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나를 위한 행위다. 결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먼저 이 말을 명심해야 한다. 독서는 절대 과시용이 아니다. 나의 마음과 영혼을 충만하게 만들기 위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위다. 책을 읽으면 내용이 기억나지 않더라도, 그 안에 담긴 수많은 단어들이 나의 몸 안에 무의식적으로 새겨질 것이다. 그만큼 우리를 조금씩 변하게 만드는 것이 독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런데, 누군가는 상대방에게 자신이 읽은 책을 과시하는데 여념이 없다. 틈이 날 때마다 어려운 책이나 유명인의 격언을 인용해서 설명 또는 설교하려고 한다. 물론 가끔씩 책의 내용을 인용하는 것은 나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필요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과할 때다. 나에게도 안 좋고, 상대방에게도 좋지 않다. 내가 책을 읽는 목적이 점차 과시와 설교용이 되고, 상대방도 이를 안 좋은 시선으로 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책을 내 것으로 잘 ‘소화’하는 것이다. 책을 읽고, 사색해서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동화책을 읽더라도 거기에서 교훈을 얻고, 나에게 ‘뼈와 살’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예를 들어서 “나를 사랑하라”는 책의 메시지를 얻었다면, 어떻게 나를 사랑할지 고민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 진정한 독서다. 남에게는 수많은 책을 인용해서 “나를 사랑하라”라고 가르치면서 정작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 또한 바른 독서가 아니다.
특히 상대방이 읽은 책의 양과 종류에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어려운 고전을 읽었다고 우러러볼 필요도 없다. 사람과 책에도 ‘궁합’이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맞는 책이 있고, 또 아닌 책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다가 어려워하는 점이 바로 이와 같다. 어떤 분은 독서가 어려워서 초등학생 아이가 읽는 책을 같이 읽는다고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내가 좋아하고 나에게 맞는 책이면 괜찮다. 물론 아이와 같이 책을 읽다가 점점 더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게 될 것이다.
활자에 익숙하지 않다면 우선 내 눈에 활자를 익혀야 한다. 책을 오랜만에 읽는다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두꺼운 인문서보다는 얇고, 가벼운 책이 좋다.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가 독서 장벽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편한 책을 읽다 보면, 나의 독서에 어느 정도 방향성이 생긴다. 예를 들어서 재테크 분야가 재미있다면 그쪽 방면의 책을 더 읽고, 여행, 요리나 건강에 관심이 있다면 역시 그쪽 분야의 책을 읽으면 된다.
중요한 점은 나만의 독서 리스트를 갖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역사라면, 그 분야를 세분화해보자. 중국, 한국, 일본, 미국, 영국 등 국가별로 다양할 것이고, 시기도 고대, 중세, 근대 등 여러 범위가 있을 것이다. 그 분야를 정했다면 비슷한 유의 책들을 읽는다. 먼저 횡적인 탐구를 했다면, 이제는 종적인 탐구를 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내공을 쌓는다.
이러한 행위는 나의 지적 욕구를 충족하고, 교훈과 지혜를 얻기 위한 행위다. 또한 이것이 한 단계 더 나아가면 나의 독서 리스트를 공유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나눔’이고, ‘기브’다. 독서의 최종적인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나만의 독서 리스트에는 나의 생각과 철학, 가치관이 같이 담겨있다. 나의 색깔이 묻어있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잘난 척을 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순수한 행위다.
나는 내가 읽고 좋다고 생각하는 책들은 다른 분들에게 권하거나 선물로 드린다. 그 책의 좋은 에너지를 함께 받았으면 하는 의미에서다. 그렇다고 결코 강요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읽는 책을 내가 꼭 읽은 필요는 없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라고 의무적으로 읽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물론 ‘참조’는 할 수 있다. 특히 고전은 이미 수백 년 동안 검증을 받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사람들이 아무리 활어회가 맛있다고 해도, 내가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먹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누군가 《논어》는 인생의 책이기 때문에 꼭 읽으라고 해도 내가 흥미가 없다면 읽을 필요는 없다. 《논어》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다른 책들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나에게 《논어》는 인생 책이지만 말이다.
지금 내가 읽은 책, 또는 읽고 싶은 책들을 한 번 생각해보자. 나의 관심사는 무엇인가? 내가 읽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 또는 편하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
나만의 독서 리스트를 만들어서, 즐겁게 책을 읽도록 하자. 독서는 온전히 나를 위한 행위다. 또한 동시에 남에게도 ‘기브’할 수 있는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