의 근거는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국가교육과정 문서 상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여기서는 30여년 전이었던 1992년에 고시된 '제6차 교육과정'부터 간단하게 살펴본다.


제6차 교육과정: 체육과 - 개인 및 단체 운동 - 개인운동 - 기록운동 - 궁도


제7차 교육과정 : 체육과 - 개인 및 단체 운동 - 궁도


2007개정교육과정 : 체육과 - 도전활동 - 표적/투기도전 - 양궁


2009개정교육과정 : 체육과 - 도전활동 - 기록도전 - 국궁, 양궁


2015개정교육과정 : 체육과 - 도전 - 기록도전 - 궁도




양궁 수업의 실제: 양궁 수업의 목표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양궁은 대한민국 중등학교 체육 교과 교육과정에 오래 전부터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활을 다룬다는 것은 동양문화와 서양문화를 막론하고 중요한 기능으로 여겨져 왔으며, 어떻게 다루어야 안전하고 효과적인가에 대한 연구 역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져 왔다. 스포츠문화 측면에서도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전통이 있어, 체육 교과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학교 현장에서는 공간과 교구의 준비가 어렵다는 점과 안전상의 우려 등으로 널리 실천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실내 양궁 경기가 발전하고, 양궁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양궁 까페’처럼 같이 양궁을 손쉽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등으로 실내 체육활동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이 시점에 양궁은 좁은 공간에서 체육 교과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나는 양궁 수업을 준비하면서 세 가지 목표를 설정하였다. 첫째, 정적인 스포츠의 체험을 통해 자존감과 집중력을 향상시켜주고 싶었다. 양궁은 구기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활동적인 학생들보다, 진중하고 우직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잘 하는 경우가 있다. 스포츠에서의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성공경험을 통한 자존감을 심어주고 싶었고, 집중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둘째, 양궁이 안전한 스포츠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주고 싶었다. 안전한 도구와 장력의 조절 등의 간단한 방법으로도 학교 체육 수업에서 안전한 양궁 수업이 가능하기에 학생들에게 양궁에 대한 진입 장벽을 없애주려 노력했다. 셋째, 양궁의 매력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내 몸을 스스로 조절(control)하는 느낌, 아름답게 날아가는 화살, 과녁판에 박히는 화살의 짜릿함 등 다양한 양궁의 매력을 직접 느껴보게 해 주려고 노력했다.




양궁 수업의 실제: 어떻게 평가를 할 것인가?


  양궁 수업을 설계하면서 크게 두 가지 고민을 했었다. 첫째, 어떻게 하면 진정한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가의 고민이었다. 양궁이라는 스포츠의 경기방식은 계속해서 변화하였다. 모든 선수가 함께 기록으로 경쟁하던 방식이 의외성이 없어 승부가 예측이 쉽다며, 일대일 승부를 도입하여 의외성 있는 결과를 기대하도록 바뀌었다. 이렇게 경기방식이 다양하게 변화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양궁은 국제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 비결은 국제대회 경기방식의 변화와는 반대로, 대한민국 양궁 선수들을 선발 할 때 일정한 기간 동안 꾸준하게 우수한 기록을 쌓은 선수들을 대표로 선발해 왔기 때문이다. 학교 체육 수업의 양궁 평가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면 좋은 평가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둘째,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동기부여 할 수 있을까의 고민이었다. 많은 기록을 수집하여 평가에 반영하게 되면, 수업 초기에 좋은 기록을 얻지 못했던 학생들이 후반부에 포기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자료 수집의 기간이 길면 길수록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짧게 끊어서 생각해보면 한 두 번의 실수가 전체 기록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방법은 존재할 수 있다. 각 차시별 학습의 기록을 수집할 때 기술적으로 실수의 영향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할 필요성이 있다.


  양궁 역시 다른 체육 교과의 학습내용과 마찬가지로 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활을 쏘는 시간을 많이 주는 것이다. 즉, 양궁 수업을 운영하는 교사는 실제체육학습시간(ALT-PE)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조화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많은 학생이 제한된 공간에서 한정된 자원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어떻게 수업을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는 가장 중요한 교사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하게 수업을 구조화하는 것을 넘어, 과정중심평가 맥락에서 평가도구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와도 연계되어야 한다. 2019년 양궁 수업을 설계하기 위한 관련요소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2019년 중학교 1학년 양궁 수업 설계를 위한 관련요소 분석 결과


  양궁 수업은 무용실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하였으며, 학급당 인원에 맞추어 적어도 1차시 안에 1인당 10발 정도의 사격은 가능하도록 공간과 모둠별 로테이션 시스템을 조직하였다. 특정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양궁 수업을 하지 않고, 봄철 미세먼지와 장마철 우천 등을 대비하여 주 1회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학습공간의 구체적인 설계는 다음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구성이었다.


양궁 수업을 위한 공간구성 사례


  평가의 설계 단계에서 고민한 것은,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좁은 공간에서 양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활과 화살 등 장비의 수, 그리고 공간의 크기를 고려하면 동시에 활을 쏠 수 있는 인원은 5~6명이었다. 장비의 문제로 수업이 중단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여유분 등을 고려하여 동시에 활을 쏘는 인원은 5명으로 계획하였다. 수업의 준비와 정리를 고려하여 학생들이 활을 쏘고 기록을 정리하는데 30~35분을 사용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판단이었다. 한 학급 25명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역할교대 및 화살회수 등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면 1명이 활을 쏘고 기록을 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5분 정도였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수업을 계획하였다.


중학교 1학년 양궁 수업의 차시별 설계


  평가도구의 설계에서 중요한 부분은 영점사격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영점사격 시 점수가 실제사격 시 점수보다 잘 나오는 것이 빈번하였기 때문이다. 가장 바람직한 양궁 수업은 개인의 신체조건에 맞는 활을 제공하고, 조준기 역시 자신의 조준점을 기억하여 세팅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과 활을 공유하여 사용해야 하는 조건에서는 '오조준'의 개념을 이해하고 영점사격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양궁의 경기력에 핵심적인 부분으로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중요한 학습의 내용이 되었다.


  수학에서 통계를 처리할 때, '버림'의 개념이 있다. 내가 양궁 수업을 진행한 이후에 영점사격을 뺀 평균점수가 과연 타당한 것인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한 수학 선생님이 자료를 더 많이 수집하고 의미없는 값을 버리는 것은 어떻겠냐고 힌트를 주셨다. 이 아이디어를 수업에 적용하여, 올림픽 라운드 경기방식에 준하여 1인당 1회에 총 9발(3발씩 3세트)을 쏘게 한 후, 좋은 기록을 기준으로 상위 6발의 점수만 기록하고 하위 3발의 점수는 버리는 것으로 평가도구를 설계하였다. 이 방법을 활용하니 아쉬워하는 학생들이 거의 사라졌고, 한 두 번의 실수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할 수 있었다. 평가는 상대적인 관점보다는 완전학습과 성취의 관점에서 접근하였으며, 구체적인 평가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중학교 1학년 체육과 양궁 평가 계획




양궁 수업의 시작을 위한 준비


  양궁은 다양한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체육 수업의 중요한 주제다. 하지만, 해야겠다는 결심과 동시에 바로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수업은 아니다. 왜냐하면, 체육 교사라고 하더라도 양궁을 체계적으로 배웠던 경험이 있는 교사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직접 활을 쏘는 경험을 많이 축적해야하는 것을 넘어, 수업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장비를 관리하고 적절하게 세팅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한데, 이것은 교사가 직접 다양한 상황을 겪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간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양궁 수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교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수업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첫째, 양궁 까페나 양궁장 등에서 직접 체험을 한다. 양궁은 습득해야 할 기술이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체육 교사라면 관련서적이나 영상 등을 통하여 기초지식을 습득한 후 현장에서 간단한 설명만 들으면 양궁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습을 통한 자동화와 경험적 지식의 축적이기 때문이다. 일단, 몇 번 체험을 해 보면 양궁 수업 및 지도방법에 대한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둘째, 소량의 양궁 장비를 도입하여 실험적 수업을 진행해본다. 계획된 체육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시기에 학생의 안전을 확보한 상황에서 실험적으로 수업을 하며 지도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이는 체육 수업의 자투리 시간에도 가능하지만, 체육대회의 이벤트 종목으로도 가능하다. 다양한 형태로 가능한 많은 지도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안전과 관리를 고려한 공간을 설계한다. 양궁 수업을 할 때, 매 시간 장비를 해체했다가 다시 세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열린 공간에서 수업을 한다면, 수업과 수업 사이의 쉬는 시간에 교사가 없을 때 학생의 안전사고가 우려되기도 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한 번 세팅을 하면 출입문을 잠그는 방법으로 다음 수업까지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는 공간에 양궁 수업을 세팅하는 것이 좋다. 수업 이후에는 장비들을 빠르게 재조립하여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적절하게 보관하는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


양궁 수업을 위한 장비 보관함 세팅의 사례


  * 다음 글은 체육 수업을 위한 양궁 장비와 관련된 지식에 대하여 정리해 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kd-ifcj-Fc

과정중심평가를 적용한 양궁 수업 (좋은체육수업나눔연구회 제13회 갈라쇼, 2019.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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