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하고 싶다 하기 싫다'는 욕구에 사로잡힐 때, '기분이 좋다 나쁘다, 누군가가 좋다 싫다, 무엇 때문에 기쁘다 슬프다'라는 감정에 집착할 때, '내가 맞고 타인은 틀리다' 라며 옳고 그름을 시비하는 마음을 일으킬 때 마음속에 답답함과 괴로움이 생긴다. 괴로움의 원인은 집착이며, 집착할 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놓아지게 된다. 집착하는 마음에 늘 깨어있다면 평정심을 유지하며 나를 고요하게 할 수 있다. 타인이, 환경이, 세상이 나를 괴롭히는 것 같지만, 내 마음을 잘 돌이켜보면 내가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다.
명상은 내 마음이 괴롭지 않은 상태로 나아가는 것이다. 명상을 하면서 호흡 알아차리기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호흡 알아차리기를 통해 마음 알아차리기를 하는 것이다. 명상을 하면서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있으면 호흡이 점점 부드러워진다. 호흡이 거칠더라도 코끝 들숨 날숨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호흡은 미세하게 고요해진다.
명상에서 코끝의 호흡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숨이 코로 들어가고 나가며 일으키는 촉각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처럼 미세한 호흡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미세한 감각을 알아차린다는 의미다. 미세한 감각을 알아차리게 되면 미세한 느낌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감각이 일어날 때는 반드시 느낌이 함께 일어난다. 일상생활에서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맞거나 만지거나 생각하거나 할 때 느낌이 일어나게 되고, 느낌이 일어나게 되면 뒤따라서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느낌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명상의 본질적인 핵심이다.
괴로움의 원인은 집착이다.집착의 원인은 욕망, 감정, 시비심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집착이라는 느낌이 미세하게 일어날 때 그 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호흡 알아차리기는 마음 알아차리기의 수단이다. 코끝에서 미세한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이 감각을 알아차리고, 감각을 알아차리는 것을 통해 느낌을 알아차리고,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을 통해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욕망, 감정, 시비심을 참지도 폭발시키지도 말고, 그저 알아차리고 놓아주는 것이다.
살면서 우리는 언제 괴로움에 빠져들어 허우적 댈지 모른다. 때문에 그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 어떤 사람과의 갈등이 생겨도 괴로움에 집어삼켜지는 게 아니라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품어버릴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더욱 넓고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습관적이고 무의적으로 언행을 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연습하지 않고 습관화하지 않으면 알아차림이 자동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명상의 호흡을 통해 미세한 알아차림의 훈련을 계속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평상시 꾸준한 명상을 통해 알아차림 훈련을 하는 것이 어렵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매일 실생활에서 어려움이나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문제로 보지 않고, 일상의 매 순간이 알아차림 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관점으로 나에게 깨어있는 연습을 하면, 문제나 괴로움에 빠지는 것보다 한 발짝 물러서서 좀 더 여유롭게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다.
명상과 일상에서 꾸준히 하는 알아차림의 훈련이 나의 일부가 되고 습관이 되면, 그 어떤 갈등과 어려움이 닥쳐도 평정심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며, 나를 지킴으로서 사랑하는 내 주변 사람들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 깊게 믿는다. 꾸준한 훈련만이 괴로움이 없는 행복과 자유의 길로 나아가는 길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어차피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꾸준함 밖에 없다.
명상의 방법론과 수행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법륜스님 말씀을 참고했다.<법륜스님 명상 공식 유튜브 채널: @VenPomnyunSun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