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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오 Feb 07. 2021

상쾌, 싱그러움, 평안…숲이 주는 선물 갈수록 줄어

[기후변화 WITH YOU] 산림 훼손 등으로 갈수록 기능 떨어져

숲으로 들어가면 마음이 편안한 것은 왜일까요. 인류는 숲과 함께 역사를 만들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숲이 없는 황량한 벌판에 집을 지었다 해도 금방 숲이 만들어졌습니다. 숲이 없고서야 인류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숲은 늘 있으니 그 소중함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언제나 그곳에 있으니 말이죠.

우리나라는 산악지형입니다. 유럽과 미국을 가보면 산을 가기 위해서는 작정하고 나서야 합니다. 몇 시간을 달려야 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다릅니다. 대문을 열면 산이 바로 앞에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 놀라는 이유 중 하나로 ‘이렇게 산이 많다니’라는 데 있습니다. 도심에도 자그마한 뒷산쯤은 어디에나 있지 않은가요. 산악지형인 척박한 땅을 일구고 지금과 같은 시대를 만들었으니 우리 조상들은 뛰어난 민족임이 틀림없습니다.       

인류는 그동안 지구를 ‘화수분’으로 생각했습니다. 끝없이 자원을 빼내더라도 지구는 무한정 인류에게 자원을 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렇지 않았습니다. 유한한 자원을 갖는 지구를 무한대로 생각하고 시쳇말로 ‘쪽쪽’ 빨아먹었으니 지구가 병들만도 합니다. 유인원 연구로 유명한 제인 구달 박사는 “인류가 지금과 같이 대량생산과 대량 소비를 한다면 인류는 앞으로 3~4개에 이르는 지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중 아마존 등 열대우림의 산림 훼손은 심각합니다. 엄청난 크기의 열대우림 몇 군데 나무를 없앤다고 열대우림이 무너질 것인가라는 생각이 앞설 것입니다. 지구는 늘 무한한 것처럼 인류에게 베풀어 왔으니 말이죠. 개발과 편리함을 위해 브라질 정부는 아마존을 불태우고 택지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 양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대로 가다간 아마존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숲으로 가자, 숲은 기후변화의 바로미터       

    

숲은 인류에게 많은 것을 거저 줍니다. 지구 가열화(Heating)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숲은 흡수합니다. 대신 산소를 배출합니다. 숲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숨쉬기 좋은 상쾌한 시간이 찾아옵니다. 숲의 공기는 인류에게 좋은 선물입니다. 이 같은 숲의 기능이 최근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아마존 등 열대우림의 환경 파괴가 가장 심각한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그동안 숲의 정화 기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습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변화 측이 지난 20년 동안 대기권에 탄소가 집중되는 데 있어 숲이 어떤 변화를 겪어 왔는지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시스템 마련에는 지상, 항공, 위성 데이터를 종합했고 국제 연구팀이 연합해 만든 성과물입니다. 

지구촌 탄소 순환을 알기 위해 과학자들은 숲의 여러 기능에 대해 분석해야 합니다. 최근 연구결과 숲 중에서도 열대우림이 지구촌 탄소 변동에 가장 큰 요소임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그 어떤 유형의 숲보다 열대우림은 탄소를 더 많이 흡수했습니다. 최근 벌채 등 산림파괴로 열대우림의 탄소흡수 기능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려져 있다시피 지난 100년 동안 인류는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를 경제개발 에너지로 사용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많이 배출해 왔습니다. 지구에 이산화탄소는 늘 있었는데 최근 이산화탄소 증가는 자연적 현상이 아닌 인간 활동으로 빚어진 인위적 현상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 있습니다.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16ppm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수치가 지구에서 확인된 시기는 약 300만 년 전입니다. 당시 지구는 지금보다 섭씨 2도 높았습니다. 해수면은 10~20m 더 높은 상태였구요. 인류가 살지 못하는 환경이었습니다.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300만 년 지구와 같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셈입니다. 그것도 자연적 현상이 아닌 인위적 요소로 말입니다.     

NASA 등이 최근 새롭게 마련한 ‘숲의 탄소 변동지도’는 숲이 이산화탄소 흡수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지도입니다. 웹 애플리케이션 ‘세계산림감시(Global Forest Watch)’ 등을 통해 마련됐고 전례 없는 상세한 탄소 변동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지도는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기로 선언한 다음 날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해 초 취임하자마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는 행정 명령서에 사인했습니다.     

녹색이 싱그러운 숲은 인류에게 좋은 선물이다. [사진=Malene Thyssen/NASA]

숲이 병들었다,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 떨어져          


연구팀의 분석 자료를 보면 숲은 지구 대기로부터 매년 약 150억6000만 메트릭톤(metric ton)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산림 벌채와 대형 산불 등으로 숲에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숲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방출하는 양대 축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낸시 해리스(Nancy Harris)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 숲 프로그램 박사는 “숲은 기후 시스템에 있어 2차선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한다”며 “이산화탄소 흡수와 방출의 두 현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책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마련된 ‘숲의 탄소 변동지도’는 지상, 항공, 위성 데이터를 종합한 새로운 방법론입니다. 그동안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서 표준안을 제시했음에도 국가마다 서로 달라 변동성이 컸습니다. 로라(Lola Fatoyinbo) NASA 박사는 “우리는 이번 시스템으로 불확실성을 줄이고 숲의 탄소흡수와 배출량을 정량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존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많이 줄어 관련 과학자들에게 지구 탄소 순환에 대한 명확한 지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만큼 정책 입안자에게 객관적 정보가 제공돼 기후 행동의 새로운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란 하늘 빨간 지구’라는 책을 펴낸 조천호 대기과학자(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는 “어떤 기록이 한번 깨지면 우연이고, 몇 번 깨지면 추세이며, 매번 깨지면 그것은 변화로 부른다”며 “최근 지구 기후와 관련해 관련 기록이 계속 깨지고 있어 지구는 기후와 관련해 큰 변화에 휩싸여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변화가 자연적이지 않고 인위적이라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기후 행동에 나서기 위해서는 이 변화가 정확히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번 ‘숲의 탄소 변동지도’는 그 시작의 하나입니다.   

숲이 병들었다.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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