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도 코치가 있다.
얼마 전에 안타깝게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그야말로 넘사벽이었다. 프로 데뷔 이래 4명의 코치와 79승을 달성했다. 그는 미국 최고의 골프 교습가로 꼽히는 부치 하먼과 아마추어 시절부터 11년 동안 PGA 투어 34승에 메이저 대회 8승을 달성했다.
책을 이미 출간한 작가에게도 코치가 필요하다. 주변에 평론가나 코칭을 해주실 분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작가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필체나 습관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 이를 자각하고, 글을 발전시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렇기 때문에 책은 큰 도움이 된다. 고전을 읽으면서 내가 부족한 면을 생각해도 좋고, 신간을 읽으면서 자극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잘 나가는 신간을 읽게 되면 질투심이 생기겠지만 (작가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다음에는 왜 그 책이 잘 나가는지 살펴봐야 한다. 물론 나만의 글을 쓰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래도 좋은 책을 벤치마킹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특히 그 책의 주제가 나의 것과 비슷하다면 더욱 그렇다.
미국의 유명한 작가이면서 강연가인 나탈리 골드버그는《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책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했다. 아마 책을 낸 작가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이야기다.
“남의 글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당신을 더 크게 해 줄 뿐 절대 남의 것을 탐내기만 하는 도둑고양이로 만들지 않는다. 다른 작가가 쓴 글이 아주 자연스럽게 당신 것으로 변해 가면, 당신의 글을 쓸 때 그것들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중에서
그녀는 다른 작가의 글을 사랑하는 것이 자신의 글을 더 발전시킨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보다 글을 더 잘 쓴다고, 혹은 나보다 책이 더 팔린 작가라고 해서 질투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글에서 내가 배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물론 남의 글을 카피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도 책을 출간했을 때, 비슷한 주제의 책을 찾아보고 읽었다. 출간을 한 후에도 마찬가지다. 나의 주제와 비슷한 것을 찾아보고 읽었다. 어떤 부분은 내 것보다 더 나을 때가 있고, 스스로 낙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운 부분도 많다. 다음 책을 쓸 때는 이 부분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일본에서 2번째로 노벨상을 수상하고, 일본의 양심이라고 불렸던 소설가 오엔 겐자부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저자의 생각을 완전히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보를 얻는 것과 같은 레벨이 아닙니다. 책을 읽음으로써 책을 쓴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한 인간이 생각한다는 건 그 정신이 어떻게 작용한다는 것인지 알 수 있어요.” - 오엔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중에서
《공부의 품격》을 썼을 때도 공부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내가 쓴 책 보다 더 인기를 끈 책도 살펴봤다. 나탈리 골드버그 작가가 말한 대로 사랑에는 빠지지는 않았지만 배운 점도 많았다. 지금도 ‘공부’ 관련된 책이 나오면 유심히 보고, 하다못해 목차라도 읽어본다.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를 내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늘 ‘삼국지’ 관련 책이 나오면 읽는다. 최근에는 꽤 좋은 책을 읽었고, 다음 책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작가는 스스로 자신을 코칭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책을 낼 예비 작가도 마찬가지다. 책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책을 낸 이후다. 나의 생각과 주장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계속 검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더 좋은 책을 쓸 수 있다. 물론 처음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책을 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는 그렇지 않다. 1%의 베스트셀러가 나오지만, 나머지 99%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베스트셀러’가 꼭 작가의 목표는 될 수 없다.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을 받으면 뿌듯한 마음이 들겠지만 그것만을 목표로 했을 때는 작가의 ‘코어’를 잃을 수 있다. 즉 나의 세계관을 버리고, 오직 독자의 취향에 맞추는 글을 쓰는 것이다. 그런 책을 내면 결국 허무함만이 남을 수밖에 없다.
시중에는 독자의 시선을 끄는 많은 실용서들이 있다. 특히 요새는 주식 투자 열기로 인해서 매일 새로운 ‘주식투자서’가 출간된다. 얼마 전에 아내도 ‘미국 주식 투자’ 관련 책을 동네서점에서 사 왔다. 나는 온갖 방식으로 머리를 쥐어짜면서 새로운 책을 고민하고 있는데, 아내는 너무나 손쉽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실용서를 사 왔다. 물론 실용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나도 각종 실용서를 읽으면서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단지 이러한 트렌드에 이끌려서 작가가 자신의 ‘코어’를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면에서 책은 작가에게 좋은 코치다.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점검할 수 있다. 나도 책을 읽다가 좋은 내용은 밑줄을 긋고, 나의 생각을 남기고 있다. 중요한 내용은 필사를 하거나 서평에 기록해 둔다.
누가 알겠는가? 나의 책을 참고서 삼아서 작가의 꿈을 꾸거나 또는 영감을 받은 작가님이 계실지? 예전에 독자 분이 남긴 서평에 위안을 얻어 본다.
“이 책은 기존의 것과 차원이 다르다.”