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오감 중 가장 예민한 것은 무엇일까. 시각? 청각? 미각? 사람마다 그 민감도는 다르겠지만 전문가들의 선택은 후각이다.
킁킁
우리는 눈을 뜬 순간부터 감는 순간까지 수 천 가지의 냄새를 맡는다. 물론 자면서도 맡는다. 잠결에 옆집에서 풍겨오는 피자 냄새에 피자먹는 꿈 꾼 사람, 실제로도 많다.
또한 우리는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이 희미해져도 향기만은 기억한다.
지금 우연히 당신 옆을 지나친 사람이,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가진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중 일부는 후각에 의한 기억일 수 있다. 얼굴이나 목소리, 차림새 등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녀)의 체취가 남긴 과거의 강인한 자극은 평생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서 이유 없는 '호감'을 느낀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이유 없는 '비호감'을 느낀다.
물론 외모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향기는 더 크다.
조각 같은 차은우에게 걸레 냄새 냄새가 난다면?
예쁜 아이린에게 발 냄새가 난다면?
Oh.....
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명품 옷과 명품 백에는 열광하면서 자신에게서 풍기는 향은 신경을 안 쓴다.
나의 겨드랑이에, 목 뒷덜미에, 입에,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저 씻을 뿐, 그저 향수를 뿌리고, 그저 데오드란트를, 바디로션을 바르는 것으로 기본 매너를 지킬 뿐이다.
이마저도 안 한다면 반성해야 한다.
우린 인간이다. 동물이란 뜻이기도 하다. 생식기, 배꼽, 가슴, 코, 이마, 겨드랑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냄새나게 되어있다. 아포크린샘(apocrine gland)의 저주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최근 며칠 간 강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피의자들은 모두 명품 족이었다.
샤넬 백의 주인, 페라리의 주인, 구찌 벨트의 주인.
과한 부티에 과한 로고에 후광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의 인상이 강했던 건 명품 때문이 아니었다.
냄새가 났다.
그것도 매우 안 좋은 냄새가.
믿기 어려워 동행자에게도 물었다.
"본인은 못 맡는 건가? 자신의 냄새를?"
"그럴 수 있지. 남이 자신에게서 떨어져 있으니까 자기 몸에서 나는 냄새를 못 맡는다고 생각하는 거지."
믿기 어려웠다.
하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다들 너무 당당했다. 주변 모든 사람들이 한 번씩 고개를 돌려 확인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착각하고있는 듯했다.
다들 날 바라보는구나. 역시 난...
알려주고 싶었다.
다 난다고. 당신의 발냄새, 땀냄새. 이 카페 안에, 식당 안에 다 난다고.
마스크 쓴 사람들은 모를 거라고?
천만의 말씀.
악취는 그 성질마저 독해서 마스크도 뚫고 들어오는아이들이다.
202014년 영화 킹스맨에 나오는 콜린 퍼스가 그랬다.
"Manners maketh man"
매너가 사람을 만든단다.
아니다.
냄새가 사람을 만들더라.
나의 냄새. 무시 말고 샅샅이 따져볼 일이다.
나의 입, 나의 겨드랑이, 나의 머리카락에서는 어떤 냄새가 나는가.
...
명품 옷, 명품 가방, 명품 액세서리보다 자신의 향에 대한 가치에 더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