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잘 되면 내가 인정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반대로, 일이 잘 안 되면 내가 하찮고 거절당하는 느낌이 드는가? 그냥 어떤 날은 일이 잘 된 것이고, 어떤 날은 일이 잘 안 된 것이다. 비가 왔다, 해가 떴다, 밤이 왔다, 아침이 왔다 하는 현상과 같고, 꽃이 피고 지고 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밤은 그냥 때가 돼서 온 것뿐인데 밤이 올 때마다 좌절할 것인가? 꽃이 폈으니 지는 건 자연의 이치인데 꽃이 질 때마다 슬퍼할 것인가?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냥 일어난 현상에 대해 탓하며 일희일비하지 말자. '그럴 수도 있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무디게 넘기는 것이 때로는 나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
그냥 상황이 그럴 뿐이다. 상황이 좋았다 나빴다, 타인이 나를 인정했다 거절했다, 이랬다 저랬다 할 뿐이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나라는 본질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부적인 상황에 어떤 변수가 있든, 타인이 어떻게 나를 평가하든, 나의 본질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나의 내면을 깊숙이 잘 알아야 한다. 내가 나를 잘 알면 상황에 의해서 나를 판단하지 않고, 타인의 평가나 편견에 의해서 나를 의심하지 않는다. 내가 나를 믿으면 '상황이 그럴 수도 있고, 그건 그 사람의 생각이고, 그냥 그 사람의 평가일 뿐이고, 우리는 서로 다를 뿐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실패보다 더 강하고, 우리의 성과보다 더 고귀하다. 우리는 지금 어떤 상황, 일, 감정과 내가 한 몸이 되어서 같이 롤러코스터를 타며 자신을 고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이 잘 되었다면 겸손하라. 혼자서 해낸 일이 아닌 주변의 많은 도움을 통해 이루어낸 것임을 인정하고 함께 일을 한 사람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내가 잘 해낼 수 있었던 요소는 더욱 발전시켜 성장의 계기로 삼으면 된다. 반면에 일이 잘 안 되었다 하더라도 떳떳하라. 다만, 자신에게 쪽팔리지 않을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잘못된 부분은 반면교사로 삼아 실패로부터 배우면 된다. 배웠으면 훌훌 털고 일어나서, 그 일로부터 나를 분리시켜 빠져나올 수 있어야 한다.
강한 사람이란 탄탄대로 고속도로를 멈추지 않고 계속 가는 사람이 아니라, 넘어지고 부딪치고 비틀거리면서도 삶의 여정을 기꺼이 묵묵히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계속 타면서 일희일비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다 보면 감정 소모가 심해서, 정작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과 관계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감정적 롤러코스터에 계속 휘둘리다 보면 자기 효능감이 낮아져서 나의 진가와 능력 발휘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는 것도 큰 손해이다. 삶과 관계를 더욱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가 감정 소모를 줄여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중성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뭔가 되고는 싶은데, 되기 위한 고통의 길은 가고 싶지 않은 이중성 말이다. 둘 중 하나다. 되고 싶은 욕심을 버리고, 되어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면 된다. 그래도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래도 뭔가 되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린다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힘든 여정을 겪어낼 성장통을 기꺼이 치러내야 한다. 둘 중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면 징징거릴 자격이 없다. 애초에 지름길도, 달리 다른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로운 일을 하면서 나도 몰랐던 내 강점과 적성을 찾기도 하고, 나랑 잘 맞을 거라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잘 맞지 않을 때도 있고, 새로운 상황에 들어가 보니 의도치 않게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안 하면 후회될 것처럼 계속 생각나고 도전해보고 싶은일이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나에게 기회를 주고 실험을 하면서 혹여 실패를 하더라도, 이를 실패로 여기지 않고 나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었던 소중한 배움의 계기로 여기면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떤 날은 성과가 좋은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엄청 깨질 때도 있다.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꽃이 폈다 졌다 하는 것과 같은 현상을 보면서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는 것은 당연한 삶의 순리다. 자연의 현상에 의해 잎이 폈다 졌다 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에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