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보면 안다. 잘 놓은 것은 아무런 부작용 없이 놓음으로 인해 나를 더욱 가볍게 하고더욱 살아나게 한다. 놓을까 말까 고민하는 것들이 내 마음을 괴롭게 한다. 놓으면 후회할 까봐 놓지 못하고, 놓지 않으면 계속 나를 힘들게 할까 봐 마음 한 켠에 담아둔다. 놓지도 못하고 갖지도 못하고 나에게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고민들이 나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는지도 모른 채...
놓으면 안 되는 것을 놓았을 때는 나를 아프게 한다. 수행을 놓아보면 수행으로 하루하루 마음을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나에게 수행이란 명상, 독서, 글쓰기, 마음 돌아보기, 운동하며 컨디션 유지하기, 긍정적인 생각으로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 유지하기, 소중한 사람 소중히 대하기가 모두 포함이다. 놓아보면 수행이 나를 지탱해 주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에 근심과 걱정으로 불안에 빠져들고 있는 나를 본다. 반대로 과거의 상처가 나를 괴롭힌다. 그럴 때마다 마치 과거의 일을 지금 겪고 있는 것처럼 괴로운 감정을 그대로 느낀다. 명상을 하는 이유는 미래의 불안도 과거의 상처도 모두 내려놓고 지금 여기 깨어있는 연습을 하기 위함이다. 지금 여기에 깨어있음으로 인해 근심과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명상은 모든 생각들로부터 자유롭고자 하기 위해 하는 것이기에 이 시간만큼은 오로지 호흡에만 의미부여를 하고, 다른 어떤 것에도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 내가 안 하려고 해도 자꾸 하게 되는 것이 생각이라, 그 자체가 괴로움이 되기도 한다. 마음대로 조절이 안 되기 때문에 꾸준한 명상을 통해 스스로 내 감정과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연습을 한다.
미래를 생각해도 근심이 생기지 않고, 과거를 생각해도 괴로움이 생기지 않는다면 비로소 나는 과거와 미래로부터자유롭다는 의미이다. 평상시 필요에 의해서 과거를반성하고 경험으로 삼는 것은 좋은 일이며, 미래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의도적으로 구상하는 것도 건설적인 일이다. 하지만 과거의 생각과 미래의 구상을 내려놓고 싶은데 못 내려놓고 있다면 이는 번뇌가 나를 지배했다는 의미이고, 이 괴로움을 내 의도대로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와 미래의 생각으로 인해 불안, 초조, 근심, 걱정이 생겼다면 지금 여기에 깨어있는 훈련을 통해 이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생각은 저절로 일어난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 끌려가지 않는 것이다. 명상을 통해 이것이 연습이 되면 생각이 일어나지 않거나, 생각이 일어나더라도 나에게 방해 되지 않는 상태가 된다. 높은 산을 오를 때 다리가 힘들지 않고 올라가는 방법은 없다. 마음이 조급해지는 이유는 욕심이다. 노력 없이 과정을 무시하고 좋은 결과만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좌절하고 절망하는 일이 발생한다.
명상은 어떻게 숨을 쉬느냐가 아니라, 이미 쉬고 있는 숨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생각이 일어나면 '일어나는구나', 다리가 아프면 '아프구나' 하고 알아차리기만 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끌려간다면 멈추고 호흡으로 돌아온다. 바닷가에 앉아서 파도를 지켜보는 것처럼 편안하게 한다. '명상하니까 이런 증상도 생기고 저런 증상도 일어나네' 하면서 그저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기를 되풀이한다.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고 저런 일도 생기네' 하면서 다만 알아차리고, 다시 내 갈 길을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