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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림 Nov 28. 2021

나는 빌린 마음들이 만든 사랑입니다.

나는 그대가 만든 사랑의 어떤 일부야.

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나의 성장이 당신에게 어떤 마음으로 비치고 있는지를요.

아무래도 내가 나를 처음 발견했을 때의 감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내가 안타까웠고 많이 아팠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걷히지 않는 구름 덩어리들 속에서 길을 헤매야했습니다. 

걷히지 않았던 것인지, 걷을 수 없었던 것인지 물어본다면 후자일 겁니다.   

   

이제는 제법 압니다. 

이 구름은 아무런 힘을 갖고 있지 않고, 구름에 대한 공포를 가진 건 저라는 것을요.     

그 구름에 대해서 알게 될 때까지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곁에 머물며 이야기해줍니다.     


정말 자신이 작은 덩어리 일지언정, 작은 자신을 나무라지 않기를요.

작은 자신이어도 사랑스러울 수 있음을.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고 몇 번이나 말해줬습니다.

오히려 그 작은 나를 우뚝 세워줄 것을요.     


기억해야 했습니다. 작은 말 한마디 하나도 오래 새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빌려온 힘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중엔 작디작은 알록달록한 약들도 있습니다.

내가 가진 힘보다 어쩌면 빌려온 힘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빌려온 힘이 많다고 해서 내 힘이 없는 것은 아니니 좌절은 안 하기로 했습니다.

오히려 살아갈 힘을 주어서 고맙다고, 이제는 괜찮다고 안심을 시켜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을 말했을 때 어느 누군가는 서운해했습니다.

괜찮습니다. 빌린 마음 중에는 당신의 마음도 섞여 있습니다.     


내가 사랑을 받게 되거든, 그것은 당신도 사랑받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빌려준 마음이 나의 안에 흐른다는 것은, 당신의 마음도 흐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기꺼이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순간 따뜻하게 다가오는 언어는 구름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줍니다.     


기꺼이 사랑해서 더 큰 마음으로 돌려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할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이 큰 마음을 닿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빌린 마음도 사랑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언어는, 사람은, 사랑은 그렇게 흐릅니다.


#오늘도 포도, 아니면 두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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