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이드북을 시작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다음 몇 가지를 꼭 기억하자. 이는 나에 대한 탐구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마인드 셋이다.
우리는 특정 나이에 행하는 어떤 인생의 과제라고 하는 발달과업을 배웠다. 성인기 이전에는 공부를 해야 하고, 성인기로 넘어가면 직업과 배우자를 선택하고, 여성의 경우 출산을 하고, 중년기로 넘어가면 자식들의 성장을 지지하고 지켜보는 것과 같은 것들이다. 이것은 인생 가이드 같아서 당연히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우리의 머릿속에 각인된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5천만 명이 살고 있고, 전 세계 81억 인구의 개개인이 각자 다양한 인생을 살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발달과업을 이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개인이 중요해지고 각자의 개성을 자유롭게 드러내는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불가능하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노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독특함을 죽이고 남들과 비슷하게 살기를 강요받고 있다. 그리고 그 과업을 수행하지 않았을 경우 느끼는 죄책감, 열등감, 내면의 갈등 등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가로막거나 지연시킨다.
하지만 모두 각자의 자기의 인생을 다양하게 살아갈 자유가 있다. 인생에는 정해진 가이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우리가 아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우리의 인생의 불가능한 일은 없다.
타인에게 상처를 받거나 미성숙한 관계형성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길 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또 모든 것을 자신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오면, 내면에서 크고 작은 혼란을 겪게 된다. 나는 어떤 사람이지? 어떤 것들을 좋아하지? 왜 같은 상황인데 즐겁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지? 어떻게 반응해야 하지? 낯선 환경에 불편감을 느끼고 의도치 않는 상황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의 성격,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때 주의 해야 하는 것은 아직 많지 않은 경험을 토대로 자신을 규정하거나 결정짓는 것이다. 또는 타인으로 인해 익숙해진 것들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경계하자. 이렇게 미리 정해버린 나의 프레임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의 한계를 설정하게 된다.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저건 하면 안 돼’, ‘내 성격은 이러니까 그건 너무 어려워’, ‘나는 못해’, ‘나는 안 될 거야, 내가 하기엔 너무 어려워’, ‘너무 늦었어’ 또는 어떤 기준을 정해 두고 그 기준을 충족되지 않는다면 시도 조차 하지 않게 된다.
자신을 한계 짓지 말자. 모든 것에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자. 지금 하고 있는 이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진짜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야 한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우리는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병에 걸린다. 시작도 하기 전에 할 수 있을지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이 의심은 그 일을 하는 내내 계속된다. 끊임없이 질문하는 의심은 결국엔 지속할 수 있는 의지를 꺾어 중단하게 만든다.
근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그 의심병은 다름 아닌 내가 만들어낸 것이다. 내 안에서 생긴 작은 의심은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일단 우리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심지어 우리가 갖고 있는 잠재력은 무한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소설가가 아니지만 소설을 쓸 수 있고, 음악가가 아니지만 연주할 수 있고, 화가가 아니지만 그림그릴 수 있고, 운동선수가 아니지만 달릴 수 있다.
하고 싶은 것이 생겼지만 ‘할 수 있을까’ 또 의심이 든다면 ‘해보지 않고 어떻게 알아? 일단 해보고 내가 판단할 거야’라고 의심에 대항하자. 또는 주변에서 걱정을 빙자한 참견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잘 판단해야 한다. 이 걱정이 진심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닌지. 때론 진심으로 해주는 걱정이라고 할지라도 선을 넘는 경우가 있다.
내 안에서 시작되는 의심이든 타인의 걱정이든 그 일을 하는데 불필요한 잡음들은 무음으로 바꾸고 내가 하고자 하는 그 일에 집중을 하자. 왜 하고 싶은지, 그것으로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그것을 해 나갈 때, 우리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맞닿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적은 노력으로 큰 결실을 이루기를 꿈꾼다. 적당하게 해도 그 이상의 결과가 도출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빨리 목표에 도달하고 싶고, 힘든 것들은 안 하고 싶고, 더 높이 올라가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 욕망을 무조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노력에 비해 더 좋은 결과를 얻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있다고 해도 그것은 한두 번의 우연이 만들어낸 이벤트이지 실력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되지 않는다.
모든 일은 내가 노력한 만큼 나온다는 것을 인정하고 알아야 한다. 내 안에 단단한 자신감과 노하우가 있어야만 앞으로 거침없이 나갈 수 있다. 그 자신감과 노하우를 쌓는 것은 물리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이 진실에 대해서 슬퍼하거나 좌절할 필요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했을 때 결과는 배신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은 노력으로 큰 결실을 빠르게 이루기 원하는 그 욕망이 생긴다면 우선 조금은 즐겨도 된다. 즐거운 상상은 또 다른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욕망을 갈망하고 욕심이 커져 집착하게 되면 그때부터 괴로워진다. 그럼 먼저 그 욕망을 한번 무시해 보자. 계속 무시하다 보면 결국 그 마음은 조금 차분해지고, 목표와 그 목표를 실행해야 하는 주체, 즉 나만 남게 된다. 거추장스러운 욕망들은 접어두고 심플하고 담백하게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한다면,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해도 결국엔 꼭 이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