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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Dec 20. 2019

아이의 실수! 배움을 가르치다.

분명 아이가 물 컵을 쏟을 것 처럼 보인다면?


아장아장 걷는 아이 뿐 아니라 유치원생인 아이도 물컵을 들고 걷다가 넘어지는 경우가 있다. 혹은 식탁 위 손 주위에 물 컵이 있을 때, 그때는 어느 정도 큰 아이라도 물을 쏟을 수 있다. 물론 어른도 쏟을 수 있는 경우다. 그럴때 부모들은 "물 쏟겠어. 조심해." 라고 말하다가 결국 물을 쏟으면 보통 이렇게 말한다.


그러게 엄마가 조심하라고 했잖아. 쏟을 줄 알았어.


몇 년 전 딸 아이의 친구집에 딸과 함께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딸 아이가 실수로 물을 쏟았다. 딸 친구 엄마는

"괜찮아? 옷 안 젖었어?"

라고 딸에게 물었다. 그러자 딸의 친구는 

"엄마, 왜 OO 한테는 괜찮냐고 옷 안 젖었냐고 묻고, 내가 물 쏟았을 때는 '조심하라고 했지?'라고 하는거야? 나한테도 좀 부드럽게 말해주면 안돼?" 

라고 말하는 것이다.

딸 친구 엄마는 당황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너가 OO집에 놀러가서 물 쏟으면 OO엄마도 너한테 그렇게 말해줄거야."

맞는 말이다. 당연히 나는 딸 친구에게 그렇게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는 자신에게도 부드럽게 말해주는 엄마면 좋겠다 생각을 한 것이었다. 

"그게 어디 쉽나요?" 라고 반박할 수 있다. 맞다. 아주 어려운 일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아이가 물을 쏟았을 때, 엄마가 혼을 내게 되면 아이는 '또 혼나겠구나.' 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또한 엄마가 반응을 크게 하면 다른 일을 저질렀을 때도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그럴 땐 그저 

"물 쏟았어? 옷은 안 젖었네. 다행이다. 이 물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고 물어봐라. 그럼 아이는 닦아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 아이에게 닦을 수 있게 해주면 된다. 

그때 주의할 점은 "네가 쏟았으니까 네가 빨리 닦아." 라고 감정을 실어 강압적으로 말하면 안된다. 그리고 그때 휴지를 들고 와서 닦는다고  "휴지로 닦으면 휴지 하나는 다 쓰겠다. 걸레를 들고와야지." 라고도 하지 마라. 일단은 휴지를 가지고 오면 닦을 수 있게 해주고, 휴지로 닦았을 때, 휴지가 많이 사용된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 좋다. 조금 닦다보면 아이는 조금의 양이라면 몰라도 물 한 컵은 휴지 몇 칸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것이다. 그때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휴지로 닦으니까 휴지를 많이 쓰는것 같은데 왜그럴까?" "다음에는 그럼 뭘로 닦으면 더 좋을까?"

등등 이야기를 나누는 거다. 그럼 아이는 문제가 생겼을 때 당황하거나 혼날까봐 움츠려들기보다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면 좋을지 생각하게 된다.


얼마 전, 딸아이의 또다른 친구가 와서 간식을 먹다가 바닥에 콜라를 쏟았다. 친구는 많이 당황해 하며 죄송하다고 연이어 말하며 어찌할 줄 몰라했다. 그 순간 딸이 친구에게 말했다. "OO야, 괜찮아. 이건 닦으면 되는 거잖아."라고 말하며 걸레를 들고와 닦고는 "이건 끈적이니까 물티슈로 한 번 더 닦자."라고 말했다. 이런 순간 아이가 당황하지 않고 "죄송해요. 제가 닦을게요."라고 말하는 아이가 된다면 좋지 않을까?


누구나 실수는 한다. 그 실수를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중요하다.


물을 쏟는 것은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것은 어디서나 적용될 수 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실수를 했다고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 무조건 다그친다면 혹은 "내가 그럴줄 알았어." 라고 한다면 아이는 어디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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