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객관화는 나를 더욱 아껴주고 사랑해 주기 위한 시도이다. 이는 충동적으로 언행 하지 않고, 현명하게 삶의 순간순간을 선택해 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나를 지킬 수 있는 삶의 의사결정과 대체적으로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자기 객관화 연습을 하는 방법과 이를 훈련했을 때 어떻게 우리 삶이 더욱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 고찰해 보는 글이다.
마음이 불편하거나 힘들 때, 문제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것처럼 막막하게 느껴질 때, 남이 나를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듯 거리를 두고 멀리서 나를 지켜보자. 내 문제로 봤을 때는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 일도, 타인의 문제에 조언해 줄 때에는 문제에 대한 대안과, 위로와 격려, 긍정적인 응원까지도 잘해줬던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문제에 빠져 힘들어하는 타인에게 격려하듯이, 내 문제를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자. 마치 의사가 환자의 상태와 아픔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처방하듯이, 스스로의 상태를 파악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객관적으로 처방해 보는 것이다.
자기 객관화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내가 나를 바라볼 수 있는 행위를 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내 표정, 행동, 생각, 감정, 태도 등 제삼자가 나를 바라보듯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는 것이다. 좀 더 발전하면 타인이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듯, 내가 나를 스스로 분석하여 궁극적으로 내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도록 스스로 개선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 훈련을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이 명상이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행위를 통해 냉철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정신상태를 유지하고, 삶의 순간순간에 마음이 대체로 행복할 수 있는 편안한 마음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명상을 통해 훈련하는 것이다. 명상의 중요성과 효용성에 대해 설명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명상은 삶에서 중요한 것들에 대해 알아차릴 수 있도록 훈련해 주는 수단일 뿐이다. 핵심은 명상의 알아차림 기법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형태의 명상이 있지만 명상의 핵심은 알아차림이다. 내 숨이 코로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 것에만 의식이 깨어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나를 알아차리는 훈련을 통해 평소에도 내 언행과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다. 명상을 할 때 호흡에만 집중하는 것은 수많은 시간을 통해 단련해 온 수행자도 힘들다고 한다.
명상할 때 어김없이 부정적인 생각과 쉴 틈 없이 고민과 걱정이 내 의식을 치고 들어온다. 그때 중요한 것은 단지 그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라고 다만 알아차리고, 그 이상의 스토리를 붙이거나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호흡에 다시 집중하는 것이다. 수많은 자극 속에서 살아가는 일상에서 감정과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고, 자기감정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타인이나 어떤 상황의 자극에 의해 우리의 감정은 습관처럼 반응하게 된다. 그것이 기쁨과 희열일 수도 있고, 분노나 두려움일 수도 있다. 내가 나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나도 모르게 그 감정이 곧 나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내가 들떠있으면 내가 들뜸 그 자체가 되어버리고, 분노하고 있으면 내가 분노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때 명상을 할 때처럼 감정과 생각은 나를 스쳐 지나가는 것일 뿐, 내가 될 수 없고, 내가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은 감정일 뿐, 감정이 곧 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평상시 훈련이 필요한 것이 "나는 지금 화가 난다"가 아니라, "내가 화라는 감정을 지금 느끼고 있구나, 지금 나에게 화가 일어나고 있구나 "라며 화라는 감정과 나를 분리시키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상황에 의해 잠시 스쳐 지나가는 감정이라는 인식을 하면, 이 감정도 곧 지나갈 것이고, 좀 더 차분해졌을 때 후회하지 않을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감정과 나를 분리시키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감정이 곧 내가 되어버리고, 감정이 곧 나의 태도가 되어버린다. 내가 감정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노예가 되어, 어느덧 강렬한 감정은 나를 제멋대로 휘두르고 나의 언행을 완전히 지배하게 된다. 문제를 해결할 때에도 감정과 태도를 분리했을 때만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목을 풀이해보고자 한다. <나를 지키기 위해 자기 객관화가 꼭 필요한 이유>다. 인생에서 문제는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는다. 누구를 통해 언제 어디서 올지 알면 미리 준비할 수 있으련만 모르기 때문에, 그 어떤 상황이 닥쳐도 내가 무너질 만큼 큰 타격을 받지 않을 만한 맷집을 키우는 것이고, 그 어떤 사람과의 갈등이 생겨도 문제에 집어삼켜지는 게 아니라 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넓은 포용력으로 오히려 품어버릴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기 객관화는 내가 나를 알아차린다는 의미이다. 사람은 습관적이고 무의적으로 언행을 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연습하지 않고 습관화하지 않으면 자기 객관화는 자동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알아차림을 연습하자고 굳이 고통을 찾아다닐 수는 없으니, 평상시 꾸준한 명상을 통해 알아차림 훈련을 습관화하거나, 실생활에서 어려움이나 갈등을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일상의 매 순간이 알아차림 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연습을 하면, 그 문제에 빠지는 것보다 한 발짝 물러서서 좀 더 여유롭게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다.
이러한 자기 객관화와 나를 알아차리는 훈련이 그 어떤 갈등과 어려움이 닥쳐도 평정심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고, 이것이 곧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또한 나를 지키고 사랑함으로써, 내 곁에 함께하는 사람들도 지켜주고 사랑해 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