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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마음 맑음 Dec 29. 2023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별은 너에게로> / 박노해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우리는 애써 균형을 유지하며 멈추지 않고 달린다. 인생의 목표는 자전거를 잘 타는 것일까? 자전거를 빨리 타는 것일까? 앞서가는 자전거를 전속력으로 쫓아가는 것이 목표일까? 앞에 있는 자전거들을 제치고 앞서가는 것이 성공한 삶일까?


내 꿈과 목표는 자전거를 잘 타는 것인데 생각처럼 잘되지 않아 금방 포기하기도 하고, 자전거를 탓하기도 하고, 잘 못하는 나를 탓하기도 한다. 속도가 느린 내가 초라해 보일 때도 있고, 타인이 잘 나가면 부럽기도 하고, 부당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넘어지고 부딪치기를 반복하는 내가 실패한 것 같아 위축되기도 한다. 가끔 너무 세게 넘어지면 다시 자전거를 탈 용기가 생기지 않을 때도 있다.


우리는 왜 저마다 자전거를 열심히 타고 있는 걸까? 나는 지금 어디 있고 어딜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이유도 묻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의 자전거를 따라가느라 원하지도 않은 길을 정신없이 쫓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남의 기준과 속도를 따라가느라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내 삶을 분주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는가?


출처 Unsplash


자전거를 탈 때 신경을 너무 주위에 빼앗기면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없다. 자전거를 탈 때는 내 자전거 타기에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 가다가 잠시 쉴 수 있다. 넘어질 수도 있다. 자전거 타기란,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모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것을 말한다. 타인과 외부로 향해있는 시선을 나에게 돌릴 때 비로소 나의 내면은 단단해지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집중할 수 있다.


타인의 박수와 시선에 집착하지 말자. 타인의 속도와 내 속도를 비교하지 말자. 오로지 나 자신에게 집중했을 때 내가 원하지 않는 다른 길로 새지 않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갈 수 있다. 남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다. 남보다 빠를 필요 없다. 나는 이미 존재 자체로 고유하고 유일한 나다. 조금 늦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나만의 속도가 있는 나다.


고정되어 있는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자전거는 비틀거릴지언정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나아가면서 새로운 길을 만나고 새로운 나를 만난다.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서 나를 발견할 수 없다.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실패하고, 넘어지고, 부딪치고, 좌절하고 하면서 때로는 성공하고 성취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나다운 자전거 타기를 하게 된다.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나만의 자전거로, 나다운 모습으로, 나의 길을 가는 것이다.


출처 Unsplash


인생의 속도는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전속력으로 처음에는 잘 달리다가 뒤에 갈수록 페이스 조절에 실패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처음에는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만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꾸준히 달려 결국 자신이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는 사람도 있다. 정해놓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가며 들풀도 보고, 하늘도 보고, 잠깐 쉬어 목을 축이고, 지나가다 맛집에 들러 맛있는 것도 먹고, 자전거를 타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삶의 목적일 수도 있다. 


힘들 때는 자전거 타기를 멈추어도 된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싶을 때까지 충분히 쉬어주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을 기다려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때는 옆에 빨리 달리고 있는 자전거는 보지 않고 자신의 휴식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가만히 고요하게 멈춰있으면 언젠가는 다시 시작하고 싶은 욕구가 가슴에서 꿈틀거리고, 두 다리에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때까지 조급해하지 말고 스스로를 충분히 기다려주어야 노력과 의지로 가는 것이 아닌, 간절히 원해서 내가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다.


속도에 절대적이란 것은 없다. 각자만의 속도가 있을 뿐이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길을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길을 행복하게 완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자전거를 잘 탈 수 있을 때까지 혼자만의 시간을 허용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 아닐까?


오늘도 내일도 나는 자전거 균형 잡기 연습을 할 것이다. 수 십 번, 수 백번 넘어져도 아무렇지 않게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재밌게 자전거를 타보려고 한다. 그리고 가는 길에 소중한 사람들과 속도를 맞추어 함께 잡아주고 도와주며 웃으면서 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출처 Unsplash




별은 너에게로

박노해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슬퍼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느린 걸음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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