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점이 있지만 받아들이고 사랑한다. 왜냐하면 그 결점 또한 내 것이기 때문이다." (I have my flaws, but I embrace them and I love them because they're mine._by Winnie Harlow)
한 사람의 기질 혹은 성향은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내가 단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 단점처럼 보이는 기질에도 장점이 있다. 모든 기질에는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다. 너무 단점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 내 성향과 기질을 잘 연구하고 이해해서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예민함을 단점으로 부각하면 '까칠함, 민감함'처럼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로 해석할 수 있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꼼꼼함, 섬세함'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대충 하는 것이 아닌 책임감을 갖고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사람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예민함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기질이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는 직업이나 조직에 속한다면 자기 효능감이 오를 것이다. 이러한 기질이 단점으로 치부되는 공동체에 속해 있다면 자존감이 한없이 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세상과 부딪치며, 사람을 경험하며, 내가 나를 끊임없이 실험하고 연구하고 탐구하며 나에게 맞는 일과 환경을 찾아가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장점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가장 찌질하고 보잘것없는 단점마저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첫걸음이다. 자식 자랑을 할 때는 허풍을 떨면서 자녀의 상황이 안 좋을 때는 숨기고 싶어 하는 부모들도 있다. 부모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이를 손가락질하고 비난해도 마지막까지 자녀를 있는 그대로 포용해 주고 사랑해 주는 것이 부모가 아닐까?
하지만 그런 부모가 없어도 괜찮다. 내가 나에게 그런 부모가 되어주고,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그런 멘토가 되어주어야 한다. 단점 투성이인 나지만, 이 세상 모두가 손가락질한다 해도 마지막까지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과 부족하다는 느낌이 끝없이 더 갖기 위해 우리를 조급하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뒤처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 페이스로 가고 있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부족하지 않다. 우리는 이미 존재 자체로 충분하다. 우리는 자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 한마디가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누군가 그 말을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정신없이 달리고 있는 나를 잠시 멈추고 내가 나에게 말을 걸어주어야 한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라고', '그럴 수도 있다'라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라고 말이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라는 말은 나에게 비싼 것을 사주거나 좋은 옷을 입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그런 것이 아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의 의미'는 나의 좋은 모습도 안 좋은 모습도, 나의 부족함도 탁월함도, 나의 찌질함도 당당함도,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과 싫어하는 모습까지도 포용하여 모두 내 일부로 인정한다는 의미이며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자각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길을 다듬어 가며 나와 내 관계 안에서 평화를 이루고, 타인과 세상과의 관계에서도 조화를 이루며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여정을 의미한다. 이 여정을 나만의 속도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이미 일상을 잘 살아가기 위한 충분한 지혜를 갖고 있다. 우리는 이미 행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충분히 갖고 있다. 우리는 이미 인생에 필요한 것을 충분히 갖고 있다. 이미 갖고 있는 것을 감사하고 소중히 할 수 있는 마음이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바꿔놓을 수 있다. 내 부족함에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나를 긍정해 주고 내 강점을 인정해 주는 것이 변화와 성장의 시작이다.
강해야 하고, 부러지면 안 되고, 넘어지면 안 되고, 완벽해야 하고, 실수하면 안 되고, 잘한다고 증명해야 하고, 잘 보여야 한다는, 우리가 가진 쓸데없는 강박을 지금 이 자리에서 모조리 쓰레기통에 다 버리자! 이 무거운 쓰레기를 짊어지고 가기에는 우리가 갈 길이 멀고도 험하다. 우리는 강하지도 않고, 완벽할 수 없으며, 넘어져도 되고, 누구나 실수는 하는 것이며, 실패해도 배우고 다시 일어서면 된다. 강해서 한 번에 부러지는 것이 아니라, 유연해서 넘어졌다 일어섰다를 부단히 반복하며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진짜 강한 사람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타인에게 지적을 받아도 내 부족함 또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잘 생각해 보면 지적을 받을 때 상대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지적을 받고 있는 나를 미워하는 것은 아닐까? 나를 지금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맞다. 나도 부족한 점이 있다. 하지만 개선해 나갈 것이다'라고 가볍게 넘길 수 있다.
살다 보면 순간 감정이 상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다. 그 감정은 내 감정이지 상황이나 타인이 만든 감정이 아니다. 어떤 현상이 나에게 자극이 되어서 내가 원래 가진 습성이 습관적으로 반응한 것뿐이지, 타인이 나를 괴롭히기 위해 혹은 내 감정을 상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낸 상황이 아니다. 설사 상대가 의도를 갖고 나를 기분 나쁘게 했다 하더라도, 나는 내 감정의 주인으로서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감정에 얽매일 것인지 내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내 감정은 오롯이 내 것이므로 어떤 감정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고, 자신이 선택한 감정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부정적인 감정이 불쑥 올라올 때, 순간적인 감정이 행동이 되거나 태도가 되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나에게 이득임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참을 필요도 감정을 드러낼 필요도 없이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인정하고 알아차리면 된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잘 되다가 안 되기를 반복하면서도 훌훌 털고 웃으면서 묵묵히 내 길을 갈 뿐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은 자기 믿음, 자기 인정, 그리고 자기 사랑에서 나온다. 그러니까 일어나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 주고, 인정해 주고, 믿어주고, 사랑해 주는 것이 먼저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래도 이런 좋은 점이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힘, 상대가 밉고 싫어도 함께 해야 할 사람이라면 '그래도 이 사람은 이런 장점이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지혜가 나를 지키는 힘이다.
우리는 너무 작은 문제들과 사투하느라, 수도 없이 많은 장점이 있는데 작은 단점에 집착하느라, 삶이라는 기적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잠시 멈추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그리고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돕는 것이고, 더 나아가 주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삶이 더욱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