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3
24살 첫 창업을 실패 후,
슬픔에 빠져 있을 때,
지인 소개로 알게 된 SI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님에게, 정말 우연히 연락이 왔었고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드리고 고민 상담을 받았었다.
그 대표님이 좋은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줬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한마디는 다음과 같았다
'재원님이 잘하는걸 안 살리고 엉뚱한 걸 하려고 해서 망한 거예요'
나는 이 말에 뼈를 맞았고, 정신을 번쩍 들었다.
개발에 대해서 모른다고,
직접 개발을 공부하면서 앱을 만들어서 서비스를 만든다는건,
낭만은 있지만...현실은 낭만으로 풀리는게 아니였다.
그리고 경험이 많이 부족하니 아이디어에서 실제 사업모델로 연결하여 잘 나가고 있는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해보는 걸 권장받았다.
그 당시 머릿속에는 가장 핫한 스타트업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네이버에 스타트업을 검색을 하면, 옐로모바일에 대한 기사와 칼럼들이 정말 많이 나오고 있을 때였다.
옐로모바일이란 회사를 공부를 하고, 여기에 내가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을 세웠었다.
옛날의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단순하기에 빠르게 실행을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일단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사람을 상대하는 '영업'이라고 생각을 했고, 옐로모바일에 여러 자회사 중에 '영업' 직군을 뽑고 있는 회사들을 찾아봤다.
B2B , B2C에 대한 개념도 몰랐던 시절 영업은 모두 같은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곳은 '굿닥'이었는데,
회사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었고, 문화가 정말 좋아 보여 여기를 노리기로 했었었다.
(그 당시에 BM은 병원에 광고상품을 판매하며 폭발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었었다)
나는 기업에 지원하는 건 본인을 세일즈를 하는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내가 이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나를 가장 매력적이게 보여야 하는데,
그들이 느끼는 매력이란, 가장 뽑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라는 생각으로 접근을 했었다.
굿닥에서 B2B 인턴 채용공고를 여러 번 정독하고,
기업에 대한 소개와 기사에 대해서 찾아보고,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지에 대해서 키워드 정리를 해봤다.
키워드 : 열정, 투명하고 솔직하고, B급 문화, 수평적인, 강력한 개성
인턴이라는 것은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깔고 가기에 직무적인 스킬 같은 것은 기대를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여, 이 부분을 내가 강력하게 어필해야 하는 포인트로 가져가자고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매력적이게 느낄 수 있는 굿닥 버전의 이력서를 작성하고, 추가적으로 인사 담당자에게 강력한 이미지를 남기고 싶어, 1분짜리 자기소개 영상을 같이 첨부해서 같이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형편없는 이력서였다고 생각하는데 그 열정을 알아봐 주고 기회를 줬던 굿닥 채용담당자님들에게 정말 감사한다
일주일 안에 면접이 운 좋게 잡혔고, 면접 이후 정말 운 좋게 입사 제안을 받게 되었다.
채용 TO 가 1명이었는데, 나는 원래 탈락하는 사람이었지만 기회를 한번 줬던 담당자님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굿닥은 총 2명 채용을 하였음
굿닥에서의 회사 생활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나는 회사에도 적응 못하는 정말 일 못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적응 못하고, 일을 못했던 이유를 정리를 해보자면,
1. B2B 영업을 굉장히 만만하게 봤다
내 마음속에는 항상 '나는 핸드폰 영업으로 70개 지점에서 1등 판매왕도 찍었던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깔고 갔던 거 같다.
호흡이 긴 B2B 영업, 그리고 병원 영업은 난도가 있는 편이고 분야도 완전히 다른데, 동네에서 휴대폰 좀 팔아봤다고 전혀 다른 영업 분야를 굉장히 만만하게 봤던 것도 문제였었다.
온보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상품에 대한 이해를 하기보다, 사람을 만나서 그냥 팔면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던 거 같다.
굿닥의 BM 및 영업상품을 퇴사 후 경험이 쌓이고, 이해를 하게 되었으니...
그 당시에 나는 얼마나 꽉 막히고 내가 가진 시야 안에서만 해석을 하려고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고, 인턴 기간 3개월 동안 단 한건의 계약도 성사를 시키지 못하였다
2. 그들의 문화에 어우러지지 못했다
이력서에서 작성한 나는 가상의 인물에 가까웠다.
당시에 나는 실제로 사람들에게 투명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지도 못하였고,
수평적이게 사람들에게 대하지도 않았고,
B급 감성에 대해서 이해가 있지도 않았었다.
*열정과 강력한 개성은 맞았던 것 같다
특히, 그들은 다음날의 생산성을 위해 10시 - 7시 칼퇴를 지향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나는 열심히 하는 나의 모습에 취했있었던 거 같다.
항상 팀장님과 팀원들이 일찍 퇴근을 했으면, 같이 술 한잔 하러 가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하기 전까지
8시 - 10시 퇴근 루틴을 지켜나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팀원들은 나를 볼 때,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저렇게 못하지?라는 이미지만 만들어주며 칼퇴를 하는팀원들까지 불편하게 만들었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실력이 없으면 열심히라도 해야지',라는 것을 받아주는 곳이 있고 아닌 곳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인재를 육성할 여유가 없는 스타트업에서 도태되는 사람들을 감싸 안아주며 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리스크 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나의 첫 제대로 된 회사 생활을 최악으로 마무리되었다
젊은 패기는 다시 한번 더 강력하게 꺾여버렸고, 부모님 집으로 다시 돌아가 사람들과 연을 끊고 잠수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머리 크고 나서 정리하는 3줄 인사이트 정리>
1. 들어가고 싶은 회사를 정하고, 맞춤 이력서를 준비해라
- 나중에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본인은 각종 직무의 이력서만 수천 장 이상 확인을 하며 검증하는 역할을 했었다. 여기저기 막 찔러내는 이력서는 채용담당자가 바보가 아닌 이상, 혹은 사람이 정말 너무 안 뽑혀서 이거라도 봐야겠다는 경우가 아니라면 무조건 1차 탈락이다.
- 폭발적인 성장을 원하는 구직자들은,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조직에 지원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 조직에서 과연 어떤 사람들을 뽑을까? 10초만 생각을 해봐라. 결론적으로는, 문화적으로 맞는 사람인지 추가적으로 우리 기업에 대해서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를 많이 본다. (직무적으로 채용하는 포지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제외하고)
2. 오만함을 버려라, 겸손해지고 조직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배워라
- 양손에 짐을 들고 있으면, 어떠한 것도 들 수 없다. 그림도 백지에서부터 그리라고 하지 않는가? 새로운 조직에 들어간다면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본인을 내려놓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스타트업에서 시니어 온보딩에 실패하는 이유)
- 본인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본인의 방식으로만 일을 해야 한다는 사람이 팀원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해 보자, 기존 조직에 있던 팀원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할까? 물론 그들의 경험이 필요하여 채용을 결정한 것이겠지만 조직은 결코 혼자서 일하는 곳이 아니다. 새로 합류한 팀원은 그동안 팀원들이 어떻게 팀워크를 만들며 성과를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이해와 존중과 더불어 BM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를 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시간을 쓰며 그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 집중해야 하며, 기존 팀원들은 새로운 팀원이 제대로 사업을 이해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가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적고 나니 길어질 것 같아 해당 이야기는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사례와 함께 글을 작성해 보도록 하겠다)
3. 가상의 캐릭터가 되지 마라, 결국 안 맞아서 헤어진다
- 1번과 충돌이 일어나는 내용인 거 같긴 하지만, 다른 내용이다. 들어가고 싶은 조직을 확인할 때, 문화가 본인과 정말 맞는지 가장 많이 확인해야 한다. 그 조직에 어떻게든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이해는 가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곳에서 내가 억지로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지낸다고 생각하면 너무나도 괴롭지 않은가?
- 조직을 지원하기 전에 본인 자신이 어떤 캐릭터인지에 대해서 이해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답게 일할 수 있는 곳이 궁극의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P.S 최근, 아픈 이야기들을 써서 그런지 장염에 걸려 일주일 동안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습니다.
다시 꾸준히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