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잘 팔린다는데, 우리나라에는 왜 출시조차 되지 않는 것일까?
*이 글은 최근 자녀 교육용으로 구매한 크롬북을 살펴보면서, 그동안의 경험적 지식에 근거한 주관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는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구매할 기기를 결정할 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으며,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냥 디지털 기기에 관심이 많은 한 명의 사람으로써 쓴 글이니 오해는 없으시기 바랍니다.
크롬북(Chromebook): 관리자를 위한 컴퓨터, 수업을 운영하는 교사를 위한 컴퓨터
90년대 초중반 쯤 우리나라에 PC가 폭발적인 속도로 가정에 보급되던 시기 이래로 상당한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컴퓨터는 일명 '조립식 컴퓨터' 또는 '깡통'이라고 부르던 컴퓨터였다. 컴퓨터 부품을 직접 선택하여 구매하고 조립하여 PC를 만든 후, 별도로 구한 운영체제(O.S.)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여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이 대세였다. 물론, 당시에도 모든 세팅이 완료된 채 판매되는 대기업 제품이 있었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만드는 재미 측면에서도 그렇고 조립하여 만든 컴퓨터가 대세였다. PC를 직접 부품부터 선택하여 조합하는 과정은, '컴퓨터로 무엇을 할 것이며, 할 수 있은 것은 무엇이고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부터 출발했었다. 즉, 컴퓨터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이 컴퓨터로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한 마디로, 과거에는 컴퓨터를 사용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구입했던 것이다.
그런데, 크롬북은 그 시작부터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었다. 사용자 한 명 한 명의 입장이 아닌, 사용자들의 기기를 관리해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컴퓨터를 만든 것이다.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사양의 컴퓨터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데 소요되는 경제적인 비용을 고려하면, 딱 필요한 일만 할 수 있는 정도의 비용만 지출하면 되는 저렴한 기기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훨씬 나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말 그대로 아무런 기능이 없는 깡통같은 기계, 하지만 인터넷에 접속하여 로그인하면 관리자가 허용한 일들은 할 수 있는 컴퓨터가 바로 크롬북이다.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하는 분야에서는 적합하지 않겠지만, PC 사용으로 산만해지기 쉬운 학생들에 대한 우려 때문에 수업에 PC를 활용하지 못하여 아쉬워했던 학교현장의 교사들이나 업무 중 다른 일에 열중하는 직원들을 보며 고민하던 회사 경영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크롬북이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었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이 컴퓨터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현할 수 있지만, 교사의 입장에서는 학생이 수업의 맥락에 필요한 기능만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의 내용적 측면에만 집중할 수 있다. 크롬북은 이렇게 사용자를 위한 기기라기보다는 관리자를 위한 기기로 개발된 컴퓨터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내가 크롬북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2013~2014년 경 미디어를 통해서였다. 위에서 이야기한 특성을 내세워 미국의 교육용 컴퓨터 시장을 빠른 시간 안에 지배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교사가 원하던 바로 그런 컴퓨터였던 것이다. 반면에, 학생들의 반응은 예상했던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많아서 불만이라는 기사 내용도 접할 수 있었다. 크롬북이 가지고 있는 무엇보다 큰 장점은 바로 가격이었다. 윈도우 운영체제로 작동되는 다른 PC들의 1/4 가격이면 구입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이 싼 맛에 크롬북을 구입한 후에 당연히 느끼게 되었을 답답함에 있었다. 아무리 싼 값을 주고 샀고 기대감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 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면 답답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고 그 방법을 찾은 기쁨은 널리 공유된다. 많은 사용자들이 크롬북을 활용가치를 높이는 방법들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2011년 최초의 크롬북이 출시된지 5년째 되던 2016년부터는 결국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하여 정식으로 안드로이드 OS의 앱을 설치하여 활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도달하였다. 크롬북은 한 마디로 값싸고 관리하기 편한데, 할 수 있는 일도 많은 컴퓨터가 된 것이다. 싸고 좋은 컴퓨터라니, 사람들이 당연히 좋아할만한 물건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디어를 통해서 크롬북을 접할 때마다 크롬북에 대한 호기심은 점점 커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식으로 유통되는 크롬북이 없어 구경할 기회조차 없었다. 2016년 여름, 미국을 여행할 기회가 있어 전자제품 매장에서 크롬북을 직접 보고 잠깐 만져봤을 때는 의외로 생각보다 감흥이 크지 않았다. 딱 예상했던 만큼의 수준이었고, 말 그대로 저가형 기기의 느낌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미래학교 창덕여자중학교의 일원이 되어 기기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크롬북을 어떻게든 직접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크롬북을 하나 둘 구입하여 사용해보았다.
사실, 미래학교 창덕여자중학교의 경우에는 2015년부터 서피스 프로, 아이패드 프로 등의 당시 최고 사양 기기들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크롬북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일반적인 학교에서는 창덕여자중학교처럼 기기를 갖추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었고, 창덕여자중학교 역시 시간이 점점 지날 수록 기기 관리의 부담이 커져갔기 때문이다. 정보부장 업무를 담당하던 2018년 집중적으로 크롬북을 사용해 봤던 기억, 2020년부터 시작된 자녀들의 원격수업을 위해 크롬북을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현재의 경험까지를 정리해 본다.
포인투 크롬북 14T (Poin 2 Chromebook 14T)
2018년 1월 경 처음으로 구입했던 크롬북이다. 당시 국내에 유통되던 유일한 크롬북의 제조업체 '포인투랩'이 새롭게 출시한 크롬북이었다. 크롬북치고는 고사양(14인치 FHD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USB C-PD 충전 등)에 한글이 각인된 유일한 제품이었다. 문제는 가격이었는데,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출시가격이 50만원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이 가격을 주면 윈도우 노트북도 살 수 있는데 굳이 크롬북을 살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초기에 절반 정도의 가격에 판매하는 이벤트들이 있었고 이 제품들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등장하면서 2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인생 첫 크롬북 치고는 고사양 제품이었기에, 직접 사용해보고 활용성이 있다면 오랫동안 사용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크롬북 중 유일하게 '한국화'가 되어 있는 제품이었다는 것이다. 초기 설정부터 한글을 접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터치도 잘 되고, 풀사이즈 HDMI단자와 USB A단자를 지원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도 정식으로 지원하는 제품이었기에 활용성도 컸다. 당시에 초미의 관심사는 마인크래프트가 설치되고 잘 돌아가느냐였는데, 플레이스토어에서 검색도 잘 되고 설치도 잘 되었다(2022년 현재 이 제품의 플레이스토어에서는 마인크래프트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함). 마인크래프트의 경우 윈도우 PC에서 게임을 할 때처럼 터치패드와 키보드를 사용한 조작도 가능했다.
나름 만족스러운 기기였고, 크롬북 생각보다 쓸만하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문제는 기기의 사용성보다는 안정성이었다. 충전기를 연결하면 시작되는 고주파음과 정전기는 제품의 가치를 확 저해하는 요소였고, 무게도 무거웠으며, 디스플레이 각도가 180도 이상 넘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쉬움도 있었다. 스타일러스 펜이 지원되었다면 학교에서 수요가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중고거래가 늘 그렇듯이, 나 역시 용돈 부족에 신음하는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1~2개월 사용 후 다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재판매하게 되었다.
https://poin2.co.kr/chromebook14
Lenovo Chromebook N22-20
2018년 5월, 두 번째로 구입한 크롬북 레노버 N22다. 포인투 크롬북 14T를 통해 고급형 크롬북의 가능성은 충분히 살펴보았고,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사랑받는 저가형 제품은 어느 수준일지 궁금했었다. 중고거래 사이트를 살펴보다가 구매하게 된 것이 바로 이 크롬북이었다. 저장소 용량 16기가, 말 그대로 거의 최저사양의 크롬북이었다. 디스플레이 크기 11인치로 정말 작은 크기의 크롬북이었지만, 풀사이즈 HDMI, USB-A 2개, SD 카드 리더 등 기본적인 단자까지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 옛날 노트북처럼 웹캠이 회전형이라는 점도 재미있었다.
제품 자체는 튼튼하고 만듦새도 좋았다. 애초에 200달러도 하지 않는 가격으로 출시되었다고 하니, 가격을 생각하면 정말 잘 만든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제품의 재미있는 포인트는 아이들이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손잡이가 있다는 점이었다. 타겟이 명확한 제품이었다. 이래서 크롬북이 미국의 학교 교육용 PC 시장을 휩쓸었구나,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단, 내가 쓰기에는 너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고, 우리 집 아이들이 쓰기에도 사용성이 너무 적었다. 당시 우리 집 큰 애가 초등학교 1학년이었는데, 2022년 대한민국 초등학교처럼 블렌디드 러닝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사실상 유튜브 머신 외의 역할을 하지 못했었다. 유튜브 머신으로는 아이패드가 이미 있었으니, 2~3달 쓰다가 재판매하였다.
HP Chromebook X360 11-AE027NR
2018년 7월에 1대, 8월에 한 대 더 구입하여 동시에 2대를 사용했던 크롬북이다. 이 제품은 지금까지 내가 사용해봤던 크롬북 중 단연코 최고의 제품이었다. 리퍼제품 기준으로 200달러도 안 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모든 사양을 갖추고 있었다. 먼저, 360도 회전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있었다. 노트북 PC에 필요한 모든 단자를 갖추고 있었으며, 충전 방식 역시 USB-C 타입의 PD 충전이 가능해 별도의 충전기도 필요 없었다. 터치패드와 키보드도 준수했으며,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학교에서 사용하기 좋게 러기드(Rugged) 형태로 마감이 되어 있어 웬만한 충격은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순차적으로 두 대를 구입하여 한 대는 집에서 아이들 전용으로, 한 대는 학교에 두고 수업할 때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였다. 이런 제품이 저렴한 가격에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다면 교육용 시장을 휩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패드와 서피스를 사용하는 학교에서 정보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화와 경제성, 관리의 효율성 등을 고려하면 다음은 크롬북이 적합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다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3~4달 사용하다가 재판매하였지만, 지금도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좋은 기기였다.
https://support.hp.com/za-en/document/c05809814
포인투 크롬북 11C (Poin 2 Chromebook 11C)
2018년 10월. 포인투랩에서 주력으로 밀고 있다는 제품 11C를 구매하여 사용해봤다. 이 제품은 당시에 유일하게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되고 있던 제품이었고, 다른 시도의 여러 학교에 납품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우리 학교 차원에서 크롬북 구매를 검토하고 있던 단계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먼저 기기를 구해서 이것저것 실험해보고자 하던 의도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분명 매력적인 잘 만들어진 크롬북이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비슷한 가격을 지불하면 스타일러스펜 활용이 가능한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 제품들이 판매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직전에 사용했던 HP X360과 비교하면 가격은 두 배인데 활용성은 두 배로 느껴지지도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물론, 개인이 아닌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PC를 구매할 때는 여러가지 비용을 포함하여 책정된 가격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가성비를 따지는 것이 의미없을 수 있겠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이정도 성능의 크롬북에 이 정도 가격을 지불하고 싶지는 않았다. 제품의 퀄리티가 좋다는 것을 한 달 정도 충분히 확인한 후에 재판매하였다.
https://poin2.co.kr/chromebook-11c
삼성 크롬북 플러스 (Samsung Chromebook Plus: XE513C24)
2021년 5월 경, 자녀의 원격수업을 위하여 구매한 크롬북이다. 삼성이 자랑하는 기술력을 집중한 제품 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크롬북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2016년 출시 당시만 해도 크롬북 세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엄청난 스펙과 가격을 자랑했던 제품이다. 삼성이 자랑하는 S-pen이 기본으로 제공되며, 고해상도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도 품고 있었다. 문제는 가격인데, 출시 당시만 해도 ARM 프로세서를 사용한 플러스 모델이 500달러 정도, 인텔 코어 M3 프로세서를 사용한 프로 모델이 600달러 정도 되는 가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좋은 것은 모두 알지만 이 정도 가격을 지불하고 크롬북을 구입할 바에는 돈을 조금 더 주고 윈도우 노트북이나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으로 여겨졌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우리 집 큰 애가 원격수업으로 쓰던 PC에 문제가 생겨 크롬북을 찾던 중 구매하게 되었다. 5년여 만에 드디어 실물을 만져보게 되어 관심이 컸는데, 직접 써 보니 정말 잘 만든 제품이었다. 무엇보다 디스플레이가 참 훌륭했는데, 아이가 수업을 할 때 만족도가 높았다. S펜도 좋았는데, 안드로이드 앱에서도 잘 작동했기 때문에 활용가능성이 컸다. 문제는 단종된 제품이었다는 사실이었다. 키보드 중 한 키가 인식되지 않아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더니, 단종된 제품이라 부품이 없어 수리를 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좋은 제품은 분명하지만, 사람들이 오랫동안 많이 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재판매하였다.
https://www.samsung.com/us/computing/chromebooks/12-14/xe513c24-k01us-xe513c24-k01us/
ASUS Chromebook Flip C302C
2021년 10월 구입한 크롬북이다. 잘 쓰던 삼성 크롬북 플러스가 사망선고를 받은 직후, 대체품을 찾던 중 구매하게 되었다. 스타일러스가 없다는 점을 빼면, 오히려 삼성 크롬북 플러스보다 훨씬 높은 사양의 제품이었다. 제품을 받고 실물을 살펴보니, 완성도가 아주 좋은 제품이었다. 지금까지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으며, 까다로운 초등 고학년 여학생이 줌 수업 때 카메라 품질도 만족스럽다고 하니 디테일도 괜찮은 듯 하다. 기회가 된다면 저렴하게 하나 더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 제품이다. 구글 패밀리링크 기능을 활용하면 자녀의 사용을 관리하기도 좋고, 고장나기 전까지는 계속 사용할 계획이다.
https://www.asus.com/Laptops/For-Home/Chromebook/ASUS-Chromebook-Flip-C302/
ASUS Chromebook Flip C214MA BW0023
2022년 1월에 구입한 크롬북이다. 초등 저학년 둘째의 원격수업용 PC에 문제가 생겨 구매하게 된 크롬북이다. 이 제품은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되는 크롬북으로 조달청에 등록까지 된 모델이다. 지금까지 사용했던 크롬북의 모든 장점이 다 융합되어 있는 제품이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에 전용 스타일러스펜도 포함되어 있으며, 러기드 스타일로 마감된 내구성이 좋은 기기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 제품으로, 한글이 각인된 키보드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맞추어진 세부적인 설정들이 있다는 것이다.
다 좋기는 한데,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온라인 쇼핑몰 기준으로 50만원 정도 되는 가격은 크롬북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걸림돌이다. 내 경우에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여 만족도가 높지만, 만약에 정가를 지불해야 했다면 그래도 구매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물론, 학교 현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제품들(아이패드, 갤럭시탭, 서피스고 등)과 비교하면 비슷한 가격대이기 때문에 나름 합리적인 가격으로 받아들여질 여지도 충분한 것 같다. 개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크롬북이 분명하며, 원격수업을 해야 하는 학생에게 필요한 기기로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C302C와 마찬가지로 고장나기 전까지는 계속 사용할 계획이다.
https://www.asus.com/kr/Laptops/For-Home/Chromebook/ASUS-Chromebook-Flip-C214/
짧은 기간 동안 참 많은 크롬북을 사용해본 것 같다. 실험적인 의미에서 구매하여 직접 만져보고 궁금증을 해소하고 다시 판매하는 일을 반복했다. 크롬북이 저렴한 가격에 자녀들에게 교육 목적으로 사주기에 좋은 컴퓨터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관리자의 입장에서 매력적인 기기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는 일도 많고 부모와 교사의 입장에서 관리하기에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편으로는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구글이 크롬북을 판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롬북을 만들어내고 무료로 플랫폼을 사용하게 해 주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구글 클래스룸 등의 그들의 플랫폼을 활용한 교육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학생들이 어린 시절부터 구글 플랫폼 안에서 생활하게 만드려는 목적이지 않을까. 구글 클래스룸에 익숙한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서는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활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구독자로 만들어내는 것이 그들이 바라는 미래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오피스365 서비스를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도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토종 플랫폼, 토종 기기를 표방하는 네이버 웨일북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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