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의 향

Awesome

by 권도연

일주일을 10일처럼 쓰고 어깨와 목의 통증이 견딜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오랜만에 찾아간 물리 치료사는 딱 하루만이라도 컴퓨터를 보지 말고, 손목을 내버려 둘 수 없겠냐며 나의 처지를 슬퍼했다.



"아무래도 저는 일을 몰고 다니는 팔자인가 봐요. "



내가 믿지도 않는 팔자타령을 하는 것은 이번 부서 이동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일이 미친 듯이 몰아쳤던 부서에서 나와 한가한 부서로 가니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 전 부서는 너무도 평온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일귀신이 붙은 게 틀림없어."



저녁을 거르고 녹초가 된 퇴근길, 맥주 한 캔을 사서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내 그림자가 엄청나게 길어져 있었다. 마치 너덜너덜한 대걸레가 붙어있는 것 마냥, 그 모양이 너무도 처량해서 그 자리에서 참지 못하고 캔을 톡 하고 까 벌컥벌컥 들이켰다.









설마 이런 일까지 시키겠어하는 일들이 몰려오고

십만 분의 일 정도의 확률로 벌어지는 예외와 변수가 터지던 날들의 끝자락에 서 있던 날, 내가 바닥으로 추락이나 하지 않을까 걱정하던 인턴이 큰 소리로 그런다.



"일주일 사이에 한 10년은 늙으셨어요."



기분은 상했지만, 인생은 새옹지마라더니

그 소릴 상사가 듣더니 그러는 거다.




하루 쉬어. 안 되겠다 너.






^-^





지금 난

4시간째 하늘만 보고 있다.


뭉친 어깨, 거북목, 터널 증후군 손목

모두에게 휴식을 주는 중이다.

옆에는 바닐라 시럽을 듬뿍 넣은 라떼.

2시간 후엔 맥주를 한 캔 마실 예정이다.


하늘이시여~ 일귀신 좀 데려가고 놀귀신 좀 보내주세요!


이렇게나 간절하게 낮은 자세로 누워

하늘을 우러르는데, 이번엔 좀 들어줬음 좋겠다.



회사에서는 미친 듯이 울리던 카톡이 오늘만은 조용하다.

슬쩍 물어보니

내가 없는 사무실,

오늘은 웬일로 일이 없단다.

...




그래도. 어쨌든.

나는 쉬는 중이다.


휴식의 향은.

언제나 '달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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