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으로 인한 걱정의 날에

라벤더(Lavender, Lavanda)

by 권도연

라벤더

어원 : '씻다'라는 뜻의 라틴어 'Lavare'

발향 : Floral + Herbal (typical, sweet, balsamic, herbaceous oder with floral, woody undertones)

효과 : 간의 열을 조정해주고 염증, 경련, 통증 해소에 효과. 두통, 편두통, 짜증, 신경질 등의 과민함 완화. 전반적인 불안감 해소에 좋다. 또한 심장의 기를 진정시키고 강화해 신경성 긴장, 불면, 가슴 두근거림, 고혈압에도 사용 가능하다.

* 원래는 향기가 없던 식물이었는데 성모 마리아가 라벤더 꽃 덤불 위에 아기 예수의 속옷을 널어 말린 후부터 향기가 생겨났다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다.

* 라벤더는 1m까지 자라는 향을 내는 관목으로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험난하고 어려운 상황에 빠진 인간을 위로하는지도 모를 일






3개월의 휴직 후 직장은 나에게 전공과도, 경력과도 전혀 상관없는 부서로의 복귀 명령을 내렸다.

처음에는 이차저차 부딪혀보면 해 나갈 수 있을 거라 여겼다. 누군가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도 아니고, 어렵고 복잡한 법문을 달달 외워 의뢰자 앞에 서는 변호사도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니 정해진 틀에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대로 해내면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출근하는 순간 알았다. 고압적인 상사 1, 무책임한 상사 2, 말이 없는 직속 상사. 시쳇말로 '폭탄이 모인' 부서였던 것이었다. 업무 적응 차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후배 녀석은 1년간 그들의 괴롭힘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2달간의 병가를 신청한 상태였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니까 회의부터 합시다."


부서장의 말에 안 그래도 전날 잠까지 설치게 만들었던 만성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그리고 그들은 전임자가 벌려놓고 손을 놓아버린(?) 갖가지 프로젝트를 하나씩 나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익숙하지도 않은 용어가 가득한 계획안들과 자료들을 보면서 나는 몇 시간째 컴퓨터 모니터만 멍하니 바라봤다. 그리고 모두가 퇴근해 버린 텅 빈 사무실에서 혼자 키보드 위에 얼굴을 파묻고 미친 듯이 울었다.


잘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모른다고 하면 비웃음을 살 것 같았다. 눈앞에 허락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그 모든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느 한 감정으로 귀결됐다.

불안감. 난 온몸을 엄습해 오는 불안감 앞에서 며칠 째 불면증에 시달렸다.






라벤더 향이 끌리는 날은, 불안감이 미칠 듯이 피어오르는 날이다.


머릿속에 무언가가 가득 차서, 혹은 하루 종일 격무에 시달려서 뇌 속을 꺼내 탈탈 털어버리고 싶을 때

손을 뻗게 되는 향이 바로 라벤더다. 상황이나 타인의 행동 등으로 인해 심리적 억압을 받거나 숨 막히는 불안감을 느꼈을 때 라벤더는 매우 큰 도움을 준다.

슬프게도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향기 또한 라벤더다.


불안과 걱정 등의 심리적 상태는 인간을 불균형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신체적으로는 심장의 에너지 불균형을 만드는데 이로 인한 증상으로는 식은땀, 불면증, 두근거림 등이 있다. 이것이 바로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화 현상이다.


이럴 때 라벤더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안정시킨다. 심장의 두근거림은 우리의 정신적, 정서적 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라벤더는 스트레스로 활성화되는 교감 신경계와 부교감 신경계의 기능을 억제시킨다.

흥분한 말(horse)에게 라벤더 퍼퓸을 뿌려주었더니 금세 진정되었다던 실례도 있다. 습관적으로 화를 자주 내는 사람, 혹은 화가 나거나 분한 감정이 차오를 때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는 사람들에게 쌓이는 폭발적인 감정을 방출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것은 라벤더에 포함된 리날룰(Linalool)이란 성분 때문이다. 명상에서 아로마요법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베이스가 라벤더인 이유이기도 하다.


고요함과 평온함을 키워드로 하는 라벤더의 효능을 두고 식물학자 피터 홈즈(Peter Holmes)는 자기 보호를 위해 안으로 움츠러든 라벤더 꽃 모양의 성질과 닮아 있다고 칭했다.


라벤더 중에서 라벤더 스파이크는 근육통과 같은 통증에 사용되기도 한다. 여기에 작용되는 성분은 캠퍼(camphor)와 시네올(cineole). 캠퍼는 뭐랄까 태국향? 스러운 냄새를 풍기는 성분인데, 바르면 특유의 열감이 있다. 시네올은 유칼립투스에도 들어가는 성분으로 공기 정화나 항균 효과가 있다.



시향 가능한 라벤더


* 톰 포트 향수 - 라벤더 익스트림(Extreme EDP)

* 랑콤 향수 - 라벤더 트리아농(Trianon)

* 펜할리곤스 오 드 퍼퓸 - 라벤듈라(Lavandula)

* 사봉 핸드크림 - 라벤더 바닐라

* 배스 앤 바디웍스 핸드워시 - 프렌치 라벤더

* 르샤트라 1802 토닝 에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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