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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Dec 04. 2019

강한 아이로 키우는 비법

강한 아이로 키우는 비법이 따로 있을까?


"너는 학생이잖아. 그러니 공부만 해."

"엄마가 다른 건 다 할게..."

"어차피 크면 다 할 건데 벌써부터 왜 손에 물을 묻혀."

그렇게 하면 아이는 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 정작 아이가 컸을 때 차려준 밥상을 다 먹고도 치우지 않고 쌩 나가버린다면 어떨까? 엄마가 아플 때 "설거지 한 번 해줄래?"라고 했을 때 "내가 왜?"라고 답한다면 누구를 탓할 것인가?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는데 계속 품 안에 품고 있으면 아이도 부모도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고생도 해보아야 이겨나갈 수 있고, 어려움도 알아야 극복해나갈 수 있다. '우리 아이는 평탄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조금 바꾸길 바란다. 무조건 평탄하게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렇게 살다 훗날 큰 어려움이 닥치게 되면 헤쳐나갈 힘,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에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자생력을 길러주자.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물론 내가 워킹맘이어서 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일 수도 있다. 주위에서는 내가 너무 강하게 키운다고 했지만, 어릴 때는 놀이로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배우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그럼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빨래 개기

빨래 개는 것은 집안일 중 가장 쉬운 것이다. 어릴 때 종이접기를 많이 시키는데 종이접기보다 더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빨래 접기이다. 빨래는 크고, 잘못 접는다고 해서 선이 남지 않기에 다시 접어도 티가 나지 않으니 아이들의 자존감도 손상될 일이 없다. 그래서 4살 때부터 아이들이 빨래를 놀이 삼아 갤 수 있도록 했다.



2. 실내화 빨기

실내화는 아이들이 유치원을 가는 5살 때부터 빨아보게 했다. 보통 이 나이 때는 자신이 신었던 양말도 한 번 빨아보고 싶은 때이다. 유치원에서 신었던 실내화를 쓱쓱 빨아보고 하얗게 변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깨끗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그 나이에는 빨아도 깨끗하지 못하다. 그래서 많은 엄마들이 답답해하며 "그냥 엄마가 할게"라고 말한다. 아이가 좀 더 크면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면 힘이 생길 테니 그때부터 시키지.라고 하지만 그때는 시키면 하지 않는다. 아니 아예 학교에서 들고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이 앞에서 다시 처음부터 빠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그러다가는 아이의 뿌듯함까지도 물에 씻겨져 갈 테니까. 대신 비눗물이 남아있다면 여기 아직 비눗물이 있어서 미끌한가 봐. 한 번만 더 헹구고 말리면 완벽하겠는데.라고 말해주면 된다. 이런 식으로 빨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아이는 실내화 빨기의 전문가가 되어있을 것이다. 



3. 요리하기


아들은 요리를 3살 때부터 시작했다. 양파 까기부터 해서. 애호박 자르기 같은 쉬운 걸로 말이다. 양파는 눈이 따가울 텐데 아들은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잘 깠다. 그때마다 신기해하며 감탄을 하니 으쓱해하며 양파를 깔 때는 무조건 자기에게 부탁하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아들은 초등학교를 들어가서도 요리하는 것을 부쩍 좋아했다. 고학년 때는 반찬도 가끔 만들었다. 이런 오빠를 봐서인지 초등 5학년이 된 딸은 오빠를 넘어서서 혼자 유튜브를 틀어놓고 집에 있는 재료로 찌개도 끓이고, 각종 베이킹도 한다. 덕분에 나는 호강하며 잘 먹어주고 있다.

4. 설거지하기

플라스틱이나 숟가락 같은 깨지지 않는 것들의 설거지는 3살 때부터 할 수 있게 했지만 일반 그릇들은 7살 때부터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릇이 깨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릴 때는 설거지 한 번 하고 나면 싱크대는 물바다였지만 너무나 재미있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16년 봄이었다. 아들이 3학년 때 '내가 너무한가?' 싶어 아들과 저녁에 누워서 이야기를 했다.

"아들. 엄마는 별로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아. 너희가 할 수 있는 건 너희가 해야 한다고 말하잖아. 다 해주지 못해서, 아니 다 해주지 않아서 미안해."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아들이 정색을 하며 말했다.

"엄마가 좋은 엄마인지 아닌지는 엄마가 판단하는 게 아니야.... 그건 우리가 판단하는 거야."

순간 깜짝 놀랐다.

"그래? 엄마가 판단하는 게 아니야?"

"어~~ 그리고 엄만 아주 좋은 엄마야."

순간 그 말이 어찌나 고맙던지. 맞다. 그건 내가 판단하는 게 아니다.


살면서 우리는
우리가 판단할 것들이 아닌 것들을
섣불리 판단하는 게 많다.


나는 매번 아이에게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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