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온전히 내가 나 일수 있는 시간이다. 오늘은 호흡에 집중하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살아있는 존재라면 누구나 숨이 들어오고 숨이 나가는 당연한 현상에 관심을 고정해서 유지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싶었다. 몸 컨디션에 따라 하루 잘 되면 하루 잘 안 되고, 어느 날은 건강이 좋았다가 어느 날은 힘들었다가 기복이 심한 나를 보며 아직도 멀었구나 싶다.
어떤 일을 할 때,잘 되면 우월감에 사로잡히고, 못 하면 열등감에 빠져드는나를 다만 알아차려 본다. 잘 되는 것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잘 된다고 들뜨지 않고, 안 된다고 실망하지 않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수행을 하고 있음을다시 한번 일깨운다.
잘하는 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 있는 그대로의 나도 괜찮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본다. '지금 이대로의 내가 좋다'. 여기서부터 다시 출발한다. 명상을 통해 하는 삶의 훈련은 어쩌면 나를 과대평가하지 않고 과소평가하지도 않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걸지 모른다. 모든 존재는 지금 이대로 다 온전하거늘, 욕심부리지 않고 하루 딱 한 걸음씩만 천천히 발을 내디뎌 본다.
다시 호흡에 관심을 돌이키며 주문을 외운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다'. 관심을 다른 곳에 빼앗기면 다시 호흡에 관심을 둬서 알아차린다. 애쓰지 않고, 긴장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편안한 가운데 꾸준히 한다. 놓치면 다시 한다.
살아오면서 몸과 마음의 아픔의 시간이 있었지만 그 시간을 거쳤기에 지금의 시간이 더없이 감사하고 소중함을 안다. 아픔의 시간들은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불안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해 준 귀한 시간이었다. 힘들면 잠시 멈춰가면 되고, 버거우면 천천히 가면 되고, 모르면 물으면 되고, 잘 못하면 배우면 되고, 자신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되고, 틀렸다면 반성하고 개선하면 되고, 넘어지면 훌훌 털고 일어나서 다시 가면 되고, 남이 앞에 가든 뒤에 가든 상관없이 나는 다만 내 여정을 묵묵히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